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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폭력사태에 대한 계급적이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의 공장점거파업은 정당하다
올해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단체협약 갱신을 위해 정당하고 당연한 교섭요구를 해 왔다. 그러나 기아차 원청은 무려 12차례나 교섭을 거부했다. 이에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7월 16일 합법쟁의권을 확보한 후 임단협 투쟁을 해 왔다. 기아차 자본의 무책임한 교섭거부는 비정규직지회가 8월 9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8월 23일 공장을 멈추는 공장점거파업으로 치닫게 했다. 그럼에도 사측은 반성하거나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평조합원들에게까지 고소, 고발을 남발하며 탄압으로 일관했다.
자본이 의도하는 바는 이미 2005년 단체협약으로 확인된 원청사용자성을 다시 부정하려는 것에 있다.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결정하고 작업을 지시하는 실제 사용주가 원청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자본은 이를 부정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발버둥 쳐 왔다. 2005년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의 단체협약은 비정규직노조 최초의 것으로 도급, 하청, 외주, 파견 등 간접고용형태의 비정규직을 양산함으로써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탄압을 강화해왔던 자본의 운동이 부당하다는 것을 폭로하는 상징이다. 자본과 정부가 비정규 악법을 통해 비정규직을 확산하고 정당화하려는 상황에서 2005년 단협은 불법파견파정이라는 법적 대응을 뛰어넘어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싸워 얻어낸 성과였기에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단협을 무효화하려는 자본에 맞선 비정규직지회의 투쟁은 정당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의 투쟁이어야 한다.
구사대 어용 세력들의 백색테러와 파업파괴
지난 8월 31일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구사대로 타락한 기아차 정규직 노동자 700여명이 파업투쟁 중인 비정규직지회 동지들과 연대집회에 참여한 동지들을 폭행하는 경악스런 일이 발생했다. 구사대는 이미 8월 27일부터 점거농성장 앞에서 파업파괴를 위한 조직적 집회를 시작하고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으며 투쟁 천막과 현수막을 불사르고 찢어발겼으며 활동가들을 구타하는 만행을 저질러 왔다.
8월 31일 당일에도 집회에 결합하기 위해 정문으로 나온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을 둘러싸고 위협했다. 대부분 여성조합원 동지들이었다. “아줌마들, 뭘 알고서 참가 하는거냐.”, “집에 가서 밥이나 해라”, “당신들은 현대푸드 정규직이다” 등 성폭력적인 야유와 조롱을 해되고 위압적인 행위들을 지속했다. 또한 구사대들은 부지회장인 이동우 동지를 질질 끌고 다니며 구타하고 공장밖에 대기하던 경찰에 팔아넘기려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조합원 두 명이 구타당하는 이동우 동지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감싸 안았으나 구사대들은 여성조합원 동지들까지 구타했다. 한 여성조합원 동지는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구사대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웃옷을 벗어 던지고 저항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이동우 동지를 공장 밖으로 끌어내려고 하였다. 구사대들은 더 이상 기아차지부 조합원들이기를, 노동자이기를 포기한 자본에게 영혼이 팔린 용병이었을 뿐이다.
또한 구사대는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에 대한 폭행 소식을 듣고 주차장 담장으로 이동하던 연대 동지들에게도 폭행을 일삼았다. 단지 공장 안의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에게 연대와 격려의 인사를 보내려 했을 뿐인데도 구사대들은 공장 밖으로 미친 개 처럼 뛰쳐나와 욕설을 퍼부으며 여성동지, 남성동지 가리지 않고 주먹질, 발길질을 해댔다. 구사대의 일방적 테러에 무방비였던 연대동지들은 무려 1km 가량이나 그저 얻어터지며 토끼몰이 당하듯 쫓겨나올 수밖에 없었다.
단호한 조치로 민주노조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
마땅히 비정규직지회의 투쟁을 지지하고 함께해야할 정규직노동자들이 오히려 파업을 파괴하고 같은 금속노조의 조합원들을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폭행했다. 뿐만 아니라 기아차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참여했던 이랜드 노동자들을 비롯한 연대동지들을 구타함으로써 단결과 연대라는 노동운동의 기본 정신마저 무참히 짓밟았다. 2004년 박일수 열사 투쟁 당시 비정규직 동지들을 몰아내고 투쟁 천막을 철거했던 현중 노조의 모습을 그대로, 아니 더 극악한 형태로 재현한 것이다.
당시 현중 노조의 테러는 민주노조운동의 기반을 허무는 반노동자적인 것으로 규정됐고 결국 현중 노조를 민주노총에서 제명했다. 이는 민주노조운동의 존엄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였고 오늘날 민주노조운동을 이어 가는 모든 동지들이 엄중하게 지켜내야 할 전통이다. 따라서 금속노조는 자조직 조합원들의 조직적이고 집단적 폭력만행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자본의 개가 되어 동지에게 연대가 아닌 반조직적이고 반노동자적 탄압을 행한 구사대의 마지막 한 명까지 색출하여 단호하게 민주노조에서 제명해야 한다. 구사대의 폭력만행을 정당화하거나 비호하거나 두둔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비정규직을 고용안정장치로 보는 정규직의 태도가 낳은 결과다
“꺼져라! 열심히 일해 키운 우리 회사를 왜 망하게 하려 하느냐.”
이것이 구사대에 있던 정규직 노동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이들은 이미 자본과 한 몸이 되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동지들을 적으로 돌리고 있었다. 이것은 그들이 왜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비정규직을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지, 왜 연대해야 할 같은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여기지 않았는지, 왜 비정규직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처절한 투쟁을 짓밟는 만행으로까지 치달았는지 가리켜준다. 자본이 하청을 도입하면서 퍼트린 “하청은 고용안정장치”라는 이데올로기를 그들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서는 회사를 살려야 한다고 믿고 고용안정장치 따위는 동료로, 같은 조합원 동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망하게 한다는 비정규직 투쟁을 자본과 한 몸이 되어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업체분사와 계약해지에 맞서 비정규직 지회 동지들의 농서 투쟁이 한창일 때 즉각적인 연대투쟁을 조직해야 할 긴박한 상황에 오히려 기아차 지부는 일방적으로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에 대한 직가입”을 추진하며 비정규직 지회의 조직력을 약화시켰다. 이번 공장점거투쟁에 대해서도 “3만 4천 조합원을 볼모로 하는 투쟁은 지지하고, 엄호할 수 없”으며 “이후의 책임은 문제를 초래한 당사자(정규직 일부 활동가, 비정규직 지회)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연대단절 선언”을 했다. 심지어 “투쟁방식에 있어서 비정규직지회의 일터가 아닌 기아차 조합원의 소중한 일터를 침해하는 행위는 동의할 수 없다”며 구사대의 입을 통해 들었던 노동자를 분열시키기 위한 자본의 “회사살리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반복했다.
한편 15만 금속노동자의 투쟁을 책임져야 할 금속노조는 기아차 지부의 비정규직지회에 대한 투쟁회피와 압력행사를 묵인하고 있다. 투쟁을 책임 있게 지도해야 할 금속노조는 9일 동안의 점거농성 기간동안 농성장을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으며 이번 반조직적, 반인륜적 백색테러에 대해서도 정규직, 비정규직의 알력다툼으로 치부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폭력사태의 원인은 결코 정규직, 비정규직의 알력다툼에 있거나 조직 미통합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잠식당한 체 비정규직을 동료로 인정하지 않는 정규직의 태도는 현대중공업, 현대차, 기아차 등 많은 대공장에서 드러나고 있고 원하청 노동자 연대를 가로막고 있으며 급기야 기아차 폭력사태를 야기한 주범이다.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가 진작 정규직과 노조 통합을 했으면 이번 폭력사태도 없었을 것이라 말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바꿔치기하고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일 뿐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을 동료가 아닌 자신들의 고용안정판 이라고 보고 있고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원하청 노동자 연대도 조직 통합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원청사용자성 인정, 임단협 동일 적용을 위한 원하청 공동 투쟁을 조직하라
“회사 살리기”, “하청은 고용안정장치”라는 자본의 이데올로기 현장에서 걷어내고 정규직노동자가 비정규직을 진정 자신의 동지로 받아들이고 함께 투쟁할 때 진정한 원하청 노동자 공동 투쟁도 15만이 하나 되는 금속산별도 건설할 수 있다. 반대로 이것 없이, 정규직이 태도가 바뀌지 않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마음으로부터 정규직에 대한 동지적 신뢰가 싹트지 않고서 이뤄지는 형식적 연대와 조직통합은 결코 15만 금속 노동자를 하나로 묶을 수 없다. 이번 폭력사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오히려 현장은 자본과 어용에 의해 유린되고 연대와 조직통합을 구실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와 이해를 정규직 노동자의 배타적 이해에 종속시켜 억압하는 것으로 나타 날 것이다.
이번 폭력사태는 비정규직 투쟁을 외면할 때, “조직통합하지 않으면 연대할 수 없다”고 할 때 어떻게 속수무책으로 현장이 자본에 의해 장악되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이런 실패를 계속 반복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 투쟁에 분명한 연대의 태도 보이고 공동의 투쟁을 조직하는 것만이 노동자가 살 수 있는 길이다. 정규직 노동운동이 진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함께 일하고 싸우는 동지로 인정한다는, 노동자는 하나라는 분명한 태도와 의지를 말이 아닌 구체적인 실천으로 보여야 한다. 원청사용자성 인정, 임단협 동일 적용, 비정규직 악법 폐기 등의 구체적 요구와 전술로 자본에 맞서 현장의 공동투쟁을 조직하는 것만이 자본과 어용의 현장장악을 분쇄할 수 있고 민주노조의 깃발을 사수 할 수 있으며 진정한 원하청 노동자 연대와 15만이 하나 되는 금속산별을 완수할 수 있는 길이다.
자본의 현장탄압과 장악에 맞서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열쇠가 바로 비정규직 투쟁에 있음을 기아차 비정규직 동지들의 9일간의 공장점거투쟁이 웅변하고 있다. “비정규직 고용보장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핵심적인 요구로 제기하며 시작된 기아비정규직지회의 공장점거파업은 전국의 사내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한 투쟁이었다. 비록 어용 구사대의 백색테러와 정규직 지부의 연대단절과 외면 속에서 일시적으로 농성을 풀고 숨을 고르고 있지만 비인간적인 비정규직의 삶과 고통이 바뀌지 않고 지속되는 한 결코 끝나지 않고 끝낼 수 없는 투쟁이다. 가자! 노동자의 연대를 위해 해방투쟁으로!
2007년9월3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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