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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사업장에 가해지는 법률적 탄압 심각(참고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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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사업장에 가해지는 법률적 탄압 심각
<민소 라디오 전문서비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우문숙 - 하종강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하종강 - 네. 안녕하십니까.
우문숙 - 오늘은 파업사업장에 가해지는 법률적 탄압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 하셨는데요.
하종강 - 몇일전에 장기파업중인 Lakeside노동조합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파업 46일째 였습니다. 사무실로 쓰고 있는 농성천만에 회사가 전기도 끊었고, 노동조합이 전기사용료를 지불하겠다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고.
기혼자 조합원에 대해서는 기숙사 퇴거명령을 내려서 길바닥으로 내몰린 상태에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우문숙 - 이름들어서는 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종강 - 골프장 노동조합입니다. 올 8월에 설립됐는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서 노동자들이 고용불안, 부당한 인사명령을 당하니까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다른 골프장은 경기보조원들이 노조를 설립했는데, 이곳은 사무행정직,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주로 정규직 직원들이 설립한 노동조합입니다. 한 50명 정도 되고요.
우문숙 - 장기파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 경영진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경영권분쟁 과정에서 생긴 노조이기 때문에 순수하지 못하다, 요구사항중에 인사권, 경영권이 있어서 불법파업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비 합리적인 이유를 내세우면서 노동조합과 성실한 대화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문숙 - 답답합니다. 노조는 설립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되고 있는데요. 인정을 안한다. 이런 경우가 사실 많죠?
하종강 - 우리사회에 노동조합에 대한 지나친 혐오감이 큰 문제인데요. 막말하면 "무식해서 용감하다"는 상황이죠. 아마 회사가 보기에는 특정한 경영진을 옹호하는 노동조합이라 꼬투리를 잡는것 같은데, 제가 가서 본 바로는 노동조합 규정 중 그런 내용이 전혀 없었고요. 회사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우선 노동자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우문숙 - 오늘 주제인 노동조합에 가해지는 법률적 탄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볼텐데요. 우선 이 법률적 탄압이라는 것이 어떤것을 의미합니까?
하종강 -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면 회사가 물리력으로 탄압하는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흔히 용역깡패를 동원해서 농성천막을 부수거나 조합원들이 회사에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집회하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회사가 유능한 변호사들을 고용해서 이런 탄압을 법률적으로 뒷받침 해주고 있다는 것이죠.
우문숙 - 노동조합이 생긴곳 마다 비슷한 상황인것 같은데요.
하종강 - 사용자들이 이런것을 배우는 속도는 굉장히 빠릅니다. 돈 받고 그런 일을 해 주는 인간들이 또 있으니까요. 레이크사이드 노동조합 파업에 대해서도 회사가 변호사를 고용해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법원에서 받았습니다. 조합원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법원이 조치를 취해달라 신청하는 것인데, 사건 명칭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는 당연히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거든요. 더구나 파업은 회사의 업무를 중단시킬 목적으로 하는 행위고 그것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데, 업무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금지시켜 달라 요구하는 것이니 결국 노동자들의 기본권리인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를 사건명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문숙 -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금지시켜 달라고 하죠?
하종강 - 법원의 결정문을 인용해 드리겠습니다.
"회사의 현관, 유리창, 담벼락, 기둥, 현관앞, 정원등에 대표이사, 주주, 임직원들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플랭카드, 대자보등을 부착하는 행위"
여기에 보면 어떤 내용이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것인가가 한계가 없이니 일체 현수막이나 대자보를 부착하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고요.
"회사의 내부에 집단으로 진입하는 행위"
집단으로 진입하는 행위만 금지한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내려지면 개별적으로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해 집니다. 제가갔을때는 회사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고요.
"회사의 내부에 진입하여 통로를 막고 임직원들을 비방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거나 사무실 입구를 집단으로 막아 출입을 방해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행위"
통로를 막지않고 통로 한켠에 서서 구호를 외치는것은 가능한가. 그렇지 않거든요. 어느것이 강압적이고 어느것이 노사 화합적인 분위기인가. 이런것도 구분할 수 없으니 일체 회사 내부에 들어가는 행위가 금지되고 구호도 외칠 수 없게 됩니다.
"현관앞, 계단 및 출입로 주변에서 집단으로 모여 운동가요를 큰 소리로 부르거나 확성기를 사용하여 가요를 틀거나 꽹가리 등으로 소음을 발생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위화감 및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
이것도 굉장히 막연합니다. 위화감 및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만 금지된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내려지면 일체 노래를 부르거나 확성기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골프장 코스 내부 또는 통로주변을 집단으로 무리지어 대표이사, 임직원, 주주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등을 가지고 이동하는 행위"
그 어느것이 비방하는 내용인가가 문제가 되겠죠. 아예 피켓을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문 또는 현관에서 직원 및 경비를 집단으로 애워싸는 방식으로 그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
이런행위를 방해하기 위해 용역깡패들이 동원되는데, 용역깡패들에게 항의도 못한다는 뜻입니다.
"회사의 정문 또는 현관 주변에서 텐트를 치고 집단으로 농성하는 방법으로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
이렇게 나오거든요. 결정문이.
우문숙 -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군요. 하종강 선생님께서 가셨을때는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하종강 - 제가 갔을때는 굉장히 날씨가 추운 날이었는데, 교육받겠다고 아스팔트 바닥에 방석을 놓고 앉더라고요. 마이크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야외에서 교육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텐트안에 들어가서 하자 했더니 번듯하게 대오를 갖추고 앉아서 교육받는것이 그 사람들은 예의처럼 느껴진다는 거예요. 텐트안에서 바글바글 모여앉아 했는데 얼마나 열기가 뜨거웠던지 굉장히 추운 날이었는데 더워서 나중에는 옷을 벗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우문숙 - 파업노동자들 가만앉아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는 소린데요. 법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려주는 근거가 궁금한데요.
하종강 - 대개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직장폐쇄, 또 하나는 노동조합의 파업이 불법이라는 것입니다. 직장폐쇄는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서 회사가 대응할 수 있는 합법적인 쟁의수단입니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면 회사는 회사 문을 닫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직장을 폐쇄하면서 노동조합의 파업에 맞선다는 겁니다. 파업이야 당분간 수입이 끊기는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인데, 자본가들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분간 회사운영을 하지 않는 강수로 맞선다는 것이 직장폐쇄 제도의 이유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직장폐쇄를 하면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을 회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권리가 생깁니다. 문제는 직장폐쇄를 파업하는 조합원들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가능하다고 법원이 법을 해석한다는 것이죠. 직장폐쇄라 해놓고 회사문을 열어두고 출입문에 용역깡패를 세워서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만 회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업무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겁니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파업이 회사업무에 전혀 지장을 주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는데, 헌법상의 권리인 노동자들의 단결권이 심하게 침해받게 되는 것이죠.
우문숙 - 대체고용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종강 - 레이크사이드 현장에도 회사가 대체인력을 고용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거든요. 이럴때 인력보내주는 회사가 얼마나 많습니까. 말씀하신대로 불법인데, 이런 형사처벌은 미미하거나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파업이 불법이라는 꼬투리를 잡으면 대체인력 고용이 합법이 되거든요. 우리나라는 노동조합의 파업이 불법이라 규정할 수 있는 방법이나 법률상 해석이 너무나 많습니다. 수백명이 모여서 파업하다가 유리창 한장이 깨져도 불법파업이 되고, 회사 관리자들과 몸싸움 하다가 작은 상처를 입어도 불법파업이 되고, 요구사항 중 인사권, 경영권에 관한 사항이 한가지만 포함되어 있어도 그 이유로 불법파업이 되는 사회니 합법적인 파업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 되는 것이죠.
우문숙 - 사법부는 왜 이렇게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판결을 내리는지 근본적인 이유도 궁금한데요.
하종강 - 한마디로 법조인들이 노동법에 대해서 무식하기 때문인데요. 당신이 어떻게 감히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판검사, 변호사가 된 사람들에 대해서 무식하다 말할 수 있나 느끼는 분도 계시겠지만, 몇년전에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원생들에게 노동법 세미나를 몇차례 강의해 본 경험이 있거든요. 제가 그 사람들을 가르쳐 봐서 잘 압니다. 얼마나 노동법을 공부하지 않고 법조인 양성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노동법이 얼마나 사장되어 있는지.
법대에서 안가르치고, 사법시험에 안나오고, 변호사도 공부하지 않고, 대법원 판사가 되거나 헌법재판관이 돼도 노동법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노동법을 민법으로 판단하니까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가. 하지말아라. 이런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죠.
우문숙 - 레이크사이드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은 어떤것인지요?
하종강 - 경영권 싸움에 힘 없는 노동자들만 희생양이 되고. 합법도 불법으로 몰아가는 유능한 노무사, 변호사 때문에 조합원의 가정에서는 한숨과 통곡이 끊일 날이 없조. 수백명의 용역경비원들이 업장을 활보하며 조합원의 기본권을 침탈하며 불법폭력을 일삼고 있고.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며 사무실 하나 달라 했더니 끝내 버티다가 회사 밖 민가에 사무실 준비해 뒀으니 밖에 나가서 노조활동하라며 우리 조합원을 우롱하고.. 이런 내용이 노동조합 홍보물에 적혀 있습니다.
우문숙 - 하종강선생님, 고맙습니다.
하종강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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