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없는 관계가 있다. 한쪽의 이익이 곧 다른 쪽에 손실이 되는 그런 관계가 있다.
공장 생활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중요한 문제들, 예를 들어 시급이나 인원충원문제, 관리자들의 강압행위나 비인권적 태도의 문제 등에서 회사(사장)의 이익과 우리 노동자의 이익은 서로 부딪힌다. 우리 노동자들의 시급이 오르는 만큼 사장의 호주머니는 가벼워진다. 인원이 줄어드는 만큼 사장의 몫은 커진다. 관리자들의 강압적인 행위를 저지하는 만큼 우리의 주장은 더욱 자유로워지고, 반대로 사장의 호주머니는 불안해진다.
이렇게 공장 생활에서 항상 노동자의 이익과 사장의 이익은 충돌한다.
노동자의 이익과 사장의 이익
사장의 부당한 행위와 비인간적인 대우가 점차 빈번해지고 도가 지나치면 몇몇 노동자들은 분노하며 맞선다. 이들은 자신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동료가 당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고 전체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항의에 나선다.
싸움이 시작되고 전선이 쳐진다. 아직 동료들의 다수가 노동조합으로 결집되어 있지 못할 때에는 몇 몇 소수가 먼저 싸움의 전선에 선다.
그러나 아무리 소수일지라도 전선은 노동자와 사장을 확연히 갈라놓는다.
노동자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이 전선을 따라 서로 구별된다. 이 때 노동자들은 그 동안 빼앗
겨왔던 것들을 되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투쟁하며, 이것은 사장의 이익을 침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격렬한 충돌이 일어난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사장은 불안해진다. 사장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대해 ‘점잖지 못한 행위’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매도하기 시작한다.
사장은 먼저 거짓 선동이 시작한다.
“노동자들의 이기적인 속성 때문에 사장들이 사업하기 힘들다!”
“모자람을 참지 못하는 사람은 교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 맺는다.
“몇 몇 불순한 놈들이 순진한 노동자들의 속물근성을 부추기고 있다!”
과연 그럴까?
무엇이, 진짜 속물근성인가?
우리 노동자들은 자신의 주장과 이익을 솔직히 드러내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엇이 이롭고 어떤 것이 해로운지를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노동자와 사장이 어떤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지를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돈이 모든 것에 우선인 이 사회에서, 그리고 사장이 주인 행세를 하는 이 사회에서 그동안 빼앗겨왔던 것을 되찾기 위해 투쟁하는 것을 두고 속물이라 말할 수 없다.
오직 사장들만 그렇게 생각한다.
한 공장에서 함께 공동으로 노동하는 우리 노동자들의 이해는 서로 통일되어 있다. 나의 이익이 곧 동료의 이익이고, 동료의 손실이 곧 나의 손실로 직결되는 그런 관계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엇이 이익이고 손실인지를 솔직히 드러낸다.
동료들 중 어떤 한 사람이 회사(사장)와 맞붙을 때, 그 싸움의 승패여부는 우리 전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우리는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주저 없이 밝히는 사람을 우리는 속물이라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이윤에 눈이 멀어 있으면서도 자기 속내를 거짓된 감언이설로 감추면서 노동자들을 현혹하는 자들이 진짜 속물이다.
그런 사람의 표본은 이윤이라면 지옥불에 뛰어드는 것도 결코 마다않는 사장들이다.
진짜노동자는 진실만을 말한다!
인원충원 문제가 불거진 후, 회사의 강압과 횡포를 견디다 못한 현일기업 최우정씨가 현자비정규직노조 조합원임을 밝히고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그러자 현일기업 사장은 부랴부랴 인원 충원, 토요일 8시간 보장, 노무관리 시정 등의 요구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우정 조합원은 자기 앞에 제기된 문제들뿐만 아니라 전체 현장 노동자들의 문제와 불만들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진실을 얘기했다.
노동자의 이익과 사장의 이익이 어떻게 충돌하는 지를 밝힌 것이다. 이 때, 업체사장단을 비롯해 사무실 관리자들은 인원문제나 토요일 8시간문제 등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그들이 집중했던 문제는 최우정 조합원 한 사람 때문에 업체가 날아간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위기감을 효과적으로 조성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우정 조합원의 활동이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행동인냥 왜곡하기 위해 각종 유언비어와
거짓 소문을 만드는 행위를 서슴없이 행세했다. 그들은, 최우정 조합원의 행동이 속물적인 행동으로 비춰지도록 애를 썼다.
그 결론은 무엇인가?
우리가 알다시피 최우정 조합원은 계약해지를 통해 강제로 해고되었다. 반면 사장들의 호주머니는 보호되었다. 진실을 감추기 위한 강제해고는 실은 자신의 이윤을 지키고자하는 행위에 불과했다.
우리 노동자는 이해관계를 솔직하게 밝힌다. 사장들은 갖은 미사여구를 동원하거나 유언비어를 통해 그런 이해관계가 드러나는 것을 감추려 한다. 누가 속물인가?
최우정 조합원은 해고되었다. 이로써 현대자본과 사장들은 진실을 은폐하고 속물적인 거짓말을 통해 더 많은 이윤을 긁어모으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점이다.
노조로 단결합시다!
당당하게 주장하는 줏대가 있습니다!
신의를 지켜내는 절개가 있습니다!
새로운 삶에 대한 긍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