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번 ‘4011’ 정몽구와 ‘불법파견’노동자
정몽구 회장이 4월 28일 구속되었다. 정몽구라는 이름대신 수인번호 4011번을 달고 수감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1034억 원의 비자금을 불법적으로 조성하고 이 중 797억 원을 횡령했다.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 책임을 면하기 위해 현대차 계열사들을 유상증자에 참여케 함으로써 계열사에 1670억 원이라는 막대한 손실까지 입혔다.
뿐만 아니라 비자금 중 일부를 자신의 양복맞춤비, 손자 생일잔치 세팅비, 손녀 영어교습비, 모친 간병인 및 가정부 급여비, 계열사 임직원 격려비 등의 용도로 사용함으로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법률에 따르면 50억 원의 100배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 ․ 배임하였으므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아야 마땅하다. 물론 현대자동차가 창사 이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출한 수조원의 돈과 독일월드컵에 뿌린 돈은 언론사의 보도대로 물거품이 되고 최고 경영자가 추악한 범죄행위로 구속된 기업의 차를 사지 않겠다는 반응까지 살펴보면 실제 피해규모는 계산조차 엄두를 낼 수 없는 지경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몽구는 61일 만에 보석으로 보란 듯이 출소했다. 협력업체부품사 노동자들은 강제할당 탄원서 서명을 강요받고 법정에선 뻔뻔스럽게도 자신의 범죄혐의를 부인했다. 그리고 몇 번이고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도 모자랄 것 같다며 반성문까지 제출했다.
만약 비정규직노동자가 수백 수천억이나 되는 회사 돈을 횡령하고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끼치거나 공금을 용돈 쓰듯 물 쓰듯 써버렸다면 정몽구처럼 보석으로 출소한다는 것은 꿈속에서조차 상상할 수 없는 노릇일 것이다. 더욱이 9234명의 불법파견노동자들은 당사자로서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그렇다.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정몽구와는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 아산, 전주의 비정규직노동자 중 무려 9234명은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그런 만큼 불법파견노동자들은 보편적 가치와 상식이 무너지고 불법과 2중3중의 착취를 자행하는 정몽구와 현대자본에 맞서 불법파견 중단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003년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러나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건 TV토론과 노사교섭 등 대화제의를 묵살하고 세계적인 불법파견과 무법천지의 폭력만행, 천인공노할 살인적인 노조탄압과 반노동자경영 으로 일관했다.
2. 비리주범 정몽구는 보석출소 경영복귀, 노동자는 구속수배 정리해고!!
2003년부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대자본의 불법파견과 2중 3중의 착취에 맞서 싸웠다는 이유로 무수한 동지들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장기간에 걸쳐 수배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울산, 아산, 전주에서 100여명의 징계해고자가 있으며 아산은 1100일, 울산은 5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복직 염원을 불태우며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다.
현자노조도 98년 1만 여명이 정리해고를 당하고 정리해고에 맞서 수백여 명의 노동자가 처절하게 투쟁했던 뼈아픈 기억이 골수에 맺혀있을 것이다. 현재 울산의 현자비정규직노조는 90여명의 징계해고자가 235일간 농성을 했고 십 수 명의 동지들은 또 생계비 한 푼 없이 540일이 넘는 기나긴 장기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가시밭길보다 더 험난했던 수년의 세월을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의 칼을 갈며 이겨왔다. 십년 천년이 흘러도 반드시 불법파견 박살내고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세월이었다. 태산 같은 믿음과 변함없는 신뢰로 함께한 동지들이 가슴 뜨거운 사랑과 동지적 애정으로 함께했던 동지들이 사랑하는 애인과 생이별을 하고 소중한 가정이 파탄 나고 피울음을 울 때 정몽구와 현대자본에 대한 해고 노동자의 피 끓는 심정을 그 누가 알겠는가?
그런데 6월 28일 정몽구가 두 달 만에 보석으로 출소했다. 7월 1일엔, 현대자동차 1, 2, 4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통보에 이어 3공장에서도 104명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또다시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대출안내도 아닌 자신의 목을 자르겠다는 사실상의 정리해고를 통보 받았다.
결혼식 날짜를 잡아놓고 대출을 낸 동지! 신혼살림을 준비해놓고 신혼의 달콤한 행복을 꿈꾸던 동지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과 절망에 짓눌려 숨조차 쉴 수 없는 지경이다. 한 낱 기계부품보다 못한 파리 목숨이나 다를 바 없는 비정규직노동자에게 정리해고는 그 끝조차 알 수 없는 형국에 접어들고 정규직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정말! 현대자동차에서 떠나야할 사람은 피땀 흘려 묵묵히 일해 온 노동자가 아니라 불법과 폭력, 살인적인 노조탄압과 반노동자적인 경영을 일삼아온 정몽구와 비리경영진이 아니던가!
이 땅의 노동자에게 정몽구의 보석 출소는 한국자본주의의 본질과 한계, 수준을 여지없이 보여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전형인 동시에 현대자동차 판 홀리데이가 아니고 또 무엇이란 말인가?
분명한 건 한국자본주의에서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고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건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건 너무나 뻔 한 허구라는 사실이다.
비정규직노동자는 정몽구와 현대자본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천년만년 잊지 못할 것이며 늘 기억할 것이다. 정몽구와 현대자본의 불법과 폭력, 살인적인 노조탄압과 반노동자경영에 맞서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투쟁하는 건 이 세상을 보다 맑고 깨끗하게 평등하게 하는 진리라 믿을 것이다.
3. 또다시 집단 폭행, 비정규직노동자로 산다는 건
현대자동차 자본은 입만 열면 도요타자동차를 말하고 초일류기업을 외쳤다. 그런데 도요타나 현대자동차나 자본가로서 착취엔 둘째가라면 서러워하겠지만 분명한 차이도 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 오쿠다히로시 전 회장은 직원의 목을 자르는 경영자는 자신의 배부터 가르라는 어록을 남겼다. 그렇지만 현대자본과 정몽구는 정반대이다. 98년 하청노동자는 파리 목숨처럼 수도 없이 잘려나갔다. 정규직노동자도 1만여 명이 잘렸다. 수년간 사상최대의 흑자행진이 이어져도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불법파견 판정에 따른 정규직화는커녕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기 일쑤였다.
그러니 세계초일류기업 현대자동차에서 비정규직노동자로 해고자로 산다는 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인지 모른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해고자로 실업자로 전락하는 노동자! 인생의 희망이 없고 내일이 없는 노동자! 일하다가 다치거나 죽어도 산재인정은커녕 기계부품보다 못한, 생산보다 품질보다 이윤보다 못한, 노동자로서 푸대접을 받는 노동자! 결혼도 출산도 두려운 노동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노동자가 바로 비정규직노동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몽구와 현대자본은 불법과 폭력, 살인적인 노조탄압과 반 노동자적 경영으로 불법파견 판정을 무력화시키고 노조를 말살하기위해 무법천지의 만행을 저질러왔다.
2003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감시, 미행, 사찰, 비정규직 정규직 구분 없이 짓밟는 무차별 폭력, 수백 명에 대한 징계, 100여명이 넘는 해고, 수백수천의 헤아릴 수조차 없는 일방적 정리해고, 구속수배, 손배가압류, 온갖 가처분, 분신, 자결 등 그 끝을 알아볼 수조차 없는 야만적인 탄압이 지속되고 있다.
2006년 6월 13일, 양봉수열사 정신계승대회가 있던 날 비정규직노조 해고자인 최우정동지가 본관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경비들의 무차별폭력에 이끌려 정문밖에 버려졌다. 비정규직노조는 노조활동보장을 요구하며 폭력에 항의를 했고 항의도중 또다시 최우정 동지를 비롯한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1공장사업부의 황준희 동지는 온몸을 짓밟히고 두 눈을 뜰 수조차 없을 정도로 피멍으로 얼굴이 부어오르고 누구인지 알아볼 수조차 없어 너무나 참혹하고 끔찍했다.
6월 27일, 박현제 위원장에게 징계해고를 통보했다.
7월 7일, 3공장사업부 명촌 쪽문에선 평화롭게 주간 출투를 하던 비정규직 정규직 동지들에게 관리자와 경비대를 동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현자노조 3공장 사업부대표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안기호 동지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머리채와 허리벨트를 휘어잡고 사지를 잡고 주먹과 발길질이 난무하는 마구잡이 폭력을 일삼았다. 벨트 박근이 박살나고 바지가 찢어져 벗겨지고 실신지경에 이르렀다.
출범 초부터 회사와 정면충돌로 완강하게 달려온 현자노조는 강도 높은 파업투쟁으로 맞섰다.
정몽구와 현대자본은 어떤가? 정몽구는 강제할당 탄원서, 반성문, 10억으로 무기징역형도 아닌 보석으로 출소했다. 어디 그 뿐인가! 퇴진은커녕 황제경영의 자리로 복귀하고 있다.
그러나 정몽구와 현대자본의 그 어떠한 불법과 폭력, 살인적인 노조탄압과 반노동자경영도 노동자의 꿈과 희망을 억누를 수는 없다.
진정 비정규직노동자로서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산다는 건! 정몽구와 현대자본이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한다고 스스로 보따리를 싸고 지발로 걸어 나가는 게 아니다.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노예나 기계처럼 사는 게 아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고 불의와 억압에 맞서 투쟁하는 것이 비정규직노동자와 해고자가 아닌 당당한 노동자로서 따듯한 피가 흐르는 다 같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바르게 사는 것이다.
4. 노동운동의 양극화와 1500만 노동자의 미래
1500만 전체노동자의 절반이상인 850만이 비정규직노동자이다. 비정규직노동자와 별반 다름없는 중소영세 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 이주노동자까지 합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사회적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며 사회양극화의 핵심인 비정규직을 전면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정규직노동자를 마음껏 자르고 노동운동을 초토화시켜 1500만 노동자 다 죽이겠다는 노사관계로드맵을 강행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문제는 노동운동이고 노동운동의 양극화 해결 없이 1500만 노동자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운동이 밀고 가는 1500만 노동자의 미래는 산별노조와 정치세력화로 일반화 되어있다. 그러나 산별노조건설과 정치세력화가 비정규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는 물론 1500만 전체노동자에게 신뢰를 주고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운동으론 한계가 있으니 산별노조완성과 대안 정치세력으로 가자는 정도이다.
대공장노동자와 중소영세업체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사이엔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005년 12월 한 해 전비연이 파악한 자료에 의하면 노조활동관련 비정규직해고자가 1400여명에 이르고 제조업이 절반인 750여명에 이른다. 그 중 2005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조합은 100여명에 이르는 해고자와 200여명에 이르는 징계 자가 있지만 자구노력 만으론 분명한 한계가 있고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만약, 100여명에 이르는 해고자가 540일이 넘게 생계비 한 푼 없이 노조활동을 이어가야하는 열악하고 척박한 노동운동의 현실과 최소한의 생계비라도 보장받으며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다 같은 노동자로서 고통과 불행을 함께하지 않는 현실과 어려울 때일수록 고통과 불행을 함께하려는 헌신적인 지원연대가 있다면 무언가 분명 다를 것이다.
100여명의 해고자 중 다수가 최소한의 생계비라도 위안을 삼으며 현대자동차 본관 정문을 틀어막고 십년이 흘러도 천년이 흘러도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전체운동에 정규직과 함께 전체노동자가 함께 헌신적으로 복무할 수 있는 풍토라면 정몽구와 현대자본도 밥 먹듯이 노동자의 목을 자르고 노조말살 책동을 자행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장은 살아나고 연대투쟁은 활성화 되고 노동자도 대기업노동자와 중소영세업체노동자를 넘어,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를 넘어 1500만 전체노동자의 산별노조로 정치세력화의 대안세력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런 게 산별이냐는 푸념과 회의가 아니라 이런 게 산별이라는 신뢰와 희망을 현대자동차 울타리 안에서 만들어 가자! 이런 게 진정한 연대라는 믿음과 1500만 노동자는 하나라는 낙관적 전망을 불러 모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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