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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5호 ♦ 06년 9월 4일 ♦ 발행인: 심정수 ♦ 발행처: 노동해방 현장투쟁 선전팀 ♦ http://cafe.daum.net/kiast
3개월간의 투쟁의 결과물이 고작 설탕바른 쥐약인가?
지난 5월 2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3개월이 넘게 걸린 06임단협 투쟁의 잠정합의안이 31일 나왔다.
그 과정과 내용을 보면 ‘현대와 차별을 두겠다’는 조남홍의 한마디에 예년의 ‘현대를 뛰어넘는...’이라는 구호는 사라지고 ‘현대와의 차별철폐’라는 제한된 구호가 06임단협의 핵심 쟁점이 되어버리다 보니, ‘현대만큼만’ 받으면 성공한 임단협이 되어 버렸다.
결국 올해도 기아자동차 임단협의 현대 따라가기는 극복되지 못하였다.
물론 분명히 지난 3개월간 조합원들의 소중한 투쟁의 결과이고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각종 핵심 요구안들은 거의 대부분 현행유지 수준이고 마치 숨은그림찾기 하듯 곳곳에 현장을 위협하는 독소조항들이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찾기조차 힘들 정도로 잘 숨어있다.
‘현대차 수준의 임금’ 이라는 설탕을 바른 다음 단협안에 현장 투쟁을 제한하고 가로막는 조항들을 은근슬쩍 삽입한 현대 자본의 속셈을 노측 교섭위원들은 눈치채지 못했단 말인가?
휴가를 넘어서까지 1달 가깝게 진행되는 파업 속에서 조합원들은 지쳐있다. ‘이제 그만 일하고 싶다’ 며 제대로 검토도 안하고 가결을 찍으려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억울하지 않은가? 3개월간의 피를 말리는 투쟁의 결과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가? 정말 우리는 ‘현대차 수준의 돈’ 때문에 3개월간 투쟁한 것에 불과한가?
의미없는 파업을 무조건 이어 가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난 3개월동안 투쟁한 것에 대한 정당한 결과물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고, 잠정안에 있는 독소조항들이 단 1개라도 통과될 경우 향후 현장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해서 막아내자는 것이다.
임금 호봉승급분 뺀 기본급 106,221원 요구 했으나 잠정합의안 78,000원은 호봉승급분 포함이므로 06년 호봉승급분 19,087원을 빼고 나면 58,913원 인상. 제도개선비용 7000원(현대 직무수당 7,000원에 해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킬 경우 65,913원 인상
가족수당 통상급화 2005년 임금 합의안에 ‘2006 임단협시 재논의 한다’고 되어있었지만 그야말로 ‘재논의’만 되었다. <- 현자 잠정안에 없는 내용이라 빠진 것인가?
성과급 지난 현대 자동차 임투에 현대 자본이 가장 큰 성과로 꼽았던 것이 바로 토요타식 ‘차등 성과급제’이다. 그런데 우리 잠정안도 똑같다. 생산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다르게 주겠다는 것이다. (06년 사업계획 생산대수 100% 초과시 150%, 95% 시 100%, 90%시 50%로 다르게 지급한다) 이것이 문제된 것은 현자의 경우 임금 찬반 투표시 이 내용에 대해 '연말 지급예정인 상여금 150%는 2006년 사업계획 달성에 따라 차등지급이 아닌 150% 지급 확정됨' 이라고 얘기했지만 나중에 현대 자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안은 원래대로 시행될 것"이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8월 6일 기사 참조)
우리도 위원장 동지와 사장이 연말에 무조건 주기로 구두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우용 동지 원직 복직건에서 확인했듯이 정확히 문서로 확정하지 않고 다만 사측과 구두약속만 할 경우 나중에 언제 그랬느냐는듯 딴소리 한다는 것이 이미 확인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18대 집행부는 공약상 12월로 임기를 마무리하기로 했는데 회사가 약속을 안 지킬 경우 도대체 누가 그 책임을 진다는 말인가? 19대 집행부가? 오리발 내미는 게 습관인 자본이?
성과급이란 자본의 주장대로 실적에 따른 이윤을 조합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라 기본급 인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표준생계비를 채우기 위해 요구하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 임금 요구안에 나와 있다.
만약 사측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면 앞으로 모든 것이 성과와 실적위주로 될 것이며 약간 비약한다면 개개인의 임금조차도 ‘성과와 실적에 따라’ 차등지급 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또한 이 상태로 합의될 경우 연말까지 생산 목표 필달을 위한 잔업, 특근이 계속될 것은 당연한 것이며 대의원들의 라인중단 투쟁도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직 진행중인 비정규직 지회의 파업시 조립 라인중단이 일어날 경우 “연말에 성과급 받아야 하는데 파업 좀 그만하라”는 논리가 판칠것은 불보듯 뻔하다.
한마디로 ‘차등성과급’ 그 하나로 우리는 연말까지 생산목표 필달하기 위해 동지고 나발이고 없이 뺑이 쳐야 하는거고, 자본은 꿩먹고 알먹고 둥지털어 불까지 때는 셈이다.
비정규직과의 연대투쟁 하청관리자들은 교섭할때는 ‘나는 힘없다’ 면서도 라인 파업때는 주먹질로 힘자랑 하고 있고, 원청 자본은 교섭석상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다. 작년처럼 정규직 투쟁이 마무리 된 후까지 비정규직 파업이 이어지는 상황을 막고자 함께 싸우고 함께 끝내자는 것 아니었나? 정규직 노동조합이 파업기간중 원하청 연대회의를 없애 버리고 식당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파업에 “밥이니까” 라는 기가막힌 이유로 파업권 불인정이라는 어용들이나 하는 최악의 결정을 하는 것이 불과 2달전 산별전환이 76.3%로 가결된 기아차 노동조합의 모습이다.
이런데도 찬성을 찍으란 말인가?
단협 이번 단협내용중 현대 자본이 은근슬쩍 끼워넣은 현장 죽이기 조항이 있다.
제 44조 징계
현행안
2. 형사상 소추로 형을 선고 받은 경우
요구안
2. 형사상 소추로 형을 선고 받은 경우. 단 조합활동으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
잠정합의안
2. 형사상 소추로 형을 선고 받은 경우. 단,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
문제점
징계위 노사동수 쟁취못함. <-06임단투핵심 요구안
‘조합활동’ 앞에 ‘정당한’ 이라는 불필요한 문구가 삽입됨으로써 어용 내지 협조적 집행부가 들어설 경우 현장의 대의원과 선봉대, 산안위원등의 조합활동이 제한될 소지가 많아 졌다. 현행안보다 오히려 후퇴한 내용.
제45조【신기술·신기계(자동화】 도입】
현행안
② 회사는 차종 단산 및 신차종 전개, UPH 조정 시 조합에 통보하고 노사 의견 일치하여 시행한다.
요구안
제59조【신기술·신기계(자동화】 도입】
② 회사는 차종 단산 및 신차종(F/L,M/Y포함,엔진,변속기,소재)전개, UPH 조정 시 조합에 통보하고 노사의견 일치하여 시행한다.
잠정합의안
② 회사는 차종 단산 및 신차종 전개, UPH 조정 시 조합에 통보하고 노사 의견 일치하여 시행한다.
단, 노사는 고용 안정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차종 전개시 양산 일정을 준수토록 한다.
문제점
‘신차종 전개시 양산일정 준수’라는 문구 삽입으로 메인라인의 경우 대의원이 현장 투쟁시 강력한 무기인 양산일정을 담보로 한 라인중단이 무력해 질수 있다. 현행안보다 후퇴된 내용.
신설
요구안
⑥ 회사는 신차종 전개시 사내 모듈을 전개 할 공장을 설립한다.
잠정합의안
⑥ 회사는 신차종 전개시 모듈화 관련(모듈공장 포함) 부분은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노사의견 일치하여 시행한다.
문제점
신차종 전개시 자동으로 사내모듈공장 설립이 아니라 고용안정위에서 논의하게 되어있음.
모듈공장 관련 사내 모듈이라는 원칙이 빠져있다.
식당노동자의 파업권은 정규직 노동자의
한 끼니 보다 소중하다.
지난 8월 31일 식당 파업이 진행되었다. 원,하청 사측과 정규직 조장협의회, 생산관리자협의회, 노동조합까지 가세한 압력에 비정규직 지회는 한발 물러섰고 최악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현장의 조합원들은 대의원이나 상집간부들보다도 더 식당 노동자들의 파업에 우호적이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정규직의 파업과 식당 노동자들의 파업을 다르게 보지 않았고, 우리가 파업한다면 그들도 파업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지금 비정규직 파업관련해서 8명의 비정규직 동지들과 6명의 정규직 동지들이 고소고발 되어있는 상태다. 왜 정규직 활동가들까지 나서서 고소고발을 불사하며 대체인력의 투입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가? 파업이란 것이 라인을 잡음으로써 자본가들의 생산에 타격을 입히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생산이 정지되지 않으면 파업은 결코 무기가 될 수 없다.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뭐가 아쉬워서 자본가들이 제 돈 써가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겠는가? 자본가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생각해보자 06임단투에서 30차가 넘는 교섭 끝에 그나마 처음으로 제시안이라도 나온 것은 교섭을 통해서가 아니라 파업투쟁의 강도가 높아지면서였다. 우리들이 파업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제시안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식당 노동자들이 파업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식당노동자들의 요구를 아직까지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파업을 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 회사의 차를 계약한 고객은 출하 지연 등으로 인해 불편을 겪게 된다. 그런 고객의 불편과 우리의 파업의 정당성은 항상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식당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그들의 고객인 셈이다.
‘밥’이기 때문에 파업을 할 수 없다면 도대체 ‘자동차’이기 때문에 파업할 수 없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졸린눈 비비고 공장에 출근해서 오전 내내 열심히 땀 흘렸는데 점심밥이 안 나온다?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것이다. 화가 나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그 분노는 비정규직지회와 식당 노동자들에게 겨누어질 것이 아니라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수수방관해온 기아 현대 원,하청 자본을 향해야 한다. 가만히 있지 말자! 식당 노동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해서 우리가 밥도 못먹게 만든 그들에게 항의의 행동을 보여주자.
식당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정규직들의 한 끼니 식사보다 소중한 이유는, 밥 한 끼니 굶는다고 죽지는 않지만 파업권이 없는 노동자의 삶은 살아도 제대로 살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식당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굶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만 식당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수 있다면 차라리 한 끼니를 굶으면서 식당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할 것이다. 그것이 산별가결 76.3%의 기아차 노동조합의 성숙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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