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개악안 처리가 국회 본회의만 남겨 둔 채 4월 3일 다시 임시국회가 열린다. 자본과 정권은 비정규 개악안이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하지만 기간제 사용의 제한도 없으며, 파견노동 역시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 비정규 개악안 법제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 법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만 보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은 1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KTX 승무원 동지들의 직접고용 요구에 대해서 공기업인 철도공사는 오히려 KTX 관광레저라는 외주업체를 통해서 이제는 열차 내에서 물건판매까지 하라는 입장을 제출하고 있다. 어디 이 뿐인가? 수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드는 것 자체가 해고와 계약해지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이며 대부분 1년을 넘긴 장기투쟁사업장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단지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 고용의 방패막이라고 느끼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 60%가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존재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부메랑이 된 지 오래다. 노무현 정부의 대기업 노조에 대한 공세로 인하여 많은 노동조합에서 임금인상에 압박을 받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의 임금인상은 최저인상률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따라서 현장은 수동화되고 가랑비 옷 젖듯이 조직력 약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 문제나 비정규 개악(안)는 단지 비정규직 문제만이 아니며, 자본과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로드맵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로드맵이 무엇인가? 노사관계를 선진화하자는 것은 서구처럼 노동조합운동이 자본의 파트너가 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노동자 파업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의 노동자들의 투쟁은 서구와 비교하여 왕성하다. 노동자 투쟁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 로드맵이다. 노동자 파업에 대한 사용자 대항권의 강화, 정리해고 요건의 완화, 87년 이후 투쟁의 성과를 무로 돌리고자 하는 로드맵이 통과된다면 현장에서는 그에 맞서는 힘겨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며, 민주노조 사수투쟁을 전개해야 할 판이다.
이제 현장을 조직하고 자본과 정권의 비정규 개악안과 로드맵에 맞서 결사투쟁을 조직할 때다. 급박하게 조직된 2월 28일 파업과 3월 2일 파업에서 우리는 싸울 수 있는 기본 동력을 확인했다. 정기단협 투쟁을 전개했던 철도노조를 포함하여 18여만명의 노동자들이 3월 2일 파업투쟁에 나섰다. 지도부의 결단에 따라서 투쟁에 나서는 조합원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약점도 확인되었다. 지역별로 열린 총파업 집회의 참가자는 늘어나긴 했어도 아직 부족하다. 조합원 동지들이 대부분 귀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파업의 열기를 확산시키는 데 약점으로 작용한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단지 민주노총이나 단위 노조의 집행간부들만의 몫은 아니다. 현장 활동가들이나 현장간부들의 역할이 강화되지 않으면 이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4월 투쟁에 사력을 다하자! 민주노총은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4월 투쟁을 논의한다. 이미 중집은 4월 3일부터 순환파업을 결정했으며, 본회의 강행처리가 예상될 시 총력투쟁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이제 4월 투쟁은 민주노조운동의 미래를 건 한판 승부가 되어야 한다. 지배계급은 자기들 간의 내분에 의해 우리에게 4월까지 한달이란 시간을 부여했다. 적들은 과거 민주노총, 연맹, 현장조직, 정치조직들이 해온 관행을 보면서 한달이 훌쩍 지나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 과거 활동대로라면 한달이라는 시간은 끝장내는 총파업 조직화를 위한 시간치곤 매우 짧다. 그러나 무기력해진 현장조직들과 정파조직이라고 욕을 먹고 있는 정치조직들이 당면 투쟁과제에 단결하고 결의한다면 한달이라는 시간은 절대로 짧지 않은 시간이다. 아니 이 한달이 지배계급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적들의 심장을 파고들 비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4월은 민주노조운동의 생명을 걸고 끝장을 보는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앞장서 해고된 해고자로서, 민주노조운동이 어려울 때 결단으로 일어선 전해투는 전국의 동지들에게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 비정규 개악안 저지와 로드맵 분쇄를 동시에 쟁취하기 위해 공세적인 4월 총파업을 조직해야 할 필요에 동의하는 모든 단위들에게 호소한다. 정치조직들과 현장조직들, 중소사업장의 간부, 활동가들, 비정규직 노조 간부와 활동가들에게 (가칭) ‘비정규직 개악안 저지! 로드맵 분쇄! 전국현장공동투쟁단’ 결성을 제안한다. 가능하다면 3월 15일 금속노조 총파업투쟁 전에 결의해 금속노조 총파업투쟁을 엄호, 지원하는 활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속노조의 총파업으로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중심으로 한 비정규직 개악안 저지투쟁이 이슈화 될 것이다.
▶ 전국현장공동투쟁단과 함께 단사 내부의 공투체를 결성하자. 현장을 조직하고 정규직 노조를 추동할 현장공투체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공세적인 총파업 조직을 위한 전국현장공동투쟁의 피와 살을 붙이는 것이다. 현장을 움직여내지 못한다면 4월 총파업은 또 다시 형식적인 총파업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현장에서부터 솟구쳐 나오는 아래로부터의 총파업을 만들어보자. 국회 일정과 무관하게 우리 투쟁의 힘으로 ‘개악안 철회, 로드맵 폐기’를 쟁취하자. 기아차 현장의 힘에서 ‘비정규 개악 저지! 로드맵 분쇄! 기아 현장 공투’를 결의한 바 있으므로 이러한 제안을 전국화 시키자.
▶ 가능하다면 3월 15일 금속노조 총파업을 기점으로, 또는 그 이후라도 빠르게 전해투와 정치조직의 구성원들을 비롯하여 전국현장공동투쟁단의 집행단위 동지들은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과 함께 ‘비정규 개악안 저지! 로드맵 분쇄! 장기투쟁사업장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순회투쟁을 전개한다. 전국순회투쟁은 현장투쟁 분위기를 돋구는 역할과 함께 전국현장공동투쟁단을 확대․강화하는 사업을 해야 한다. 순회투쟁을 통해 전국현장공동투쟁단이 조직된 사업장은 더욱 강화하고 조직되지 않은 사업장은 조직하도록 한다. 전국순회투쟁은 4월 총파업 시 지역투쟁을 책임질 대공장과 투쟁사업장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 지역 선봉대와 전국선봉대를 구성하자. 4월 총파업투쟁을 공세적으로 한다는 것은 관성화된 투쟁을 넘어서자는 것이다. 파업 사업장들만의 오전 파업, 점심시간의 지역집회라는 틀에 박힌 총파업이 아니라 진정한 대중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미파업 사업장 조직하기부터 전투적인 지역집회 조직화까지 선봉대의 역할은 매우 크다. 따라서 전국현장공동투쟁단을 구성하자마자 지역선봉대를 만들고 총파업투쟁 조직화 사업에 들어가야 한다.
▶ 4월 초경 민주노총 총파업과 임시국회 개원에 맞춰 전국현장공동투쟁단의 중앙집중투쟁을 조직하자!
동지들! 아직 늦지 않았지만,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은 없다. 이제 말이 필요 없다. 오직 우리의 행동만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순간이다. 동지들! 나서자! 행동하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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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비정규 개악안 저지! 로드맵 분쇄! 전국현장 공동투쟁단’ 결성을 위한 1차 회의
▶ 일시: 2006년 3월 18일(토) 오후 5시
▶ 장소: 민주노총 1층 회의실(가안/ 확정시 추후공지)
▶ 안건: 1) <전국현장공동투쟁단> 구성에 대한 건
2) 당면 투쟁사업 건
3) 재정 확보 방안 건
4) 기타
▶ 문의: 전해투 위원장 이호동 011-9340-9007
전해투 집행위원장 강성철 010-8318-1125
▶ 4월 3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안에 동의하는 동지들은 1차 회의에 반드시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