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도급화가 현장에서 진행된 이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전환배치가 이뤄졌다. 회사는 단순한 라인재배치일 뿐이라며, 현장에는 이전과 별 차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도급화로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관리자들의 얘기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완전 도급화된 경우 - 노동강도 44% 증가!
9월 중순 도장부에서 문제가 생겨 차체부, 조립부의 잔업이 일주일가량 취소된 일이 있었다. 회사는 단순한 불량이라고 알렸지만 사실은 도장부 실링직에서 라인 속도를 못따라간 것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실링직의 문제는 노동자들이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도급화 때문에 생긴 문제였다.
도장부 실링직은 완전 도급화된 직으로 원래 23개 공정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도급화가 진행되면서 16개 공정으로 줄었다. 23명이 하던 일을 이제 16명이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줄어든 7공정 몫을 더 일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44%나 더 세졌다. 이런 상황에선 불량이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다.
부분 도급화된 경우 - 애매한 업무규정으로 비정규직 혹사!
완전 도급화된 직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 도급화된 직의 경우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일하는 공정을 분리시켰다고 하지만, 업무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완전한 분리란 불가능하다. 또한 업무의 분리가 무 자르듯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일을 대신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업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관계가 나빠지면 손해라며 “인간적으로” 잘 지내라고 얘기한다. 맡은 일만 하면 융통성 없는 사람이 되고, 예전처럼 도와가며 일할 수도 없다. 겉으로는 업무의 분리가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에서 맘상하고 몸상하는 것은 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현장의 노동자들이다. 특히 항상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들의 경우 관리자의 말을 거부하지 못해 지금의 공정과 이전에 하던 일까지 떠안아 곱빼기로 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도급화로 인한 현장의 문제에 대해 그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누가 일하든 생산만 잘 나오면 된다는 심보다. 하지만 만약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일을 대신하다 산재사고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회사는 어떻게 나오겠는가. “자기 업무가 아닌 타 공정에서 누가 일하라고 했나? 작업장을 벗어난 곳에서 사고가 난 것이기 때문에 산재처리를 해 줄 수 없다. 남의 일 도와주다 다친 것은 너의 탓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고, 이젠 도급화로 작업공간까지 구분해 놓은 후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 하지 않겠는가! 이미 그런 분위기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원충원이 필요하다!
전환배치로 정규직의 인원이 빠져나간 만큼, 새로운 인원이 충원되어야 한다. 심해진 노동강도를 감수하고 적응하려 한다면 회사는 더 많은 인원을 줄이려고 시도할 것이다. “40%나 생산성을 향상했는데 잘 버틴다면 50%도 시도해볼 수 있겠다”라는 도둑놈 심보가 바로 이윤확대가 최대 목적인 회사의 본심이다.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 노동강도 강화를 절대 인정해선 안된다. 그렇다고 혼자 싸우는 것도, 혼자 죽어라 일해서 살아남는 것도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없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자! 대화를 통해 우리의 작업량을 우리 스스로 조절하고 적절한 노동강도를 찾아내어 요구해야 한다.
노동강도 강화는 정규직에게 이어질 것이다.
회사는 도급화로 두 마리 토끼, 불법파견 법적 문제 해결과 생산성 향상을 노리고 있다. 우선은 비정규직에게만 생산성 향상을 모두 떠넘겨 정규직에게는 노동강도 강화가 없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비정규직의 일이 힘들어진 만큼 정규직에 대한 압박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정규직 노동강도 강화가 비정규직에게 이어지듯 비정규직의 노동강도 강화 역시 고스란히 정규직에게 이어질 것이다. 노동강도 강화에 맞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해야한다. “노동강도 강화 반대! 충분한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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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소식>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폐업과 외주화에 맞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부평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식은 http://dwbi.nodong.net (부평 비정규지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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