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지지하는 이유]⑥ 심상정 후보
한미FTA 관련 토론 전문가…부드러우면서 카리스마 '철철'
2007년 09월 13일 (목) 이승필 webmaster@idomin.com
민주노동당 당내경선을 거치면서 '심바람', 심상정 돌풍이 세차게 불고 있다. 심바람은 최근의 '문국현 신드롬'과 일맥상통한다. 범여권은 그동안 이명박 후보 대항마로 손학규·정동영·이해찬 등 유력정치인을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옛 노무현 지지자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이 바로 문국현 신드롬의 실체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에서는 그것이 신선하면서도 실력 있는 여성정치인 심상정 바람으로 나타난 것이다. 심바람은 답답하던 민주노동당을 시원하게 환기시키고 있다. 그동안의 눈부신 의정활동, 결정적으로는 한미FTA를 둘러싼 논란에서 어떤 정부측 인사도 심상정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가까이에서 그를 접한 사람들은 "똑똑하고 시원한 사람"이라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심바람은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심바람이 민주노동당을 시원하게 하는 바람이라면, 국민에게는 산소 같은 바람이다. 시장만능의 세계화 속에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민주노동당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심바람이 죽으면 민주노동당도 죽을 것이다. 왜 그런가? 무엇보다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노무현 정부야 처리가 절박하겠지만 9월 국회에서 통과되긴 어려울 것이다. 모든 정당이 조기처리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마저 그런 마당에 한나라당이 미치지 않고서야 노 대통령을 위해 육탄돌파를 시도할 리 만무하다.
결국 한미FTA 비준문제는 대선의 핵심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후보가 국민을 가장 잘 설득할 수 있을까. 어떤 후보가 국민 50% 이상의 반대여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심상정이 정답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수십년간 국제통상에만 매달려온 정부 관료들이 심상정 앞에서 진땀 흘리던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심지어 하루에 6번이나 토론에 참석한 적도 있는데, 심상정은 그 때마다 승전보를 알렸다. 이명박·손학규·문국현, 그 어떤 대선주자도 심상정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한미FTA 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경제대선'이라는 이번 대선, 재벌기업 사장 출신 이명박 후보를 필두로 보수후보들이 온갖 장밋빛 환상을 불러일으킬 게 뻔하다. 이에 맞서 비정규직·여성·농민·영세자영업자·노동자 등 서민의 이해를 정확히 대변하고, 진보적 견지에서 대안을 제시할 후보가 심상정 말고 그 어느 누가 있을까?
민주노동당에게는 지금 '전략적 선택'이 절실하다. 민주노동당에게 등을 돌린 국민의 이목을 다시 집중시키려면 드라마가 필요하다. 심상정의 승리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편의 드라마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이제 그 드라마는 이번 결선과정에서 국민드라마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심상정의 삶의 궤적 자체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아줌마 노동운동가 출신 여성정치인의 승리는 뭉클한 감동을 국민에게 선사할 것이다. 특히 남성들은 이해하기 힘든 한국 여성의 승리이기도 하다. 권영길 후보조차 사랑하는 후배 여성정치인 심상정의 승리에 흔쾌히 박수를 보낼 것이다.
우리의 어머니이자 누이이면서 늘 뒷자리로 밀려나 있던 대한민국 아줌마들. 그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지 않고서 민주노동당이 어찌 집권을 꿈꿀 수 있을 것인가. 심상정만이 불을 지를 수 있다. 심상정을 내보내야 이 땅의 여성들이 민주노동당을 다시 보게 된다. 이명박·손학규·정동영·문국현…, 이 숱한 남성 보수후보들 앞에 진보정당은 누구를 내보내야 하나.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후보 바로 심상정인 것이다.
혹, 한미FTA와 여성이 심상정을 본선에 내보내야 하는 이유의 전부라고 오해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심하시라. 심상정은 그 동안 '세박자 경제 구상' '사회공공체제' 등 진보적 비전을 제시해왔다.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 전략을 뛰어 넘는 대안적이고, 종합적인 국정청사진이다. 정권을 넘겨 받는 그 순간부터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촘촘한 실행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단지 이 짧은 지면에 핵심적 내용이나마 소개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심바람은 민주노동당 돌풍의 예고편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심바람이 사그라지면 민주노동당도 오그라들고 말 것이다. 국민에게서 멀어진 민주노동당을 위해서도, 약육강식-사회양극화의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해서도 심상정을 본선에 내보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