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로 살아오며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보면 너무나 허탈함을 느낀다. 돈, 권력, 명예 등 어느 것 하나 없이 오로지 이윤창출의 도구로 이용 될 뿐인 노동자. 이때까지 그러한 허탈감마저도 느끼지 못한 무지한 시간이 있었으며 그나마 자본과 노동자간의 관계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던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노동조합의 깃발을 세우며 노동자이기를 바랬고, 파업투쟁을 통하여 노동자로써의 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그렇지만 진정한 노동자의 미래를, 그리고 지향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이 크다. 그 속에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노동자 단결’이라는 구호가 쉽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으며 현실에 비추어 이해되기 어려웠다.
자본의 전방위적인 권력의 힘에 대항하기 위한 유일무이한 노동자의 힘 ‘단결’. 이제야 이전의 투쟁 선배들이 외치던 ‘노동자는 오로지 단결만이 살길’이라는 가르침과 울부짖음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단결투쟁만이 노동자 권리 쟁취를 위한 최후의 마지노선이며 최선의 해결책임을 이제야 알 것 같다.
‘투쟁없이 쟁취없고 투쟁하여 쟁취하자’란 구호가 선동하기 위한 구호만이 아님을 투쟁의 선배들은 실천 속에서 이러한 가르침과 필요성을 부르짖었다. 허나 지금의 노동자현실은 어떠한가. 단결을 위한 외침에 맞선 자본의 반격이 치밀함과 대담함으로 우리들의 현장을 파고들어 왔다.
그 첫 번째로 비정규직의 양산이었으며 그러한 편 가르기 수법은 가진 자 에겐 더 주고 없는 자에겐 압박을 가함으로써 서로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스스로 나서게 함으로써 결국 연대를 바탕으로 한 노동자 단결투쟁마저 자기보호차원에서 차단되어지고 강요되어 지고 있다.
허나 그러한 자본의 편 가르기와 기득권유지의 모습이면엔 노동자의 진정한 의미인 ‘하나다’라는 외침을 나누기 위한 수많은 동지들의 연대방문이 있었다. 일터는 다르지만 지역은 다르지만 노동자로써 고통과 아픔을, 그리고 투쟁을 함께하기 위하여 달려와 주는 수많은 동지들을 보며 가진 것 없다고 비관만 하던 모습은 던져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절망에서 희망으로, 그리고 나약함에서 강인함으로, 패배의식에서 승리의 주역으로 승화되는 것임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업장에서의 투쟁을 보며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무차별적인 폭력과 탄압이 이젠 법의 테두리를 넘어섰으며 원칙이나 명분 등은 따지지 않는다. 그들에 맞서 최소한의 권리사수와 승리를 위한 절대적인 노동자의 길은 오직단결이며 단결투쟁에 이은 승리방식은 노동자의 몫이며 그것의 포기는 곧 자본의 배불리기에 노동자는 도구로 이용되고 말 것이다.
노동자의 일터인 현장사수와 권리쟁취에 있어 유일한 방패막이며 승리로 가는 길임을 알 수 있다. 그기에 장애로 등장하는 편 가르기는 스스로 깨부수어야 할 것이며 진정한 노동자대단결과 투쟁승리는 이때부터일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젠 대공장노동자들을 귀족노동자로 부르게 하고 있으며, GM 역시 회사창립기념 선물을 주면서 15년차 이상만 지급하여 같은 직원끼리도 갈라 세우려고 하고 있다. 비정규직 역시 단기, 장기계약, 일용직등으로 분리하며 노동자들의 단결을 사전에 막아내기 위한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다.
법이 있되 폭력과 탄압으로 현장을 유린하는 자본에 맞서 단결된 힘만이 대항수단이며 권리쟁취의 무기임을 알고서 자본이 쳐놓은 벽을 깨부수고 당당히 노동자의 대단결을 이루어 탄압받는 노동자를 구해내고 권리를 바로 세우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작년 세종동지들이 차등임금 및 착취와 관련한 공청회 등을 실시할 때 같이 지지, 엄호하여 주던 정규직동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관리자에 대한 시원스런 주장한번 못해봤던 우리들의 앞에서 적극적인 엄호로써 동지애를 느꼈으며 대리만족과 함께 나의 문제지만 같이 고민하여 주던 그때의 모습이 진정한 노동자 단결이 아닌가 싶다. 표현되진 않지만 그때의 그 감동을 너나없이 가지고 있을 것 이며 꼭 그때의 감동이 다시 찾아오리라 믿는다. 돈 없고 빽 없지만 공장에 어엿한 주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내고 현장탄압을 박살내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노동자의 단결을 성사시켜야 할 것이다. 그 길에 내가 먼저 나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