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홈페이지는 http://metalunion.nodong.org/
선거진행을 보면서 답답함이 너무나 커서 의견을 올립니다.
첫째로 준비부터 계파적인 관심뿐.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렇지만, 선거를 둘러싸고 늘 얘기되는 것은
“00파가 어쨌다고 하드라” “어디하고 어디하고 연합한다드라” “깨졌다고
하더라”
이런 식의 얘기다. 문제는 이런 식의 얘기들 전부가 다 소위 정파같지 않는
계파들의 얘기라는 것이다. 소위 계파정치일 뿐이다.
실제 조합원들에게 이번 선거가 어떻게 치러지고 왜 중요한가를 얘기하는 것은
다 어디로 가버린다. 어떤 노조도 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 것인지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 전환한 사업장 조합원들은
잘 모른다.
이게 계파운동이 드러나는 모습니다.
둘째로 막상 선거가 진행되자 소위 “선거의 초기 관전포인트”라는 식의
글을 통해서 새흐름(3번은 공감이라고 주장), 노힘(2번은 노힘아니라고 함),
전진, 전국회의, 현장연대 따위의 이름을 갖다 놓고 마치 보수언론이 정치권의
게임을 분석하듯이 분석한다.
이런 분석 속에서 도대체 무슨 결과가 나오겠는가? 삼국지의 영웅들처럼,
노조운동의 계파들을 주인공으로 올려 놓고 난리다. 백성들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정파운동의 기본인 노선과 정책은 다 사라지고 만다.
더 웃기는 것은 금속노조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입후보 등록소식을 전하면서
새흐름 박병규, 노힘 이정행, 전진 전재환, 전국회의 정갑득, 현장연대
정형기... 라는 식으로 글을 올려 놓는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분석하는 짓들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면 뭐 그리 탓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이런 분석이나 관점포인트는 말 그대로 계파정치를
더욱더 주인공으로 만들고 조합원들은 구경꾼으로 만든다.
만약 운동을 다르게 만들겠다는 목적을 가졌다면 이런 식으로만 쓰지 않을
것이다. 정책이나 노선이 어떻게 다른가를 가지고 분석하려고 할 것이다.
셋째로 개인적인 관전 포인트는 이제 선관위 홈피에 나온 후보들의 포스터와
공약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자세한 분석을 할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일단 대강을 훑어본 느낌은 대체로
1,2.4,5번이 유사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면 3번은 좀 색다른 느낌이라는
것이다. 자유게시판에도 3번은 대선에 출마하냐는 식으로 비꼬는 댓글이 있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확실히 3번이 거는 구호가 좀 다르다는데 있다.
예를들면 선관위에 올린 공약이나 포스터 제목을 보면 이렇다.
1번 “15만 조합원의 힘 반드시 이긴다”
2번 “동지가 금속노조다”
3번 “생활비 절반, 노동시간 절반, 고용두배”
4번 “ 힘있는 금속노조”
5번 “비정규직과 함께 산별노조 완성”
1번은 이긴다는 것을 강조하고 2번은 조합원이 금속노조라는 것을 강조하고,
4번은 강한조조를 강조하고 5번은 산별완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3번은 노조에
관련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얘기를 한다. 그러니까 대선공약이라고 비꼴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공약 내용을 분석할 수는 없지만 대강을 봐도 1,2,4,5의 경우는
노동조합관련된 내용과 산별노조를 어떻게 하고 교섭을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내용이 많은 반면 3번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오히려 노조문제를 다루면서
다른 각도에서 ‘노조양극화’를 제기하고 있다. 관련된 부위원장 공약을
보면, ‘가치노조’ ‘윤리노조’라는 얘기도 나온다. 뭔가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3번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려는 것이 아니냐고 물고
늘어질지 모르겠다. 어쨌든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진짜 선거가 재밌게 되려면, 이파 저파가 어찌고 저찌고 해서 누가 일등할까?
라는 식으로 계파정치 중심적으로 보지 말자. 정파라는 것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동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라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
몇 가지 쟁점을 비교해서 본다면 이렇지 않을까?
첫째, 산별노조가 중심적으로 추구할 과제가 뭔가?
이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공약이 비슷한 내용들이 있다. 대부분이
고용보장문제, 산업정책문제, 산별노조체계의 문제등등을 다루고 있다. 다만
3번의 경우 생활비 절반을 얘기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무상의료,무상교육을
말하는 것이지만 금속산별노조에서 당장 시범실시하자는 것으로 본다면
구체적인 과제로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호 2번의 경우
‘생활임금쟁취’라는 공약과 ‘생활비 절반’이라는 3번의 공약은 상당히
다른 것이다. 2번의 주장대로라면 아마 임금인상투쟁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이
될 것이고 3번의 공약이라고 한다면 임금의 인상자체보다는
의료,교육,주거비등의 생활비를 공공이 부담하도록 해서 줄이게 하자는 것이니
정 반대의 방향인 것이다. 이런 방향의 차이는 ‘생활임금 쟁취’가 결국은
임금인상투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반해 ‘생활비 절반’이라는 공약은
사회공공성을 위한 투쟁의 측면이 더 강한 것이다. 고용이나 임금문제에
대비하여 ‘가치노조’라고 까지 말하면서 ‘다른 삶’을 주장하고 있다. 이게
자본주의적 삶과 다른 것을 얘기하고 싶은 것인지 아직 판단근거가 부족하긴
하다.
둘째로, 투쟁이냐, 공감이냐?
굳이 이렇게 대비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1번은 한날 한시투쟁을 얘기한다.
2번은 생활임금, 비정규직 등에서부터 마지막에는 신자유주의 반대투쟁까지
나열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투쟁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3번의 경우, 아주
단순화 한다면 되지도 않을 투쟁선언 보다 공감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투쟁은 “표적투쟁”이란 표현으로 비정규,장투,원하청모듈 등 표본이 되는
점을 찾아 표적투쟁을 한다는 내용이다. 4번의 경우 사회변혁을 선도하는
산별노조라는 구호는 있는데 실제 투쟁을 그렇게 한다는 내용보다는
중앙교섭성사투쟁과 같은 영역별 투쟁들이 들어 있다. 5번은 올해와 내년에
산별 1단계 총파업과 2단계 총파업을 하겠다고 한다.
올해 총파업을 주장하거나 혹은 중앙교섭투쟁등을 주장하는 등의 공약에 비춰
볼때에 3번의 문제의식은 ‘공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마 이는
그동안 민주노총 투쟁등을 볼때에 총파업 선언, 간부들만 모이는 투쟁등에
대한 반성적 평가속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것은 자칫하면 ‘공감을
얻은 후’ 투쟁하자는 것으로 왜곡될 수 있는데 ‘총 쏘는 것 만이 아닌 총알
만드는 것도 전쟁’이라는 3번의 주장을 볼 때에 더 준비론으로 왜곡될 수
있다. 물론 3번의 주장은 지금 투쟁하지 말자는 준비론은 아닌 듯 하다.
80년대 식 운동권 말로 하면 “봉기의 시기”라기 보다는 “선전선동의
단계”라고도 이해 해야 되나?
셋째, 노조의 상의 문제다.
모두가 다 산별노조선거에 뛰어들었으니 같은 판에 있다. 그런데 1번은 30만
금속노조 건설을 얘기한다. 2번은 지역중심성과 160만 금속노조를 말한다.
3번의 경우 150만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그것을 노조 조합원의 수라기 보다는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사는 150만을 얘기하고 있고, 표현중에는
‘가치노조“ 또는 ”산별노조 이전에 윤리노조“라는 주장이 독특하다. 4번의
경우 교섭,교육,임금체계 등과 같은 산별시스템의 제도적 측면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5번의 경우 30만 산별시대를 주장하면서 단계적으로 수치를 제출하고
있다.
노조의 상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숫자를 통해 양을 강조하는 측면(1,3,5)과
제도적 시스템을 강조하는 측면(4) 노조의 가치를 강조하는 측면(3번)으로
나눌 수 있다.
이번 선거에 5번 후보에 대한 초기 쟁점으로 “광고비 회사돈으로 낸 비리로
사퇴한 위원장“이라는 설전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노조비리와 관련해서 본다면
각 후보게시판의 공약으로 볼 때에 3번만이 비리척결을 위한 공약을 걸고 있다.
심지어 ‘윤리노조”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상당히 길어졌다.
어쨌든 내가 느낀 느낌으로 본다면 전체적으로 다른 후보들의 주장에 비해
3번의 주장이 약간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이 ‘공감’을 얻을 것인지
도전으로 그칠 것인지는 모른다.
결론적으로 제발 무슨파 무슨파 하는식으로 평가하는 것을 중심으로 관전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은 “계파적 구경방식” 일 뿐이다.
만약 노선에 근거한 “정파적 관전”이라고 한다고 해도 정파라는 것이
노선으로 승부하는 것이니까 내놓은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비교하고, 그것의
타당성, 현실성, 대중적 동의여부를 평가 했으면 한다.
물론 이런 얘기는 헛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은 정파도 아닌 것(그래서 몇
후보들은 공약이 별로 차이 없다)이 정파를 가장하여 운동하고 있으니 결국은
노선이 아니라 계파의 쪽수싸움으로 끝날 수 있다.
아니면 “노동운동의 지역감정”이라고 할, “우리 회사출신 찍기”로 끝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노선이고 뭐고 필요 없이 아마 현대차에서 유일하게
위원장으로 나온 사람이 1등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람직하다고만 할
수 없을 것이다.
- 야간중에 게시판을 보고 답답해서 씁니다. 모든 후보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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