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대자동차 원·하청 노조의 06년 파업과 투쟁이 절정으로 치달아가자 현대차의 야만적 폭력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무자비한 폭력 만행의 대상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았다. 지난해 내내 윤여철 현 사장의 명령에 따라, 이른바 ‘독수리 5형제’의 무조건적 폭력으로 일관하는 전근대적 노무관리에 치를 떨었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2. 7월 7일 아침 7시 40분경, 지난 3일부터 3공장 의장부 휴게실에서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농성에 돌입한 3공장 비정규직 정리해고자들이 명촌 쪽문 바깥에서 출근투쟁을 벌이는 동안, 출입문 안쪽에 플랭카드를 펼치고 함께 했던 불법파견철폐투쟁단(이하 불파투쟁단) 소속 해고자들은 농성장으로 이동하려 했다. 바로 이때,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모여 있던 현대차 경비대와 관리자 150여명이 별안간 우리들을 붙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경비대는 이미 출근투쟁 와중에 우리에게 다가와 무조건 나가라는 협박을 했었다. 따라서 현대차 경비대와 관리자들의 급습은 안기호 비정규직노조 전 위원장을 비롯한 불파투쟁단 소속 해고자들을 완력을 써서 강제로 공장 밖으로 내쫓기 위한 목적이 분명했다.
3. 경비대의 급습 당시 출입문 안쪽에서는 승용3공장 정규직 대·소위원들이 06임투 승리를 위한 아침 출근투쟁을 진행하고 있었다. 정규직 출근투쟁 대오 저편에 모여 있던 경비대들은 불파투쟁단 해고자들을 붙잡기 위해서 대오를 우회해야 했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대오를 가로질러 우리를 향해 달려 왔다. 그러면서 경비대와 원청 관리자들의 느닷없는 침탈에 분개하고 불파투쟁단 해고자들을 보호하려는 정규직 대·소위원들과 엉켰다. 삽시간에 현장은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돌변했다. 경비대들은 안기호 전 위원장을 붙잡기 위해 가로막는 모든 사람에게 주먹과 구둣발을 날렸다. 조창민 승용3공장 사업부대표마저도 먹잇감을 겨냥해 달려드는 굶주린 야수들의 공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차 경비대와 관리자들의 표적이 되어 야만적 폭력에 쓰러진 안기호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4. 작년 최남선 조합원의 분신을 낳았던 1월 21일 본관 앞 폭력만행, 2월 13일 안기호 당시 위원장 폭력 납치와 경찰 인계, 2월 21일 농성장 단전·단수와 침탈 기도에 맞서 단식농성을 전개하려던 5공장 도장부 아주머니들에게 감행된 성희롱과 폭력만행, 3월 22일 정규직노조 강병태 조합원 해고 시도에 맞선 본관 항의방문에서 정규직 활동가들에게 자행된 폭력만행, 그 이튿날 윤성근 정규직노조 4대 위원장을 포함해 평화로운 집회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잔인하게 짓밟아 병원으로 실어 보냈던 폭력만행, 단 한순간도 우린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양봉수 열사께서 경비대의 정문 출입통제에 분신으로 맞서 돌아가신 날로부터 딱 11년 후인, 올해 6월 13일 경비대는 또다시 노조활동을 보장한 노동관계법을 무시하고 해고자라는 이유로 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폭력을 행사하며 현장 밖으로 내동댕이쳤고, 이에 대한 항의집회에서는 더욱 강도 높은 폭력으로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5. 부분파업을 전개 중이던 정규직노조는 7월 7일 경비대의 폭력만행에 즉각적인 보복파업으로 원하청 연대투쟁의 결연한 의지를 천명함은 물론, 더 이상 현대자동차에 폭력만행이 발 붙을 수 없도록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경비대의 폭력만행에 신속하고 적극적이며 단호한 응징을 실천한 정규직노조에 뜨거운 지지를 전한다.
6. 7·7 폭력만행은 임단투 승리와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투쟁이, 해고자 전원 복직을 위한 투쟁과 긴밀히 결합되어 비정규직 총파업투쟁과 원·하청 연대투쟁으로 확산될 우려를 미리부터 제거하고자 치밀하게 계획된 만행이다. 이에 맞서 불파투쟁단은 오늘(7월 7일)부로 비정규직노조 사무실에서 불법파견 철폐, 해고자 전원 복직, 정리해고 분쇄와 06투쟁 승리를 위한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7. 정몽구·정의선은 단지 구속을 모면해보려고 무려 1조원의 거액을 내놓겠다하고, 회삿돈 5천억을 사리사욕 채우는데 유용하고도 악어의 눈물 같은 반성문 하나로 마치 껌값 치르듯 10억을 주고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길게는 8년을 저임금과 낮밤이 뒤바뀌는 장시간노동의 혹사를 묵묵히 견뎌온 비정규직 노동자는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당해야 하고, 해고된 지 1년하고도 5개월이 지난 100여명의 비정규직 해고자는 생계파탄의 고통에 신음해야 하고, 급기야 노동관계법이 보장하고 있는 조합원의 현장출입을 이유로 극악무도한 폭력에 울부짖어야 한다.
8. 우리는 해고자의 복직이 정리해고 분쇄의 첩경이라 판단하며, 정리해고 분쇄가 06임단협 쟁취의 키워드라 확신한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리의 피와 땀을 갈취하고 생존권을 앗아간 정몽구·정의선에 대한 분노를 자양분 삼아 06투쟁의 완전한 승리를 위해 비정규직노조를 중심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