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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 성명서]
총파업 유보는 민주노총 관료들의 대노동자 사기극이다!
철도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하는 가운데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의 처리가 4월로 미뤄졌다. 민주노총은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전개했던 총파업투쟁을 또 다시 연기했다.
자본과 정권이 하루 빨리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으면서도 4월 임시국회로 법안처리를 늦춘 까닭이 무엇인가? 9명의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결사반대투쟁을 하고 있어서인가? 민주노총은 원내투쟁의 성과 운운하지만 아니다. 9명의 국회의원들 쯤이야 지난 번 상임위 전체회의 때처럼 경위권 발동해서 번쩍 들어내면 그뿐이다.
그럼 자본과 정권은 왜, 무엇이 두려워서 4월 국회로 법안 처리를 연기했는가?
우리가 출퇴근 하면서 보고 느끼듯 철도파업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자본가 정권은 철도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민주노총 전체의 총파업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갈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이번 법안 처리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절레절레 고개를 내젓는 걸 봐라! 실제 민주노총 총파업은 비록 징검다리 식 이틀 부분파업에 그쳤지만 철도파업과 맞물리면서 예전의 두 배나 되는 20여 만의 노동자가 파업투쟁에 참여했다.
이쯤은 굳이 정세분석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노동운동을 오래 해왔다는 민주노총 내부의 관료들은 삼척동자만도 못한지 이 점을 알지 못하고 있다. 어제 긴급하게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투본회의에서는 또 다시 법안처리 연기를 이유로 이번 총파업을 일방적으로 접었다.
비록 주말에 민주노총 차원의 철도노조 총파업 지원집회를 개최한다고 하지만 이번 민주노총 투본회의의 총파업 철회로 철도 파업은 완전히 고립됐다. 정부와 자본은 철도파업을 고립시키고 아예 작살내려고 하고 있다. 정권은 민주노총의 총파업 유보를 기다렸다는 듯이 파업 참가자 중 387명 직위해제와 2천명 추가 징계 협박을 일삼고, 현행범으로 검거, 연행해가는 등 미친 듯이 철도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료들은 “4월 총력투쟁으로 대국민 사기극 끝장내자!”라고 외쳤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 유보는 민주노총 내부의 관료들에 의해 저질러진 대노동자 사기극이다.
유보한 총파업을 당장 재조직하라!
철도파업이 고립되어 패배한다면 4월 비정규직 법안 처리 반대 총파업투쟁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것인가? 비정규직 법안 처리 뒤에 또다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노사관계 로드맵이다. 정부와 자본이 각개격파하며 치고 들어오고 있다면 우리는 집중포화로 맞서 싸워야하는 것 아닌가?
많은 현장 동지들이 국회일정을 따라가는 투쟁을 그만하라고 외쳤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에 기대면서 해바라기처럼 국회일정을 따라 도는 동안 총파업 전선은 계속 혼란을 겪었다. 이번에도 각 현장에서는 어렵게 총파업이 조직됐다. 투쟁조직화라는 건 맥이 있다. 그런데 그 맥이 끊기면 다시 조직하는 게 두 배로 어려워진다. 정세적으로도 철도 총파업을 중심으로 해서 이번에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치고 나갔다면 철도 동지들도 강력한 동맹군을 얻게 되고 민주노총 총파업은 더욱 더 위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지난 3월 1일 새벽 01시에 철도가 총파업을 선언한지 2시간 뒤에 지하철 김종식 집행부는 지하철 파업을 철회했다. 물론 공동파업은 아니었지만 지하철 협조주의 집행부의 파업철회는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이다. 핵심적인 쟁점이었던 직제개편과 인력충원 문제는 6월에 가서 다시 논의한다는 내용의 합의였다. 이러한 합의는 지하철 조합원들한테도 명백한 배신이다. 지하철 조합원들은 지난 04년 궤도파업에 이어서 또 다시 배신을 당했다.
이번 민주노총 투본의 총파업 철회는 지하철 김종식 집행부의 파업철회에 이은 두 번째 배신이다. 우리는 이러한 개량주의 관료들의 총파업 배신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철도 노동자들은 이번 지하철의 공동파업에 대해서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지하철 협조주의 집행부의 배신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참으로 서글픈 우리의 현실이다.
이번 철도 파업에는 정규직 조합원만이 아니라 KTX동지들을 중심으로 해서 철도 내 비정규직 동지들이 소수지만 결합하고 있다. 비정규직 동지들의 파업참여는 그 자체로 해고 사유가 된다. 일부 비정규직 동지들은 자본의 해고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복귀했다가 다시 파업에 재복귀하는 엄청난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은 수년간 후퇴해오던 전국적인 투쟁전선에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철도 파업은 정규직, 비정규직이 함께 하는 계급적 단결의 소중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이번 철도 파업은 비정규직 법안과 로드맵 반대 투쟁 전선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철도 파업 승리와 전체 노동자들이 함께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정세를 놓치고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수년 간의 패배를 딛고 전진하고 승리할 것인가? 선택은 분명하다.
철회한 총파업을 당장 재조직하여 철도파업을 강력하게 엄호하자!
철도, 파견법, 로드맵을 하나로 묶어서 투쟁하자!
2006년 3월 3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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