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18일 광주 하남공단에 있는 (주)캐리어에서 정규직노동자와 조직대상을 달리하는 캐리어사내하청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 노동조합을 결성한 후 현장 내 건강한 활동가와 노동조합의 도움으로 캐리어 노동조합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게 되었고 결성 직후 많은 사내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 이미 99년 봄 사내하청노동조합으로서는 처음으로 한라중공업에서 사내하청노동조합이 결성되었지만, 여러 가지 한계와 제약 속에서 고립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규직노동조합과 활동가들의 연대에 의한 사내하청노동조합의 결성과 조직은 전국의 수많은 비정규직노동자와 노동운동의 기풍을 세우는 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정규직노동자들의 정서와 이해가 다르다며 연대에 부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던 캐리어노동조합집행부의 반노동자성과 배신은 급기야 그 해 3월 9일, 비정규직노동자 전국순회단의 일정에서 캐리어노동조합 측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급단체 활동가를 폭행하고 당일, 대의원 대회를 열어 공동으로 사용하던 노조 사무실에서 사내하청노동조합을 쫓아내는 결의를 하게 되면서 그 본질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결국, 4월 25일 캐리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조합원들이 포함된 구사대에 의해 쫓겨나 (주)캐리어의 정문에서 투쟁을 하고 있을 때, 캐리어 노동조합이 하청노동자들의 공장진입을 막는데 동의하였다는 내용과 이제 회사를 구하자는 사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노동조합이 이런 내용에 합의해 줄 리 없다는 최소한의 기대감은 26일의 사내하청노동자에 대한 폭력과 공장진입 봉쇄로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캐리어노동조합 이현석 집행부는 하청노동자들의 공장점거투쟁에서 회사 밖으로 나갈 것을 종용하는가 하면, 급기야 5월 1일 당시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인 박병규 동지를 정규직조합원들이 쇠파이프로 가격하여 중상을 입히는 등 회사 측보다 더한 반노동자 행위를 자행하였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연대와 투쟁의 기풍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받아 왔던 캐리어노동조합의 이현석 집행부가 7명에 달하는 사내하청 구속노동자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하면서, 사내하청노동조합의 어려운 투쟁으로 검찰에 구속시킨 불법파견사업주와 관리이사에 대해서 선처해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해주었다는 데 이르러서는 이 땅의 노동계급에게 자본가에 대한 분노보다 더한 허탈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결국 민주노총에서 캐리어노동조합에 대한 제명을 결의하기는 하였지만, 그나마도 사내하청노동조합과 활동가들의 요구에 의해서 이뤄졌다. 40여명을 정규직화 하는 등 소기의 성과와 한계 속에서 캐리어사내하청노동조합 투쟁은 마무리되었지만, 캐리어노동조합 이현석 집행부가 보여준 반노동계급적 행위는 노동자계급으로부터 철저한 역사적 심판과 지탄을 두고두고 받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