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지엠대우) 창원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파견 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1심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지난 7월 대법원이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고 선고한 데 이어 창원지법이 대우차 역시 도급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을 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불법 파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목소리에 다시 한번 힘이 실릴 전망이다.
창원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허홍만 부장판사)는 23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지엠대우자동차의 전 사장 데이비드 닉 라일리(현 GM유럽 사장)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원심을 뒤집고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라일리 씨와 같은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은 지엠대우의 협력업체 대표 김모 씨 등 6명에 대해서도 원심을 뒤집고 유죄를 인정해 4명에게는 각각 벌금 400만 원을, 2명에게는 각각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엠대우와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이 진정한 도급인지, 파견인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며 "계약의 내용과 업무수행과정·계약당사자의 적격성 등을 살펴보면 계약의 목적이 노동자의 노동력 제공 자체에 있기 때문에 파견근로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불법파견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협력업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미필적으로나마 이러한 근로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