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한 GM대우 전 사장 데이비드 닉 라일리(현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씨를 비롯한 GM대우 협력업체 대표 6명이 4일 법원에 나와 첫 정식재판을 받았다.
창원지방검찰청 안희준 검사는 이날 형사4단독 손호관 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라일리씨가 지난 2003년 12월 22일부터 2005년 1월 26일까지 창원시 ㅊ사 등 협력업체 6곳과 도급계약을 체결, 이들 업체로부터 모두 847명의 근로자를 불법 파견받아 적법하지 않은 형태로 생산공정에 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기소배경을 설명했다.
다시 말해 GM대우와 협력(하청)업체 사이에 서류상 도급계약서는 작성돼 있지만 계약서 상 도급의 대상 공정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데다 파견된 근로자들을 GM대우 필요에 따라 도급 대상 공정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원청인 GM대우에서 하청 직원들의 근태관리와 작업지시 등을 직접 지휘감독한 데다가, 작업장 라인에서 GM대우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같이 섞여서 일해 원청과 하청간의 공정구분 또한 명확하지 않아 적법한 도급관계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즉 자동차 생산공정은 도급 계약의 대상이 아닌데도 GM대우가 협력업체들과 도급계약을 맺고, 실질적으로는 파견근로자처럼 근무를 하게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어진 협력업체 대표들에 대한 주심문에서 GM대우측이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직·간접적으로 지휘나 관리·감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협력업체 대표 6명은 "GM대우 생산라인에서 일한 근로자들에 대한 공정별 배치 인원 결정, 근무 시간 조정 등은 GM대우가 아닌 우리가 고용한 4~5명의 관리자들이 현장에 나가 관리 감독했다"고 주장하며 불법 파견을 부인했다.
닉 라일리씨 또한 "GM대우 정식 직원이 아닌 근로자들이 생산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10억원 이상의 계약만 보고를 받기 때문에 이번 처럼 그 이하의 계약인 경우는 시기나 내용 등의 구체적인 사항을 보고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대우를 인수할 당시 고용형태를 그대로 승계했고, 전세계 협력업체만 600~700개 정도나 돼 일일이 보고받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창원지검은 지난 2003년 12월 22일부터 2005년 1월 26일까지 협력업체 6곳과 계약을 체결, 이들 업체로부터 모두 847명의 노동자를 파견받아 생산공정에서 일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벌금 700만원에 릭 라일리 전 사장을 약식기소했다.
더불어 협력업체 대표 6명도 같은 기간 119~165명씩의 노동자를 각각 고용계약을 맺은 뒤 GM대우 창원공장에 보내 조립공정에 근무토록 한 혐의로 벌금 300만~400만원씩에 약식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