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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는 “태풍의 핵”이 되어야 한다
-금속 대의원 동지들, 요구를 확대하고 투쟁을 확대하자
정세는 엄혹하다. 그러나 금속노조 5기 사업계획에는 “투쟁”이 없다.
작년 노동악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노무현 정부는 4월20일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있다. 산재보상법 개악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고 한미FTA가 합의되었다. 현 정세는 이 땅 노동자계급에 대한 “무제한적인 수탈”을 목표로 하는 자본의 노동유연화 공세가 개시되고 있다. 그렇다. 이것은 “계급전쟁”이다.
3월20일 금속노조 전국지회장 수련회 때 대부분의 지회장 동지들은 “한 판 투쟁이 불가피하다”라는 정세인식을 공유했고 투쟁을 호소했다. 그러나 정갑득 위원장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안한다”고 선언했다. 5기 집행부가 제출한 사업계획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정갑득 위원장이 말하는 준비된 싸움은 2009년에나 가능하다. 즉 2008년 화섬과 통합하고 2009년 제조 산별을 건설해서, 30만 규모의 쪽수를 갖춘 이후에나 준비된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쪽수는 연대의 정신으로 단련되고 노동해방 사상으로 지도될 때에만 자신의 파괴적인 힘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있다. 지금도 사활을 걸고 진행되고 있는 장투사업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자동차 산업에서 예고되고 있는 대규모적인 정리해고를 막아내지 않고서, 원청 사용자성과 동일단협 적용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조직하지 않고서 어떻게 15만의 금속노조가 강화될 수 있는가? 금속노조는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의 핵심적인 원인인 노동악법(정리해고제 기간제 파견제, 노사관계로드맵)을 폐기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기 위한 연대와 투쟁의 정신으로 단련될 때 강화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과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이 금속노조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정부, 자본과의 대장정”이다. 즉, 노동악법을 폐기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기 위한 “현장대장정”이 아니라 산별교섭을 설득하기 위한 정부와 자본가계급과의 상시적인 대화의 틀을 마련하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정부, 자본과의 대장정”에 많은 지회장 동지들이 문제제기하고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갑득 위원장은 자신의 포기할 수 없는 “신념”을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정갑득 위원장의 “신념”은 ― “노사패러다임이 과거의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협력적 노사관계로 바뀌고 있다”(지난 3.23일(금) 노동부 장관 초청 조찬 강연회 강연 내용 중에서) ― 오히려 정부와 자본가계급이 명쾌하게 규정하고 있듯이 “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축”을 향해가고 있다.
금속노조 5기 사업계획, 산업정책들은 “노사정 협조”를 전재조건으로 하고 있다
올해 금속노조 5기 산별교섭의 목표는 대공장 사용주들이 참가하는 기본협약의 체결이다. 이를 위해 정갑득 위원장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안한다, “파업 자제” 선언을 하고 파업이 사라진 자리에서 자본가계급을 만나 “산별교섭이 교섭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을 할 수 있는 방안”임을 설득하여 올해 완성4사가 참여하는 산별기본협약, 금속산업 사회적 합의기구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회적 합의기구 건설을 위해서 노동자계급의 양보안을 제출하고 타협하겠다는 것이다.
금속노조가 사업계획으로 제출하고 있는 산업정책 ― “고용안정기금(노사공동기금), 사회양극화 기금, 산별고용지원센타, 공동결정제도(노동조합의 경영참가), 직업훈련, 고용알선, 취업센타의 운영권 확보 등”―들은 비정규직 고용형태를 인정하고 구조조정과 배치전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양보해주고 대신 정규직의 고용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보장받는 것들이다. 이는 “노사정 협조”를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것이며 파업자제, 생산성 향상(노동강도 강화),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선언”이다.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시기에 비정규직 고용형태를 인정하고 구조조정과 배치전환을 허용한다는 것은 정규직의 고용도 비정규직의 처우개선도 보장받을 수 없는 이 땅 노동자계급을 생존의 벼랑으로 내모는 정책들이다.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의 핵심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바로 노동악법(정리해고제, 파견제, 기간제, 노사관계로드맵)과 비정규직의 고용형태 그 자체이다. 따라서 자본가들에게 “고용안정기금”을 요구하기 이전에 구조조정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을 조직하는 “연대와 투쟁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자본가들에게 “사회양극화 기금”을 요구하기 이전에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노동악법과 비정규직 고용형태를 철폐하기 위한 “연대와 투쟁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금속노조 산업정책들은 비정규직 고용형태를 인정하고 차별을 최소화하고 처우를 개선하자는 논리이다. 우리가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독한 패배주의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자본가계급이 언론을 통해 유포하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비정규직 악법을 저지하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목숨 걸고 조직했던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 의지를 꺽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 땅에 비정규직이 어떻게 도입되었는가? 98년 민주노총이 정리해고제, 파견제를 합의해줌으로써 공식통계수치로 850만이 넘는 비정규직이 양산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협력적 노사관계이다. 비정규직 악법 시행령이 4월30일 입법예고 되고 있고 “기간제는 무한 확대, 노동부 추산치로만 500만명”이 넘는 파견제 노동자들이 양산될 것이라고 한다. 노동악법 폐기투쟁 전선을 조직하지 않고 비정규직 악법을 인정하고 차별시정위원회에 참여해서 차별을 최소화하겠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협력적 노사관계이다. 비정규직의 고용형태를 인정하고 구조조정과 배치전환을 허용하면서 정규직의 고용과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이루겠다는 금속노조 산업정책들이 바로 협력적 노사관계이다.
이를 반영하듯 금속노조 5기 사업계획에는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투쟁 과제인 “원청사용자성인정, 동일단협 적용 ”, “구조조정 분쇄, 생존권 사수” “노동시간 단축과 야간노동폐기”, “장투사업장 해결”, “노동강도 강화 분쇄, 생활임금 쟁취 노동자건강권 확보” 등 계급적 요구를 중심으로 한 금속노조 전면총파업 투쟁은 삭제되어 있다.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확대하자.
많은 동지들이 15만이 하나 된 투쟁을 위해 올해는 산별교섭 확보와 기본협약 갱신 요구에 만족하고 추가 중앙교섭 요구안을 제출하지 말자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은 15만의 하나 된 투쟁도 만들지 못한다. 왜냐하면 중앙교섭 요구안은 “비정규직” 관련 2개조항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공장 단협 보다 후퇴한 안”이기 때문에 전환한 대공장 조합원들은 투쟁하지 말자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고 노동악법이 도입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부품사를 중심으로 한 기존 금속노조 조합원들조차 기본협약 갱신요구가 임금과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대의원 동지들, 임시대위원대회에서 확정되는 07년 사업계획에 금속노조의 미래가 걸려 있다. 전환된 대공장 사업장 조합원 동지들, 비정규직 조합원 동지들뿐만 아니라 미조직 노동자들까지 금속노조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가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적들의 탄압이 아니라 투쟁해야 할 때 투쟁하지 않고 계급적 이해를 대변하지 못함으로써 깊어지는 현장 조합원 동지들의 체념과 미조직 노동자들의 불신이다.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의 핵심적인 원인인 노동악법 폐기,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조직했을 때 금속노조는 사업계획에서도 나와 있듯이 “태풍의 핵”이 되고 15만이 투쟁과 연대의 정신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15만이 하나 된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서라도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은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산별중앙 교섭 요구안은 “당장 손에 잡히는 양보안”들이 아니라 산별노조로서 쟁취해야 할 계급적 요구로 확대되어야 한다.
첫째, 금속노조 중앙교섭 합의안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고용안정과 관련한 모든 조항은 구조조정과 배치전환을 분쇄하고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들로 전면 수정되어야 하며(최소한 현대자동차 단협 수준으로 상향되어야 한다) [사내하청처우개선]과 관련해서도 원청사용주들이 “근기법, 산안법, 산재보상법, 기타 노동관계법을 위반”하지 않을 직접 주체임과 동시에 교섭의 대상자임을 적시하고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노동삼권 보장과 동일단협적용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사내하청노동자의 산업안전보건]의 모든 항은 산안법보다 후퇴된 안이며 따라서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실질적인 책임이 원청사용주에게 있음을 적시해야 하고 따라서 “지도/감독”은 삭제되어야 한다. 특히 “3.고용안정”과 관련한 [산업공동화 대책], [산별고용안정시스템 구축], 그리고 부칙 [노사공동연구팀 팀 구성] 등, “파업자제와 생산성 향상 등 노사협력 선언을 바탕으로 한 산업 정책”들은 폐기되어야 한다.
둘째, 금속노조 중앙교섭 요구안은 확대되어야 한다. 단협위원회에서는 “고용의제와 사화양극화 의제”를 중앙교섭 추가 의제로 가져가고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 해소의 핵심적인 투쟁 의제인 “장투사업장 의제, 비정규직 의제, 노동시간 의제, 임금의제” 는 중앙교섭 의제에서 누락시켰다.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는 아예 손에 쥐려고도 하지 않았다. 산별교섭이 교섭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다고 자본가들을 “설득”해야 하는 중앙 지도부는 자본과의 전면적인 투쟁일 될 수밖에는 “장투사업장 문제 해결, 불파 정규직화 투쟁, 원청사용자성 인정과 동일단협 적용, 노동시간 단축과 생활임금 쟁취”는 피해가고자 했다. “쌍용자동차가 무쟁의 선언을 했는데, 과연 현대자동차가 모든 것을 걸고 파업할 수 있느냐? 파업 못한다. 지금은 금속노조 조직력을 정비해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밀고 있다. 그래서 자본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산별교섭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산별교섭확보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바로 정부와 자본가계급에 대한 “협력 선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전국지회장 수련회 때 지회장 동지들을 비롯한 심지어 지부장 동지도 “한 판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절박한 정세인식을 공유했다. 이것은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 해소의 핵심적인 투쟁 의제인 노동악법 폐기와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위한 금속노조 총파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갑득 위원장은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안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투쟁을 조직하는 자리이다.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누가 파업할거냐 파업 못하지 않느냐” 오히려 현장을 향해 “협박”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지도부가 당장 손에 잡히는 양보안들이 아니라 금속노조 전조합원의 단결과 투쟁의 제권리들을 쟁취하고 강화하기 위한 투쟁의 과제를 중앙교섭 요구안으로 정식화하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이제 지도부가 하지 못하면 대의원 동지들이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 중앙교섭 핵심적인 요구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원청사용자성인정, 동일단협 적용 2. 노동시간 단축 야간노동폐기, 3.구조조정 분쇄 총고용 보장 4. 장투사업장 문제 해결 5. 노동강도강화 분쇄, 생활임금쟁취,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 일정을 전면 수정하고 투쟁을 확대하자
- 비정규직 악법 폐기, 장투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자.
금속노조 사업계획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금속노조의 산별교섭 확보 투쟁은 대공장 사용자단체가 참여하는 기본협약을 체결하는 것과 이후 대선 투쟁에 종속된 일정이다. 사업계획서에서 제기하고 있는 전술은 “7월 시기 집중과 1만명 상경투쟁, 악질사업장 타격 투쟁” 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조의 일정을 보면 7월 시기 집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 노조의 무쟁의 선언에도 알 수 있듯이 대공장에 지명경고파업을 때리더라도 생산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이와 나란히 구조조정에 내몰린 비정규직, 부품사 그리고 장투사업장 동지들의 결사투쟁이 이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산별교섭 확보는 대중파업을 자제하고 양보안을 던지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본의 노동유연화 공세에 맞서 투쟁을 확대하여 정면돌파할 것인가? 장투사업장, 비정규직 부품사 동지들의 결사투쟁, 나아가 금속노조의 전면총파업을 자제하고 양보할 것인가? 우리는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투쟁하는 동지들의 요구를 배신하지 말아야 하며 자본가계급에 협력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산별교섭 확보와 대선 투쟁 일정에 종속된 7월시기 집중과 지명경고타격 투쟁 전술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투쟁 일정과 전술은 확대된 금속중앙교섭 요구안을 중심으로 재배치되어야 한다.
어떠한 투쟁이든 관제고지,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무현 정부는 4월30일 노동악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있고 7월 시행령이 실시되면 노동부 예상치로도 “기간제 무한 확대, 파견제 500만명이” 넘는다. 연중 무휴의 대규모적인 계약해지가, 정규직 일자리에 대한 구조조정 정리해고 비정규화가 이 땅 노동자계급의 생존을 덮칠 것이다. 비정규직 악법이 도입되기도 전인 현장은 지금도 전쟁터이다. 하지만 야만적인 노예화에 저항하면서 기륭전자 동지들이, 하이닉스 매그나칩 비정규직 동지들이 3년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다. 광주 울산 미화원 동지들이, 삼성SDI 동지들이, 학교비정규직 동지들이, 병원사업장 동지들이, 뉴코아와 이랜드 철도 비정규직 동지들이 투쟁하고 있다. 이제 민주노총의 주력 부대인 금속노조가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의 투쟁에 화답하고 노동악법 폐기투쟁의 선두에 다시 서야 한다. “우선적”으로 비정규직 악법 폐기, 장투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한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해서 곧바로 위력적인 총파업이 조직되지 않을 거란 거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총파업 전선을 설치함으로써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현장의 자신감, 반격을 위한 현장 투쟁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가교를 통해 노동유연화 분쇄, 구조조정 분쇄, 비정규직 철폐투쟁으로 나아가자.
금속노조 대의원 동지들, 대공장 사내하청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서, 노동삼권 쟁취를 위해서 박일수 류기혁 열사를 보내야 했고 목숨 걸고 할 수 있는 모든 투쟁들을 조직해왔다. 우리는 가장 어렵고 힘든 조건 속에서도 투쟁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금속노조의 자랑스러운 일부분으로 투쟁의 선두에 설 것을 결의한다.
2007년4월25일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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