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월 12일) 06시를 기해서, 4공장 소형버스 A조는 "부당해고 철회!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잔업거부에 돌입하였다. 극도의 보안 속에서 준비된 이번 잔업거부는 라인 가동을 1시간 동안 기어서 가다 서다를 반복케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또한 한 업체에서 발생한 부당해고를 막아내기 위한 잔업거부에, 5개업체의 조합원이 함께 투쟁함으로써 "조합원은 형제다"라는 원칙을 실현시켰다.
▲ 잔업거부의 이유 - 앞에서는 사탕발림, 뒤에선 부당해고하는 하청사장들
요사이 전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해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4공장에서도 여러 부당해고가 자행되었으나, 비조합원의 경우 부당해고에 대해서 잘 몰라서 사장 말만 듣고 나가는 경우가 안타깝게도 많았다. 그러나 부당해고를 당한, 협진기업 전병면 조합원의 용기로 인하여, 4공장 쟁대위는 부당해고에 대한 대응에 들어갈 수 있었다. 휴가 전에, 4공장 쟁대위와 최병도 대의원은 협진기업 사장과 2차례의 면담을 통해서 부당해고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였다. 휴가전날에는 협진기업 노광환 소장이 전병면 조합원에게 "해고를 하지 않고, 휴가 복귀이후 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두 통보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휴가 이후, 해고 통보도 없이 전병면 조합원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통장에 퇴직금을 넣어주고 부당해고를 자행했다. 어이없이 해고를 당한 전병면 조합원, 이 소식에 분노한 협진기업 조합원들 그리고 4공장 쟁대위는 재차 협진기업 김인식 사장과 면담을 하였다. 그러나 김인식 사장은 "다른 곳에 가서 물어봐라"는 상식이하의 말로 응수하였다. 또한 노광환 소장은 "근로계약서를 찢고 퇴사하고 나가면, 우리가 자리를 알아본 다음에 부르겠다"는 어린아이도 웃고 갈 말로 전병면 조합원에게 사기 치려 하였다. 일당제, 아르바이트제로 신규채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2년 가까이 일한 사람을 짜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에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판단 하에, 우리는 잔업거부에 돌입하게 되었다.
▲ 잔업거부 투쟁의 경과 - 우리는 온몸으로 저항한다
05시 55분 문자메세지를 받고 옵션장으로 달려온 50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잔업거부 투쟁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왜 잔업거부를 했는지 알리기 위해서 06시 15분부터 우리는 라인순회를 개시하였다. 평화적 라인 순회를 시작하자마자, 득달같이 50여명의 원청 관리자들이 달라붙었다. 할퀴고 쥐어뜯는 관리자로 인하여, 조합원들의 상당수가 상처를 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한 주먹거리도 안되는 관리자들의 폭력에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어깨를 걸고, 조합원들이 끌려나는 것을 막았다. 완전히 포위되었을 때는 주저앉아서 서로 서로를 보호하였다. 원청 관리자들은 잔인했다. 앉아있는 조합원을 구두로 밟기도 하고, 일어서려는 조합원을 넘어뜨리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원청 관리자들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우리를 촬영하였다. 어떤 원청 관리자는 스스로 넘어지는 헐리우드 액션을 취했다가 멋쩍게 일어나는 헤프닝도 있었다.
우리의 수가 적었음에도, 우리가 무사히? 라인을 순회할 수 있었던 것은 옆에서 응원해 주셨던 정규직 형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청 관리자들도 정규직 형님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은 곳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사각지대로 가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가장 결정적 위기는 라인순회의 처음 시작했던 장소이자 마지막 장소인 옵션장에서 발생하였다. 우리는 완전히 포위되어서 관리자들에게 짓밟히려는 순간, 문용문 사업부 대표의 등장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원청 관리자들은 문용문 사업부 대표가 등장하자 슬금슬금 꽁무니를 내렸다. 07시에 스타렉스 공장 밖으로 나온 우리는, 등나무 앞에서 B조 출근에 맞춘 선전을 수행하고 08시에 잔업거부투쟁을 마무리 지었다.
▲ 우리의 요구 - 일당제 투입을 중단하고 현인원 고용을 보장하라
4공장 쟁대위는 협진기업 김인식 사장에게 합리적인 대안을 누차 제시하였다. "① 일당제 신규투입을 중단하고 현인원 고용을 보장할 것 ② 8:1 여유인력을 보장할 것" 협진기업 조합원들은 여유인력이 없어서 화장실도 가는 것도 정규직 형님의 도움을 받아서 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협진기업 김인식 사장은 지각 한번 안하고, 월차 한번 쓰지 않고 묵묵히 일해온 전병면 조합원을 부당 해고 시켰다. 또한 현장에는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해고시키는 것이다"라는 흑색선전과 "전병면이 자진퇴사했다"는 유언비어를 날조해서 유포시키는 치졸한 짓도 하였다.
여전히 우리의 요구는 동일하다. 그리고 우리의 의지와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계속해서 협진기업 사장이 오늘처럼 원청관리자들과 대동해서 나타나 우리를 탄압하여도 우리는 움츠러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가 50여명으로 시작했지만, 내일은 더욱 100이 되어서, 모레는 200이 되어서 행동할 수 있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잔업거부투쟁을 마치고 소지품을 챙기기 위해 라인으로 돌아갔을 때, "수고했다"면서 박수를 쳐주었던 정규직 형님 , 시작할 때부터 잔업거부에 동참하라고 충고해주던 정규직 형님 있기 때문에, 비록 오늘은 참여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응원을 해주었던 비정규직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큰 확신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협진기업 김인식 사장에게 경고한다. 앞으로도 계속 하청을 쓰다 버리는 볼트로 여긴다면, 더 큰 투쟁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원청 관리자들에게 경고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현대자동차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싶다면, 우리를 건들지 마라. 우리를 관리하고 싶다면 정규직화 시켜놓고 관리해라.
조합원 동지, 비조합원 동료 여러분! 우리도 인간입니다. 우리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도 노동자입니다. 우리도 노동3권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정들었던 얼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처음 보는 친구들이 일당제라는 치욕적인 근로조건에 살아가야하는 하청노동자의 삶을 더 이상 참지 맙시다. 오늘 우리를 보십시오. 업체 관리자들이 "4공장은 조합원 숫자가 적어서 안된다"는 말을 온몸으로 뒤집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더욱 자신있게, 더욱 과감하게 우리의 권리를 요구한다면, 부당해고 막아내고 나아가 정규직화 쟁취하는 것도 결코 먼일이 아닙니다. 대소위원 동지들과 오늘 잔업거부에 동참한 조합원들이 먼저 나섰습니다. 이제 더 이상 눈치보기, 소심함, 엉터리 이기주의를 버리고 노동조합으로 똘똘 뭉쳐 인간답게 살아봅시다. 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