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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 지회의 최선두에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필명) 지회조합원 동지에게 진심어린 동지적 인사를 드립니다. 답변이 늦었지만, 동지의 고민과 실천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직 늦지 않은 9월 투쟁의 대함성을 위하여, 조직하고 투쟁합시다. 투쟁!
"단기계약직 동지들을 지회로 결합시키려고 하지만, 방법이 없다.”
우선, 단기계약직 동지들에 대한 조직화는, 그저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 지회의 사활적인 과제가 되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1년계약직으로만 이루어진 소수의 노조라면 GM이 두려워 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GM에서도 이점을 알고있기 때문에 이미 조직된 1년계약직 보다는 단기계약직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단기계약직 조직화만 막으면 노조 깨는건 어렵지 않다.’ 라는 것이 자본의 계산입니다. 따라서, KD에서 출근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단기계약직 동지들의 경우, 대정의 의지와 무관하게 GM이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고, 메인라인을 비롯한 타 부서의 경우에도 단기계약직 동지들에게 물량공세, 회유협박을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의 전략이란, 선례를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노조 활동에 참여한 어떤 단기계약직도 재계약하지 않겠다.’ 는 파렴치한 부당노동행위가 바로 자본의 전략입니다.
자본이 사활을 걸고 달려드는 과제인 만큼, 조직화에 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단기계약직 조직화가 자본과 우리 지회가 맞붙는 최전방의 전선이라는 점만 명심하고 있다면, 방법을 찾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26일 투쟁 이후에 자본은 ‘노조 활동에 참여한 어떤 단기계약직도 재계약하지 않겠다.’ 는 확실한 선례를 남겼지만, 우리 지회는 ‘단 한명의 동지에 대한 부당한 계약해지도 좌시하지 않겠다.’ 는 선례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미조직된 단기계약직 동지들의 저울질이 사측에 기우는 순간이었습니다.
한번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란 좀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한발 밀렸지만, 바로 여기서 시작해야 합니다. 사측으로 기울어져있는 단기계약직 동지들의 저울을 역전시켜야 합니다.
동지적인 애정으로 가지고, 철저히 단기계약직 동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십시오.
그동안 관성적으로 반복해왔던 조직화 방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회의 자신감있는 투쟁력을 확인시켜주고, 진솔한 모습으로 잃어버린 신뢰감을 되찾아야 합니다.
‘단 한명의 동지에 대한 부당한 계약해지도 좌시하지 않겠다.’ 는 선례를 삭막한 현장에 내리꽂아야 합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위장도급업체인 태형산업이 노조의 하정기 동지를 해고했을 때, 태형산업 아줌마노동자들은 자신의 요구를 제쳐놓고 동료인 하정기 동지의 복직을 첫 번째 요구로 제시하면서 신속히 파업투쟁에 돌입했습니다. 노조가 무언지도 몰랐던 아줌마 노동자들이, 오로지 동료애와 동지애로 조직한 파업투쟁이었습니다. 이날 2공장 전체라인이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2시에서 3시까지 멈췄고, 손해배상청구 운운하던 사측에서 결국 하정기 동지를 복직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 현장에도 이런 믿음의 씨앗을 심기 위해 분투합시다!
“단기계약직 동지들은 재계약에만 관심이 있고 노조에는 관심이 없다.”
쉽게 단정지어서는 안됩니다. 노동자가 자본의 본질을 깨닫는 것은 투쟁에 나선 다음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투쟁의 경험을 하지 못한 단기계약직 동지들은 사측과 노조 두가지 압력 사이에서, 결코 장기적일 수 없는 당장의 이익을 저울질 하고있는 것 뿐입니다.
나의 얘기를 하기 보다는, 동지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십시오.
성급하게 나의 논리와 결론을 들이밀기 보다는, 다양한 투쟁의 경험을 전해주며 잘못된 환상과 허황된 기대를 짚어주십시오. 결론을 제시하기 보다는, 동지가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지회의 투쟁을 방관한 대가로 주어지는 당장의 재계약이, 지회가 무너진 다음에도 지속되겠습니까. 자본에게 ‘고용이 안정된 비정규직’이란, ‘앙꼬 없는 찐빵’과 같습니다. GM은 지금 당장 지회를 말살하기 위해서 편가르기를 하고있는 것 뿐입니다.
아무도 이런 자본의 횡포 앞에 우리 노동자들을 지켜주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조직인 노동조합 없이 단기계약직의 고용안정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집회에 참가하면 재계약은 없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것은 두려워해야 할 일이 아니라, 응당 분노해야 할 일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반성해야 할 현장의 솔직한 정서이기도 합니다. 우리 지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GM이 마음놓고 현장을 유린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현장의 정서를 완전하게 역전시킬 수 있는 것은, 우리 지회의 강력한 투쟁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강력한 투쟁을 벌이기 힘들다면, 작은 실천부터 모아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지회는 그동안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충분한 근거자료를 수집한 바 있습니다.
이것을 폭로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입니다. 유인물, 대자보, 홈페이지,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하십시오. 현장의 관리자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는 그 현장에, 부당노동행위를 명시한 법조문을 부착하고, 관리자들이 지회의 부착물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저지합시다. 지회의 유인물을 활용해,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구체적으로 낱낱이 고발하고, 현장의 동지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충분히 반박하고 교육합시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는 무임승차이다?”
많지는 않지만, 이미 불법파견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쟁취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동지들이 정규직화에 대해서 자신하지 못하는 것은, 9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자행된 우리 노동자들에 대한 비정규직화가, 이미 우리 노동자들의 정신까지 갉아먹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비정규직인 노동자는 없습니다. 인생이 비정규직인 노동자는 없습니다. 단지, 자본의 음모에 의해 비정규직으로 고용되고 착취받았을 뿐입니다. 일년 365일 반복되는 공정에서 노동하는 노동자가, 3개월마다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며 차별받고 고용불안에 몸서리쳐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 것입니다.
자본이 수천명의 노동자들을 일괄적으로 계약해지하고 정리해고한다면, 우리 노동자들도 우리 동지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정규직화 쟁취투쟁을 벌여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이란, 자본가들과의 끊임없는 힘겨루기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굳이 뒷걸음치지 않아도, 가만히 서있는 것 만으로 밀리는 것이 힘겨루기입니다. 투쟁하지 않으면 쟁취할 수 없고 빼앗길 수 밖에 없는 것이 노동자의 생존권입니다.
밀고 당기는 전투의 한복판에서 중요한 것은 적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 뿐입니다. 생존을 건 싸움터에서는, 누구도 싸움의 결과를 예상하지 않습니다. 결사항전이라는, 필사적으로 싸울 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신념만으로 불타오를 뿐입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라는 우리의 요구안이 과연 현실적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대답이란 ‘우리의 힘’에 따라 시시각각 변동하는 것입니다.
GM자본은 도급이라고 생떼를 쓰고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바로 우리들이 가장 잘 알고있습니다. 현행법 역시, 2년 이상 파견한 노동자에 대해서 직접고용을 하게되어있고, 실제 정규직화를 쟁취한 사례에서도 이법이 적용되었습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는 14년간의 부당한 착취에 대한 우리의 당당한 권리입니다.
부족한 것은 우리 지회의 힘일 뿐입니다. GM자본으로 하여금 불법파견된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게 만드는 우리 지회의 강력한 투쟁일 뿐입니다. GM자본이 승복하지 않는다면, 노동부가 GM자본을 봐준다면, 단 한 대의 자동차도 생산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자신감과 투쟁력이 필요할 뿐입니다.
이러한 투쟁은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현장의 미조직된 비정규직 동지들을 최대한 조직하고, 정규직 동지들과 강력한 파업투쟁을 전개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불법파견 전원 정규직화는, 절대 다수의 비정규직 동지들이 비정규직지회라는 한 대의 차에 탑승할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불법파견 전원 정규직화는 불가능하지 않다. 단, 동지가 승차할 때만이 가능하다!” 라고, 당당하게 조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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