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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를 맞으며, 공장 출입을 시도했다.
날씨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금요일과는 다른 모습이다.
금요일 까지만 하더라도, 출퇴근 하는 아산공장 노동자들을 차도로 보내더니,
오늘은 차도로 가려는 노동자들(남문쪽으로 주차하면 차도로 갈 수 밖에 없는데도) 붙잡고 기어이 정문 인도로 보낸다.
그래도 퇴근길 바쁜 아산공장 노동자들은 생까고 지 갈길 갔지만,
오늘은 출퇴근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경비대가 더 빡시게 우리의 현장 출입을 방해했다.
비오는 날, 낑낑대며 우리를 막는 경비대를 보니 한편으론 안스러웠다.
그들과 부대끼면서 느끼는 거지만, 경비대들은 우리와 악감정이 없다.
그렇다고 우릴 좋아할리도 없지만 쩝
이자리를 빌어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언제고 좋은 세상 오면 수고했다고 술 한잔 사주고 싶다는 거다.
그러나 그전에는 서로 부대끼며 살아야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웃기는 것은 관리자들이 나와서 한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그렇게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누가, 언제 무슨 내용을) 행동할까.
예상했던 대로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 퇴근은 해야할거 아니오" > 우리가 사람들 퇴근길 방해하는 것 처럼 몰고간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들이 노동자들 걱정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마음이라면 애초에 왜 우리를 막으며, 금요일까지는 사람들 차도로 보냈는가.
더욱 무서운 것은 이렇게 노동자 생각해주는 척 하면서 한편에선 구조조정 명단을 짜고 있다는 거다.
참으로 무서운 인간들이다.
"당신들 이러면 업무방해야!"
뭐 우리가 시키지 않아도 고소할 게 뻔한 양반들인데다가, 뭐라도 걸고 넘어지면서
삼성, 현대 장학생으로 꽉 차있는 법정에 우릴 세울테니 지들이 뭘 가지고 불법운운하던 상관없다.
그런데 업무방해라니 우스워 죽겠다.
자기들 업무가 노조 탄압이라고 자기 입으로 이야기 하는게 부끄럽지도 않은지...
알다시피, 지금 정문 출입을 하려는 동지들은 중노위 승소로 복직판결 받은 동지들, 지회의 간부들이다.
막을 권리도, 막을 명분도 없는 셈이다.
그리고 역시나 이모씨는 오늘도 맞장한번 뜨자며 싸움을 걸어온다.
내가 아무리 배가 고프고, 가진 건 없어도 주먹으로 먹고 살 생각이 없다.
자해 공갈, 양아치도 아니고 주먹다짐으로 공세우고 돈벌라고 하다니....
알만한 양반이 그러니 더욱 갑갑하다. 도대체 현대자본은 사람을 어떻게 대하길래 사람이 저러나 싶기도 하고...
아 그러고 보니 하나 예상 못했던 것이 있다.
우산으로 촬영을 방해하는 건 예상 못한 일이었다.
비는 앞에서 오는데 우산을 뒤로 하고 카메라를 막고 있다.
자기 얼굴 찍히기 싫은 맘이야 이해하지만,
그 비 다 맞는 모습 보니 나이값 하기 참 힘든 세상이란 생각이 들더라.
비에 쫄닥 맞은 모습 보여주면 누가 인정이라도 해줄 거라 생각했나보다.
안타깝다. 아직도 자본을 그렇게 모르나.
아무튼 차는 차도, 사람은 인도로 이야기 나온 후 현대 자본이 출입방해 전술을 바꾼 건 예상했던 일이다.
사실 차는 차도, 사람은 인도가 핵심이 아닌데.... 이놈들은 그게 핵심으로 착각한다.
핵심은 즈그들이 현장을 통제하려는, 사람을 통제하려는 시도들이 결국은 자기 무덤 파는 것이라는 거다.
봐라, 이젠 (당연히 차도로 가야하는) 사람들을 인도로 억지로 보내려 하는걸.
우리가 하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출입 보장을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진짜 출입을 통제당하는 것은 현장 노동자들이다.
어떤 때는 업무시간 종료 벨로, 어떤 때는 출입증으로, 어떤 때는 출퇴근 카드로....
경비대에 카메라.... 거기에 드는 돈과 노력만 해도 엄청나다.
그게 다 무엇을 위해서이겠는가.
사실 그런 게 없어도 공장은 잘 돌아간다. 언제 우리가 라인 끊어먹으며 조기 퇴근 한적이 있었나.
그러나 이들은 "라인과 상관없이" 아무튼 현장을 통제하려 한다.
그 시작이 정문이다. 현대 중공업등에서 보여지듯 외곽에서,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는 부분부터 이들은 현장을 통제하려 한다.
그렇게 현장 권력을 조금씩 갉아먹고 들어와 마침내 우리의 몸과 마음마저 지배하려 하는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우리의 출입뿐만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의 출입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함이다.
아니 현장 노동자들이 철저히 출입을 통제당하는데 우리라고 별수 있겠는가.
현장이 통제를 거부할때 비로소 우리의 출입 문제도 완전히 해결 될 것이다.
현장으로 돌아가서 현장 권력 쟁취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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