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이 순간, 청주와 창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숨을 건 고공농성이 전개되고 있다. 노동부가 불법파견이라고 판정까지 내렸는데도 불법을 시정하고 직접고용·정규직화를 실시하기는커녕 극악한 노조탄압과 무더기 해고를 강행한 하이닉스·매그나칩과 GM대우자동차의 야만성을 폭로하고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결단한 것이다.
2.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박순호 수석부지회장은 3월 21일 오후 2시경부터 청주 서문동 서문교 철제 아치 위에서 “도지사는 책임을 다하라”, “전원고용 정규직화 실시하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GM대우차 비정규지회 권순만 지회장과 오성범 조합원은 3월 22일 오후 12시 20분경부터 ‘복직을 희망하는 모든 해고자들의 원직복직’, ‘고소·고발, 가압류 취하’,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GM대우차 창원공장 내 유틸리티 센터 굴뚝에 올라 역시 무기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3. 하이닉스·매그나칩은 지난해 7월, GM대우차 창원공장은 지난해 4월,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그것도 직접생산과 관련된 공정은 모조리! 그러나 지금도 두 사업장은 모두 불법파견을 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해고된 조합원들의 복직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
하이닉스·매그나칩은 2004년 크리스마스에 노조결성을 이유로 200여 명을 길거리를 내쫓았고, 불법파견 판정 역시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다. GM대우차는 불법파견 판정에 따른 직접고용·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비정규노조 조합원 87명의 생존권을 박탈했다.
4. 이렇게 극한의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한스러울 뿐이다.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사회정의와 맞닿아 있는 너무나 정당한 우리의 투쟁이 집단해고, 고소·고발, 가압류, 가처분, 구속·수배, 장기간의 농성, 폭력 등으로 점철되어 생계 파탄, 가정 파탄으로까지 치달아가니 비정규직이 선택할 수 있는 투쟁은 극한으로 극한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5. 또한 정부와 자본이 비정규보호법이라고 치장하는 비정규법안이 기만과 사기일 뿐임을 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비정규법안이 비정규보호를 실제로 가능케 한다면 법안 적용을 기다리면 되지 이들이 왜 목숨 건 고공농성을 결단했겠는가!
6. 하이닉스·매그나칩과 GM대우차는 비정규노조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여 만일의 불상사를 시급히 막아야 한다. 노동자의 목숨까지 우습게 여기지는 않을 만한 최소한의 양심은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노무현 정부의 노동부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요청한다. 전문부서가 판단한 결정이 사측은 물론 검찰과 경찰, 사법부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대한 대책을 지금이라도 서둘러 내놓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의 좌충우돌은 어지간히 했으니, 하루빨리 올바른 모습과 역할을 찾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7. 우리는 하이닉스·매그나칩과 GM대우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에 지지를 보내며 승리를 염원한다. 우리 투쟁의 재개가 가장 적극적인 연대라 판단하며 가능한 빨리 06년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또한 06년 사내하청 공동투쟁,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연대투쟁을 조직하고 함께 하여, 불법파견 철폐, 해고자 전원 복직, 총고용보장 쟁취, 06투쟁 승리를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투쟁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