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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금속노조 중앙은 책임회피에 급급하지 말고 투쟁계획을 제출하라!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 동지들이 어떻게 싸워 온 동지들인가. 노동조합을 세운 이유로 길거리로 쫓겨난 지난 2년 반의 시간동안 피눈물로 투쟁했고, 혀를 깨물며 삶이 파탄나는 것을 견디어 왔다. 함께 싸우던 동지들이 병원에 실려가고 감옥에 갇히고, 결국에 투쟁전선을 이탈하는 동지들을 뒤로하고, 택배에 대리운전에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어떻게든 정든 일터로 돌아가고자, 민주노조를 지키고자 싸웠던 동지들 아닌가!
그런데 왜 모든 것을 감내하며 투쟁한 동지들이 미안해하는가. 전국의 동지들이 지켜보는데 너무나 미안하다는 말을, 면목이 없다는 말을 도대체 왜 이 동지들의 입에서 들어야 하는가.
지금 금속중앙은 모든 책임을 하이닉스 매그나칩 조합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조합원들이 돈으로 정리해주길 바래서 교섭틀을 중앙에서 마련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어떤 형태로든 투쟁을 끝내고 싶어하는 조합원들이 있었지만, 또 어떤 식으로든 계획중이던 4/26투쟁과 노동절투쟁을 벌여내겠다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왜 이 동지들은 삭제되고 없는가. 설령 중앙의 동지들이 만난 모든 조합원들이 한결같이 돈으로 정리하길 바랬다손 치더라도, 그렇다면 매번 투쟁사업장에서 노동부나 경찰이 하듯 금속노조가 중간다리로 교섭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 역할이란 말인가. 어떻게 합의를 하건 교섭자리 만들어주고 지회는 해산을 하건 말건 할만큼 했다고 말하고 있는건가.
물론 단순한 중간다리도 아니었다. 수석부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것은 무언가. 이미 지부운영위의 심의는 고려대상도 아니었던 것이다. 조합원들을 잡고 물어보라. 그런 것을 조합원들은 ‘잠정합의’라고 부르지 않는다. 정확히 ‘직권조인’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조합원 총회로 넘겨졌고 이미 도장 찍힌 합의서로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는 조합원들의 입에선 ‘어떤 결과가 나오든 마찬가지다. 마무리나 잘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44명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이제 그 결과에 따르기만 하면 되는 건가. 그렇다면 15만 조합원들에게 금속노조는 무엇이란 말인가?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의 가슴을 더 이상 할퀴지 말라.
하이닉스 매그나칩 조합원 총회가 열리기 전인 3일 오전 9시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과 정갑득 위원장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엔 하이텍알씨디, 시그네틱스, 기륭, 현중하청, GM창원, 전해투 동지들이 참석해, 투쟁계획을 수립해서 하이닉스 매그나칩지회 동지들을 설득하여 총회를 중단해야 함을 호소했고, 직권조인 합의서에 대해서 그것이 승인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위원장은 그 자리에 있는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에게 “조합원 몇 명이었냐. 나머지 다 어디 갔느냐. 뭐 했냐. 지금도 마찬가지다. 똑 같이 생각해 달라.”라는 말을 했다.
장기투쟁을 하는 동지들이 일부러 힘든 길을 택해 끝도 보이지 않는 오랜 투쟁을 하고 있는 건가. 소중한 동지들을 하나 둘 떠나보내며 흘린 눈물은 미련한 선택의 결과란 말인가. 인간답게 살겠다고, 우리도 노동자의 권리를 누려보자고, 민주노조를 반드시 지키자는 약속으로 살아온 피눈물의 장기투쟁이 남아있는자의 어리석음의 결과란 말인가.
그래서 금속 중앙은 현명하게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인가. 장기투쟁사업장은 그저 중앙교섭 성사에 있어 걸림돌이란 말인가. 더 이상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줘서는 안된다.
직권조인 책임을 분명히 하고 투쟁계획을 제출하라!
이러저러한 말로 피해갈 수 없다. 직권조인의 책임을 분명히 하라. 규약을 위반하면서까지 하이닉스 매그나칩 동지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는 이제는 지난 일이라 넘길 수 있는가. 앞으로 잘하자는 식으로 정리할 것인가.
장기투쟁 사업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지금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동지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힘든 투쟁을 헤쳐 나가야 할 수많은 동지들이 있다. 이들 앞에 이번 직권조인과 규약위반에 대한 아무런 반성과 책임도 없이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한다면, 투쟁하는 동지들은 먼저 돈으로 정리되고 지회의 해산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투쟁계획과 실질적인 연대 없이 ‘이것이 한계인데 어떻게 할거냐.’를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들이밀어서는 안된다. 뭐하러 험난한 과정을 거쳐 금속노조로 결집했는지를 곱씹을 때이다. 장기투쟁으로 지쳐있는 동지들에게 단결과 연대로 기운을 북돋아주고 다시 투쟁으로 일어서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금속노조의 역할이다.
먼저 본조차원에서 분명한 투쟁기조와 계획을 수립하고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을 위해 투쟁기금을 결의해 내야한다. 말로만 전체가 나서는 투쟁을 외칠 것이 아니라 15만 금속노동자의 투쟁정신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2007년 5월 4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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