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하고 악수 안한다고 계약연장 거부?
6개월 계약제도는 없어져야 합니다!
창원공장 계약직 사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조립 1과 샤시 2직에 근무하고 있는 계약직 사원입니다. 지난 주 월요일, 업체(코세스텍) 관리자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6개월을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3개월만에 계약만료 통보를 받자 너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계약연장 거부의 이유가 너무나 황당했습니다.
갑작스런 계약만료 통보에 너무 황당해서 “이유가 뭐냐?” 고 물었더니, ‘사장님이 와도 악수도 안하고, 관리자들에게 불손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 이라고 합니다. 너무 황당해서 “지금이 무슨 70년대냐?” 고 물었더니, “그래, 나는 70년대다. 출근투쟁 하려면 하고 노동부 고소할거면 고소해라.” 라고 합니다.
사장과 악수 안했기 때문에 계약연장을 거부당한 상황을 저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습니다. 사장은 왕이고, 우리는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노예입니까? 우리는 사장과 관리자들의 노리개가 되려고 GM대우공장에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땀흘려 일하러 왔을 뿐입니다.
처음 면접을 볼 때, “일단 수습사원으로 3개월 일하고 나서 정직원으로 채용하겠다. 열심히 하면 GM대우 직영으로 추천해 줄 수도 있다.” 고 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얘기를 믿었습니다. 그래서 3개월 동안 잔업 특근 안 빠지고 꼬박꼬박 해가며 성실하게 일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약속은 거짓이었습니다. “열심히 하면”에 담긴 뜻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열심히 하면”에 담긴 뜻은 사장과 관리자들이 시키는대로 말 잘들으라는 얘기였습니다. 주인 앞에서 꼬리흔드는 강아지처럼 말입니다.
‘사장하고 악수를 안한 것’ 이 이유가 된 제 경우처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그 어떤 객관적 합리적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아무리 잔업 특근 열심히 하고 월차 아끼며 근태관리를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화장실도 참아가며 불량 안내려 하루종일 긴장하며 눈에 불을 켜고 일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6개월 동안 정들었던 직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램도 아무짝에 쓸모가 없습니다.
재계약 여부가 오로지 원청 및 하청업체 관리자들의 보이지 않는 속마음에 달려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성실하고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도, 6개월 마다 찾아오는 재계약 때만 되면 관리자들에게 고개를 수그리고 두 번 세 번이고 “잘 부탁드립니다.” “신경 좀 써주이소.”를 반복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무엇이 모자라기에 머리를 수그려야 합니까.
창원공장 계약직 사원 여러분,
6개월 계약직제도는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6개월 마다 공정이 변화되는 것도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6개월 마다 퇴사와 입사를 반복해야 한단 말입니까. 더군다나, 비정규직 이라는 이유로 힘들고 어려운 공정은 죄다 도맡아 하면서, 더 적은 급여를 받고있는 우리가 아닙니까. 되로 주고 말로 받는게 아니라, 말로 주고 되로 받고 있습니다. 이런 불합리한 재계약 제도만 없었다면, 저도 이런 황당한 이유로 계약연장을 거부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코세스텍에서 얘기하는 3개월 이후에 업체 정직원이 된다는 것! 솔직히 의문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다른 업체 소속 계약직 사원들의 경우 [3개월 계약서 작성] - [3개월 계약 만료시 6개월까지 자동연장] - [6개월 계약만료시 퇴사] - [3개월 계약서 작성] 을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코세스텍에 함께 입사했던 다른 동료들은 지금 당장 계속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앞으로 3개월 후 퇴사와 재입사를 해야할지, 약속대로 정직원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인 것입니다.
연장해봤자 고작 3개월 같다 붙이는 파리목숨입니다. 재계약 제도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동물원 다람쥐처럼 끊임없이 쳇바퀴를 돌리며, 결국 GM대우와 업체들의 배만 불려줄겁니다. 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이상, 창원공장 계약직 사원 여러분들과 함께 해결하고 싶습니다.
6개월 계약직으로 일한다고 해서, 우리 인생까지 6개월 계약직이고 비정규직인 것은 아닙니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어쩔 수 없다”며 제발로 걸어나갈 수는 없습니다. 사장과 악수 안했다고 짤려야 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참한 일입니다. 여기서 이런 비참한 일을 인정하고 나면 이후에도 잘 살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당한 것에 맞서서, 고용안정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저는 비정규직지회와 함께, 창원공장의 비합리적인 6개월 계약직 문제를 고발하고 해결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은 한명으로 시작하지만, 말도 안되는 계약제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반드시 두명이 되고 열명 백명이 될겁니다. 창원공장 계약직 사원 여러분, 힘을 모아봅시다.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면, 아니 소주라도 한잔 나누면, 분명히 해결방법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겁니다. 현장에서 당한 부당한 사례도 좋고, 해결 방법에 대한 짧은 고민이라도 좋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계약직 노동자가 절대 봉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시다!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 조립 1과 대의원 김종원 (010-4585-4570)
조립 2과 대의원 조용광(011-9515-3097)
조립 1과 샤시 2직 오성범 (011-9945-8905, will8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