노사관계로드맵이란?
-다시 80년대로!!
1. 해고를 쉽게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완화/ 처벌조항 삭제
▷사용자에게 부당해고자의 원직복직 거부권 부여(금전보상), 화해제도 도입
▷정리해고시 사전통보기간 축소(현행 60일에서 해고규모, 비율 등을 감한 60일 미만 차등 적용)
▷변경해지제도 도입(사용자가 노동조건의 변경을 제안하였으나 노동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제도)
로드맵은 경영난을 핑계로 정리해고를 마음대로 자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있다. 경영난을 핑계로 노동조합에 임금감축을 제안했을 때, 노동조합이 거부한다면 자본가는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것은 사실상의 정리해고인데, 이것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법원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경영난이라는 것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고, 또한 법원 자체가 자본가들의 시녀인 상태에서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짓이나 다름없다.
또한 부당해고에 대한 규제도 사실상 폐지되면서, 자본가들이 투쟁하는 간부, 조합원들을 언제든 현장에서 격리시킬 수 있게 보장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부당해고시 5년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하도록하는 약간의 규정이라도 들어가 있지만, 앞으로는 화해제도로 대체되어 사실상 처벌조항이 없어진다. 이와 함께 화해가 이뤄지지 않아서 복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을 때에는 ‘금전보상제도’를 통해 해고자문제를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해고자문제는 쟁의대상이 아니게 못박음으로써 저항의 가능성조차 봉쇄하고 있다. 결국 자본가들이 이 제도를 어떻게 이용할지는 불을 보듯 훤하다. 해고는 사실상 완전히 자유로워질 것이다.
2. 노동자 파업권 약화
▷쟁의행위의 합법ㆍ불법을 불문하고 직장폐쇄 허용 확대
▷공익사업장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파업결정절차 법적으로 강화
로드맵은 직장폐쇄 요건과 대체근로 요건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파업에 대한 자본가들의 대항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두 경우 모두 파업을 파괴하는 직격탄이다. 파업을 하더라도 생산에 아무런 차질이 없게되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요구에 결코 귀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직장폐쇄가 확대되면 파업참여 노동자들의 회사출입을 봉쇄하고 필요한 경우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강제퇴거하고 비조합원과 관리자들로 생산을 할 수 있게된다.
특히 신규사원고용이나 하도급제도를 통한 대체근로 허용은 사실상 파업을 깨겠다는 것이다. 대체근로 허용은 로드맵에서는 공익사업장으로 제한했지만, 순차적으로 민간부문에도 도입될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로드맵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대해 투표시기, 투표의 유효기간 성정, 투표결과의 사용자 및 노동위원회 통지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개입하려는 계획을 담고있다. 또한 쟁의행위 가결을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산별노조와 비정규직노조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확대, 조합원분산 등으로 인해 파업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다.
노동조합의 활동에서 그 절차와 방법은 노조 규약에 따라 자주적으로 결정할 문제이지 법이 관여할 사항이 아님에도 법으로 이를 규제하여 통제하려 한다.
3. 노동조합 활동 무력화
▷조합원 총수를 기준으로 유급전임자 수 제한(전임자 임금지급금지 조항 원칙적 유지)
▷노동조합과 대립적인 노사협의회 구성,
-노조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위촉권 완전폐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대표로 간주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종업원 투표로 강제
로드맵은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노사협의회와 같은 기구로 대체하고자 하는 음모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로드맵은 노사협의회를 활성화시켜, 이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되거나 의결된 사항을 취업규칙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만일 노조가 전체 현장노동자의 반수 이상을 포괄하고 있지 못한 경우,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이 노동자대표로 법률적 지위를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노조는 아무런 힘도 없게 되며, 노조를 대신해 노사협의회가 사실상 모든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노조와 무관하게 노동자들은 근로자위원을 직접 선출해야 한다. 사실 노조를 배제한 채, 노사협의회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말이다. 만약 노조의 주장과 노사협의회의 주장이 서로 배치되는 경우, 사실상 노사협의회의 결정사항에 무게중심을 실어주는 법률적 해석도 언제든지 가능하다.
노사관계로드맵은 그 내용에서 노조파괴로드맵으로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로드맵이 추구하는 방향은 모든 파업을 불법화시키는 것! 공권력을 자유롭게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자본가의 말에 순응하는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 자본가들은 맘 편히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해고, 비정규직 확대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정규직 한명 짜르면 두세명의 비정규직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윤의 단맛을 두배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노동자들이 저항하면 파업결정과정에서부터 제동을 걸고 꼬투리를 잡아 불법화시키고, 이 틈새를 비집고 파업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직장을 폐쇄하고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 통지서를 날릴 것이다. 생산은 외주화, 도급으로 안정적으로 뽑을 수 있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다. 파업을 하건말건 신경쓰지 않고 칼을 들이댈 수 있는 것이다.
노사관계로드맵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로드맵의 의도는 80년대 모든 파업이 불법화되었던 시기로 시계바늘을 되돌리려는 것이다. 아직까지 조직된 노동조합(특히 정규직 노조)이 현장에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법을 이용하여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개별 노조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면 법과 공권력을 이용한 정치투쟁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 자본가들의 의도이다. 만약 로드맵이 통과된다면 그동안 선배노동자들이 구속, 해고되면서 쌓아온 노동조합의 권리를 한 순간에 빼앗기고 말 것이다. 민주적 노동조합을 죽이고 노동자들을 더욱 더 쥐어짜려는 로드맵을 우리는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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