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ob수 조정,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
job수를 조정한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GM대우에서는 현재 [마티즈 8job, 다마스/라보 8job] 인 것을 [마티즈 7job, 다마스/라보 9job] 으로 조정하려고 합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작업자에게 다마스/라보가 한 타임에 한 대 더 늘어난다는 것은 작업이 늘어나는 것을 뜻합니다.
작업에 변동이 생길 경우, 작업자와 상의를 해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식입니다.
하지만, GM대우는 조립 1과 생산라인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들과 그 어떤 상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정규직 형님들이 비정규직 동생들을 배려해 어제 중식시간과 같은 시간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어쩔 수 없다‘ 며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어떤 충성스런 이가 업체에 전했는지 모르겠지만, 업체는 발빠르게 대처했습니다. 중식시간이 시작되기 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아무 말도 하지 말 것” 을 주문했습니다. job수가 변동되던 말던,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무조건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입니다. 불평 불만이 있거든, 쉬는 시간에 휴게실에서나 얘기하라는 것입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동안 단 한번이라도 싫은 내색을 했던 사원들에게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소위 고분고분한 사원들에게만 전화를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job수 조정과 관련해서 말을 하고 말고는 우리의 자유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말 것” 을 주문하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어린 아이가 아니라, 계약을 맺은 노동자입니다.
어제 보고들은 그대로, 정규직 형님들은 공정마다 시간체크를 실시해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 GM대우와 협의하겠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GM대우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정규직 형님들이 투쟁(잔업거부)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겠습니까?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라인 돌아가고 직/공장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자석 끌리듯 끌려가서 일할겁니까?
물론, 누구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결정이든 스스로가 내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랬습니다.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정규직 형님들이 샤시 2직 전체 작업자를 위해 라인을 멈추고 투쟁하는데, 막상 그 작업자의 일부인 비정규직 동생들이 함께 라인을 멈추지는 못할 망정, 라인의 절반을 돌린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
지금 당장 함께 하고 하지 않고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쩔 수 없다’ 며 스스로를 합리화해서는 안됩니다. 이번에 못한다면, 다음에, 그 다음에, 언젠가는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 불법파견, 대체 무엇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
“급여만 제때 나오고, 계속 일 할 수만 있으면 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의 고용형태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법파견’ 이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파견은 파견인데, 이것이 불법이라는 뜻입니다.
우선 ‘파견’ 부터 살펴보면, 우리는 분명 GM대우 사원이 아니라, 업체(코세스텍/종합) 소속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대우 생산라인에서 근무를 하고, GM대우 관리자인 직/공장들의 업무지시를 받습니다. 잔업, 월차, 조퇴, 등 근태관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속만 다를 뿐 정규직 형님들과 어떤 차이도 없습니다.
이것이 파견입니다. 쉽게 말해, 작업지시와 근태관리 등을 소속 회사가 직접 하지 않고, 파견된 회사(GM대우)에서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파견 노동자’ 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불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파견되어 일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뜻입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파견이 합법적인 경우는 두가지 뿐입니다. 첫 번째, 전문적인 업종일 경우. 두 번째, 6개월 이내에서 잠깐 필요한 일일 경우. 물론, GM대우의 생산라인은 위의 두가지 전부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불법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법파견 노동자’ 입니다.
현행법은 파견이 가능한 업종을 26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 외에는 모두 불법이라는 것인데, 이렇게 법으로 파견을 규제하는 이유는 그만큼 파견이 나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왜 GM대우는 불법을 해가면서까지 파견을 하려고 할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GM대우에 다니는 3/6개월 계약직 사원들 모두는 6개월 이상 다닐 수가 없습니다. 서류상으로라도, 퇴사를 하고 재입사를 해야만 6개월 이상을 다닐 수 있는데, 7개월도 8개월도 아닌 6개월인 이유가 바로, 법을 피해가기 위해서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6개월 이내에서 잠깐 필요한 일일 경우’ 는 파견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GM대우 생산라인은 잠깐 필요한 일도 아니고, 더욱이 계약직 사원들의 40% 이상이 재입사해서 6개월 이상 일하고 있는 현실을 본다면, 이것은 법을 피해가려는 수작에 불과한 것입니다.
[2] 똑같이 직/공장들의 작업지시와 근태관리를 받으며 일하지만, 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적은 급여를 주어도 됩니다. 만약, 정규직 사원들에게 월 200만원의 급여를 주어야 한다면, GM대우는 업체에 1인당 180만원으로 계산해서 주고, 또 업체는 그 중 일부를 떼어간 후 나머지를 우리들에게 지급하는 것입니다.
GM대우는 더 적은 비용으로 일을 시킬 수 있어서 좋고, 업체들도 가만히 앉아서 직원 머리수 만큼 돈이 생겨서 좋고, GM대우와 업체들만 신이 납니다. 이들이 신이 나는 딱 그만큼이, 우리가 빼앗긴 급여입니다.
[3] 3/6개월 계약직 노동자들이 노조로 뭉치는 것을 손쉽게 막을 수 있습니다. 겁 없이 한명 두명이 투쟁한다면, 지금 제가 당하는 것 처럼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시켜버리면 됩니다. 여러명이 집단으로 투쟁한다면, 지금 천막농성하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처럼 그 업체를 통째로 계약해지 해버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GM대우는 손에 피 한방울 묻히지 않습니다. 코세스텍이 악수를 안했느니, 근태가 안좋으니 말도 안되는 사유를 내세우는 것도, 대정이 회사가 적자라는 말도 안되는 사유를 내세우는 것도, 모두 GM대우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코세스텍, 대정 모두 기꺼이 GM대우 대신 손에 피를 묻힙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남아있을 만큼, 충분한 수익을 GM대우가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