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쫓겨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2년이 넘어 3년째를 맞이하게 이르렀습니다．
살기위해 투쟁하는 것이고, 내 가정을 지키고자 투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지난 4월 12일 하이닉스반도체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 대량해고 사태에 대해“고용불가, 단 인도적 차원의 위로금 지급”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금전보상만을 고집하며 그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고, 지역의 다양한 의견조차 무시하고 거꾸로 우롱하는 행태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하이닉스반도체가 사태의 책임 및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향후 평화적 사태 해결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며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첫째, 하이닉스반도체가 자금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정규직노동자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든 유관기관과 충북도민이 회사 살리기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원청인 하이닉스반도체가 자신의 회사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임금삭감, 구조조정 등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함께 고생한 결과 지금은 도민의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순이익 2조원을 올리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또한 1공장 증설을 비롯한 하이닉스반도체 기업 경영에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생생한 지역의 수많은 노력에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조차 거부하는 것으로 유관기관 및 충북도민과 노동자들의 한결같은 뜻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둘째, 4월 5일 대구고등법원은 “근로계약 체결하지 않은 원청업체라도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부분에 대해서 하청업체와 중첩적인 노조법상 사용자의 지위 인정되고, 하청업체 노동자에 단체교섭 당사자 지위가 있다.”라는 판결이 나왔고 4월 11일 서울 고등법원은 “하청업체에서 고용한 노동자라도 원청업체에서 작업 전반을 지휘·감독하고 노동조건을 결정했다면 원청업체를 실제 사용자로 봐야 한다.”라고 법적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만큼, 노조법에 따라 원청업체도 단체교섭 의무를 져야 합니다.
또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한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대하여 법리적 판정보단 실질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화해권고에 따라 평화적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위해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의무가 없다”라고 밝히는 것은 적반하장의 격으로 왜곡시켜 알리고 있습니다.
셋째, 현사태가 해결되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장기화가 된 원인이 마치 사내하청지회의 지속적 고용주장이라는 이유를 밝히는 것에 대해 울분을 토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십여 차례에 걸쳐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 바로 하이닉스반도체입니다. 또한 지난 2006년 2월부터 진행된 중재위원회에서 사내하청지회는 몇 번에 걸쳐 수정안을 제출하며 해결하려고 노력하였고, 이후 직접교섭의 자리에서 역시 회사의 입장을 고민하면서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양보를 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원칙만을 내세우며 교섭 결렬을 선언함에 따라 대화가 중단된 것이고 이는 회사에서 원인 제공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현 시기에 법리적 또는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논쟁을 원치 않습니다. 단지 대화와 타협조차 모르는 하이닉스반도체, 자기반성조차 하지 않고 남 탓만을 하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분노할 뿐입니다.
이것은 바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죽으라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아니 지금까지의 장기간에 걸친 투쟁 속에 생계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가장은 파탄 났기 때문에 이미 사형 선고한 것이고 이제 집행하려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매그나칩 자본이 정말로 원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에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먼저 스스로의 고통을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리다 죽던지 아님 굶어죽던지 똑같다는 사생결단의 의지로 먼저 지도부가 오늘부터 곡기를 끊고 이후 간부들이 동조 단식에 동참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반도체와 매그나칩 자본이 결단을 내리지 않고 노동자 죽이기로 일관한다면 이제는 그런 미련을 모두 버리고 모두가 죽는 공멸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발생하든 그 모든 책임은 하이닉스반도체와 매그나칩 자본에게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며, 사태가 이지경이 되도록 자본의 노동자 죽이기를 수수방관했던 지역의 유관기관 역시 그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입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버티며 기다릴 여력도 없습니다.
지금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투쟁의 끝을 보기 위해 마지막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끝장을 보는 투쟁에 돌입함을 선포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평화적 사태해결을 위한 하이닉스반도체와 매그나칩 자본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