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는 어제 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어제는 비가 오지 않고 오늘 아침부터 비를 뿌리고 있다.
일어나 창문을 열어 밖을 보면서 걸어가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것을 느낀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아침을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하여 죽 전문점에 가서 죽을 한 그릇 하고
3일차 도보 투쟁을 진행하였다. 빗줄기가 갈수록 굵어지는 것이 빨리 그칠 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전날 강행군 이후 죽집 앞에서 출발을 알리고 빗속을 뚫고 행군을 계속하던 중에 김해 1번 버스 노동자가 파이팅을 해주었다.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동지들을 보면서 묵묵히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빗속이지만 동지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그리고 함께 하는 동지가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며 걷는 길이
비록 빗줄기 우리의 얼굴을, 그리고 온몸을 때릴 지라도
불법파견철폐와 해고자 원직복직 그리고 비정규직 철폐의 기운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장대비가 계속 내렸지만, 김해시청에서부터 장유면사무소까지 행군을 강행하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뿌듯함의 환호를 하였다.
동지들의 굳은 믿음과 노동자의 뚝심으로 한발 한발 전진하는 우리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가슴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무엇이 힘든 도보 투쟁의 한복판에서 우리를 지탱해주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김해시청 부근에서 출발한 동지들이 장유면 면사무소까지 쉬지 않고 계속 걸었다.
거리는 9km조금 넘는 거리지만 시간으로는 2시간 정도 계속적으로 걸은 것이다.
장유면사무소에서 잠시 휴시을 취하고 창원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를 시작하여
1시간30분정도 걸어서 창원터널 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자동차전용도로 위험성 등으로 창원터널을 장유계곡 초입부터 등산하듯이 올랐고,
점심은 훌쩍 넘긴 시간 결국 동지들과 묵과 막걸리로...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있으니 GM대우 정규직동지들이 도착하여 도보투쟁 하느라고생한다면서 지지 방문을 해주셨다.
동지들을 만나니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얼굴 보고 이야기 하면서
함께 하는 동지들이 같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참으로 고맙고 반가운 동지들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동지들과 함께 창원으로 출발을 하였다. 창원터널을 거치고 드디어 GM대우 창원공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리에 힘을 주면서 빗줄기가 많이 약해 졌지만 함께 하는 동지들과 우리를 반겨주는 동지들이 기다린다고 생각을 하니 저절로 다리에 힘이 솟았다.
GM대우 창원공장에 도착을 하니 정규직과 비정규직 활동가 동지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고 현수막도 만들어 고생하는 동지들 반갑다는 문구가
빗속을 걸으면서 느꼈던 피로를 일시에 날려주었다.
GM대우차 정문에 도착하기 전 환영해주는 동지들에게 인사를 하고 선전전을 진행하려 했으나, 역시나 GM대우차 경비대들이 선뜻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GM대우 창원공장 앞에 오니 경비들이 먼저 공장으로 진입할 수 없다면서 공장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지 못하게 했다. 우리는 공장 진입을 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야간조 출근동지들에게 선전전을 진행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경비 본연의 임무를 다 하라고 하고
현수막을 펼치고 준비한 유인물을 야간조 출근 동지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야간 선전전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선전전 하는 것이 왜 이렇게 기분이 좋고 힘이 솟는지 모르겠다.
참 기분이 좋은 선전전이었다. 중간 중간에 출근하는 동지들이 고생한다면서 이야기를 하고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노동자가 하나일 수밖에 없음을 몸으로 체험한다.
빗속에서 유인물과 선전전을 마치고 내일 아침 선전전을 약속하며 오늘 일정을 마무리...
야간 출근선전전을 마치면서 선전전을 함께 진행한 동지들과 힘차게 구호를 두 번 외치고 공식적인 저녁 출근 선전전을 마무리하고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여 국밥을 먹으면서 소주도 한잔하고 지난 3일 동안 도보투쟁에 대한 이야기로 서로 힘든 상황도 이야기하고 즐거웠던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돼지곰탕집에서 함께 한 동지들과 저녁을...
저녁을 먹고 또 내일 아침 선전전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자리를 마무리 했다.
창원동지들이 마련해준 숙소에 와서 하루의 피로도 씻으면서 쉬고 있는데
울산비정규직 노조 해고자인 임선우 동지가 찾아와서 도보투쟁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면서
더운 여름 날씨에 정말 고생 많이 한다면서 지지방문을 설명하면서 봉투에 지지 투쟁기금도 주었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진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참으로 고마운 동지들을 만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운 시간들인 것 같다.
내일 아침 선전전을 마치면 이제 창원까지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이제 순천을 거쳐 광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처음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준 GM대우 김학철 전지부장. 박종철 전 사무장동지. 엄상진 전대의원동지 3명의 해고자동지들에게 너무 고맙고,
함께 한 3일간의 도보투쟁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처음 도보투쟁을 제안하면서 비정규직노동자와 함께 하는 도보투쟁,
그리고 현대차 비정규직동지들이 투쟁에 빚이 가릴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도보투쟁에 힘을 실어준 동지들이라 많이 동지적인 애정이 간다.
참 고맙고 따뜻한 동지들이다.
3일간의 도보투쟁을 함께한 GM창원 정규직동지들... 비정규직 선봉투쟁으로 해고되었지만 그 의지와 결의는 변함없었다.
이후 일정에도 최대한 결합하겠다며, 1차 검점 도보투쟁을 완료하였다.
발 사진은 폭우속의 행군으로 물집과 불은 우리 동지들의 발 모습이다.
숙소에서 임선우 동지가 들고 온 캔 맥주를 먹고 나니 이제 눈꺼풀이 내려오는 것이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일은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 또다시 소식을 전할 것을 약속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