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파업 3일차를 맞고 있다. 주말인데도 200여 명의 주간조 조합원들이 파업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조합원들은 하이닉스 매그나칩, GM대우 비정규직 투쟁, 2005년 기아 비정규직 지회 파업 투쟁 동영상을 보며 파업결의를 다지고 있다.
원청자본은 어제 단전협박을 했으나 아직까지 단전을 실시하지는 않고 있다. 대신에 원청자본은 판넬로 방벽을 만들어 농성 대오를 고립시키고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파업 거점인 도장라인 밖에는 소방차와 앰브란스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11 : 00에는 관리자 50여명이 파업 농성장 주변에 대기하다가 물러났다.
원청은 23일 파업 문화제 관련 연대단위 진입투쟁과 라인점거 관련해서 28명의 조합 간부와 평조합원들에게까지 고소고발을 했고, 화성경찰서는 하루만인 24일 28명 전원에 대해서 경찰서로 출두하라는 핸드폰 문자를 보냈다. 참으로 번개 같은 법집행이다. 화성 경찰서는 다음 주 월요일에는 핵심 간부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고 협박을 하고 있다. 기아자본은 심지어는 구사대 폭력에 분노해 분신을 하려 했던 정규직 활동가인 정현성 동지에게도 고소고발을 하여 어제 문자로 출두요구서를 발부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
주말을 틈타 구사대의 침탈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규직 활동가 동지들이 속속 파업 농성장에 결합하고 있다. 13 : 30분에는 화성은 물론이고 소하, 정비, 판매 소속의 금속 노동자의힘 동지들 20여 명이 중앙 수련회 일정을 취소하고 파업 현장에 지지방문을 했다. 금속 노힘 동지들은 비정규직 점거 파업에 대한 악선동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거짓인지를 정규직 조합원들한테 알려내고 정당한 파업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기로 했다. 이후 금속 노힘 동지들은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14 : 15분에는 원청에서 ‘도장공장 점거 농선인원 즉각 철수 요청 건’이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보내서 퇴거를 요구했다. 이 공문에서 원청은 이후 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은 지회와 농성에 참여한 해장 조합원의 전적인 책임이라는 협박을 일삼았다.
비정규직 지회의 도장라인 점거에 대해 일터의 안전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폭력행위를 일삼는 폭도라는 악선동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평화롭게 질서와 규율을 지키며 농성을 하고 있다. 우리의 평화롭고 질서 있는 농성을 위협하는 것은 구사대의 대체인력 투입 협박이다. 만약 우리의 평화로운 농성장이 침탈당할 위협에 처한다면 우리는 목숨을 걸고 단호하게 저항할 것이다.
자본은 말만하면 안전한 일터, 소중한 일터 운운하지만 우리야말로 진정으로 안전한 일터를 원하고 소중한 일터가 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우리야말로 수백 명의 용역깡패가 현장에서 미친 난동을 부려서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겪어야 했고, 구사대의 대체인력 투입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폭언으로 인해 심각한 위협을 겪고 있다.
우리는 노동자가 고용불안을 위협을 느끼지 않고, 초저임금으로 생활의 불안을 느끼지 않고 우리의 가족들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진정으로 안전한 일터를 원하고 있다. 우리는 근골격계와 위장병 등 각종 직업병과 산재로 위협당하지 않는 안전한 일터를 원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노동자의 진정한 안전한 일터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은 또한 우리가 공장을 볼모로 투쟁하고 있다고 악선동을 하고 있다. GM대우 비정규직 투쟁이나 이랜드, 뉴코아 동지들의 매장점거 투쟁에 대해서도 공장을 볼모로 한 투쟁, 매장을 볼모로 한 투쟁이라는 악선동이 쏟아졌다. 하지만 자본이야말로 노동자의 고용과 생존권을 볼모로 우리의 파업투쟁을 깨려고 안달이 나 있다. 우리는 노동자의 목숨을 빌미로 파업을 파괴하려는 기아 자본에 대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공장을 볼모로 하는 투쟁이 아니라 소중한 우리의 공장을 거점으로 삼아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투쟁!
파업 농성장에서의 조합원들의 편지들
다음은 조합원들이 가족, 비정규직, 정규직 동지들, 조합 간부들에게 혹은 자신에게 쓰는 진솔함이 담겨 있는 편지들입니다. 계속해서 조합원들의 편지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지1
사랑하는 아들아!
미안하다 아들아 어쩌다가 이 못난 아비가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자가 되어 너의 앞을 가로막는 것 같다. 배울 것 제대로 못 가르치고 먹을 것 제대로 못 먹이고…
차마 눈물이 앞을 가려 글을 잇지 못하는 구나.
아빠가 못다 이룬 꿈! 너라도 새가 되어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지내려구나. 춥고 괴롭고 배고픈 것은 잠시 뿐! 현실이 어려다고 인생을 포기하지 말고 내일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고 내일의 희망을 이루는 그날까지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사랑하는 내 아들아 KD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편지2
아내에게
오늘, 내일 늘 불안한 남편의 일터로 가슴 졸인 당신에게 늘 미안함뿐이네. 07년 열심히 투쟁해서 다시 당신 마음 안 졸이게 바꾸어 보겠네. 늘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 하네
편지3
정규직 조합원 여러분!
정규직 조합원도 가정이 있고 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고용이 걱정이 되듯이 우리 비정규직도 가정이 있고 한 집안의 가장입니다. 정규직이 고용에 대한 불안이 있는데 우리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열배 아니 몇 십 배의 고용불안을 느낄 것입니다.
2005년 피와 눈물로 맺은 단체협약이 2007년 갱신의 해입니다. 그러나 사측은 11차에 걸쳐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내년으로 미루자 비정규직 지회와 화성지부 직가입자가 있는데 어디와 교섭을 해야 되냐는 등등 헛소리를 일삼고 있습니다. 또한 단체협약은 발전적인 단협이 되야 함에도 근로기준법을 들어 생리 휴가를 무급화 하자 연월차를 줄이자하고 개소리를 짖어대고 있습니다.
개소리엔 몽둥이가 약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 비정규직 지회는 2007년 8월 23일 12시 10분부로 전면적인 총파업을 목숨을 걸고 사수하는 것입니다.
우리 비정규직의 임금으로는 한 가정을 꾸려 나가는데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중고등 학생의 학부모로서 이번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교육비를 몇 십%만 지원받을 수만 있다만 그것으로도 생계에 크나큰 힘이 될 것입니다. 100% 원하지도 않습니다. 우선 몇 십%부터 시작해서 다음 단체협약 갱신 때 조금씩 올려 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비정규직 지회가 생기기 전에는 우리 비정규직은 설이나 추석, 휴가 때 단 한 푼도 없던 귀경비를 2005년 단협을 체결하면서 아주 작지만 명절에 10만원 휴가 때 15만원이라는 쾌거를 이루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이것도 정규직 동지들이 올렸듯이 우리 비정규직도 조금은 올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목숨을 걸고 라인 점거와 파업투쟁을 사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규직 동지 여러분! 많은 지지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투쟁-
편지 4
살림만 하던 내가 어느 날 취업을 하게 되었다. 내 생전 처음 잡은 직장이라 기대가 엄청 컸다. 월급을 타면 적금도 들고 애들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조금은 호사스러운 외식도 하리라 마음먹으며…
그러던 어느 날 노동조합이 생겨서 가입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우리는 많은 핍박을 받게 되었다.
몇 년 전이던가! 보름달은 휘영청 밝게 비추고 있는데 우리는 ‘신성’이라는 업체에 모여서 구사대의 폭력 앞에 떨면서 내일을 걱정하던 그때! 직장에 대한 회의로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우리는 이겨내고 오늘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금은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그날! 우리는 또 다시 파업을 하게 되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배부른 파업이라며 우리에게 외면을 하지만 우리는 목숨을 건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잔업도 없는 적은 임금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우리들. 자기들의 하룻밤 술값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한 달을 졸린 눈 부릅떠가며 일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일한 만큼 받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서 이기리라 내 자신에게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