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전노협의 분신이라고 자부했던 마창의 노동자라는 자부심은
이제 버리겠습니다.
전 정규직입니다.
창원공단에서 큰소리 치는 대기업 조합원입니다.
오늘 비 맞고 투쟁하는 비정규직 동지들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물대포에 세제가루 썪어서 뿌려대는 대우차 개 호로자식 구사대놈들 정말 바위로 쳐 죽이고 싶습니다.
다음에 창원 어디서 술자리나 어디서 보더라도 개놈의 자식들 욕지꺼리를 퍼붓고 얼구 못 들고 다니게 만들겠습니다.
오늘 지엠대우 비정규지회 고공농성 사수를 위해 먼길 마다않고 한걸음에 달려오신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오늘 대오에서 느꼈듯이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연맹 경남본부 정규직 노동자들 얼마나 많이 왔습니까? 참 볼만 했습니다. 정말 이렇게 서럽게 싸우는데 코빼기 안비치는 지엠대우 지회 간부들 육교위에서 아니 저 건너편 언덕에서 혹시 공장 어찌될까 싶어서 구경 나왔던 대우차 노동자들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오늘 집회, 정말 속에 열불이 나서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불대포 쏘아대는데 꿈쩍도 않는 컨테이너 잡아댕긴다고 고생한 동지들! 정말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동지들의 투쟁을 저 고공농성 중인 세명의 동지들이 보았을 것입니다.
오늘 당장 동지들의 밑으로 가서 음식을 올려주고 물을 올려주고 밧데리를 충분히 올려줬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움 남지만 동지들의 투쟁이 그 밑거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굴뚝의 동지들이 그 뜨거운 투쟁의 열기를 가슴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이제 다시 진격해야 합니다.
무식하게 물대포에 맞서서 매맞지 않는 우리 노동자들의 당찬 투쟁으로 반드시 공장 진격투쟁을 전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호소합니다.
경남본부와 지역의 정규직 노동조합 믿지 마십시오. 우리가 (저도 정규직이라서) 가면 얼마나 가겠습니까? 관심없습니다.
지엠대우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아시겠지만 아니 전국의 사내하청 노동조합 동지들 다 아시겠지만 우리 얼마나 이기주의적입니까? 우리 얼마나 비겁합니까? 우리 일자리 없으면 하청 내쫒아라 하는 우리들입니다.
물론 안 그런 노동자들 있겠지요. 그러나 간부라는 사람들이 투쟁하는 현장에 한번 찾아오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부끄럽지만.
전해투 동지들, 덤프연대 동지들, 현대차, 기아차,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대구경북 비정규직 연대회의 동지들 다음 번 투쟁은 반드시 동지들의 투쟁방식으로 동지들이 투쟁의 선봉에서 이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싸움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입니다.
비겁하지만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투쟁의 현장에서 당하고 얻어 터지고 이 앙물고 싸움해 온 동지들의 한 맺힌 가슴을 알아주는 경남본부 아니 지역의 노동조합 간부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동지들은 두 번이나 그것을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출근투쟁 저도 두번 갔습니다.
장난 아니였습니다. 그렇게 싸움해서 이길수 없습니다.
고공 농성중인 동지들이 배고파서, 추위에 떨어서,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아니면 개끌리듯이 경찰 특공대에 끌려서 내리오는 것을 기다리자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강하게, 아주 강하게 다부지게 죽기살기로 몰아붇이지 않으면 지엠대우 비정규직 투쟁은 그야말로 자본의 대단한 승리로, 물대포에 컨테이너와 철망에 보기좋게 당한 치욕적인 투쟁으로 끝날 것입니다.
다음 투쟁은 정말 각오합시다.
죽기 살기로 담장을 넘더라도 고공농성에 목숨을 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보호해냅시다. 동지들만이 희망입니다. 동지들만이 당당한 투쟁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힘냅시다. 싸워서, 싸워서 반드시 우리가 이기는 투쟁을 한번 만들어 봅시다.
다음 투쟁에 동지들과 함께 만나겠습니다. 그땐 우산도 던져 버리고 비옷도 벗어버리고 이 따끈한 가슴으로 동지들과 부대끼면서 강력하게 싸우겠습니다. 부끄럽게 정규직 작업복을 입고 다니는 것보다 맞아서 끌려나오더라도, 담장을 넘었다고 잡혀가는 한이 있더라도 더 당당하고 옳은 일이라 믿습니다. 늘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내 형제와 부모, 아니 내 자식들에게 물려 줄 게 없어서 비정규직까지 물려줄 순 없지 않습니까!
힘냅시다. 비정규직 반드시 박살내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 쟁취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