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1월 23일 금속산별 완성 대의원대회에서는 안건을 다 처리하지 못했지만 규약 개정을 함으로써 실질적인 금속산별노조가 됐다. 공공연맹에서는 철도, 사회보험노조 등이 산별노조 전환을 결의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30일에는 의료연대노조, 사회보험노조, 사회연대연금노조가 중심이 된 공공서비스노조가 산별노조 출범식을 가졌다. 공공부문에서는 운수산별과 공공서비스노조가 소산별로 먼저 전환을 하고 2007년도 가서 공공부문 통합산별노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 산별노조 전환 관련한 엄청난 논쟁과 비판, 우려를 뒤로 하고 이제 민주노조 운동은 기업별노조 시대가 아닌 산별노조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계급적 단결을 명분으로 삼는 산별노조 시대에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보이는 반노동자적인 태도는 산별노조 전환의 명분을 송두리째 내팽개치고 있다. 원칙은 원칙이고 현실은 현실이라고 할 것인가? 그러나 명분과 원칙을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구호성 외침은 과감히 던져버려야 한다.
3. 철도노조는 산별전환 이후에 치러진 임협에서 직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버리고 정규직만의 임금인상 - 그것도 정부에서 정한 3%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넘지 못한 2% 임금인상 - 을 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러한 현실에 분노하고 정규직 노조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또한 이번 철도의 합의에는 KTX승무원 노동자들의 정규직 요구와 새마을호 승무원 노동자들의 외주화 문제, 직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계약 문제조차도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4. 그러면 금속의 현실은 다른가? 현대, 기아, GM창원 등 대공장 내 사내하청노조가 최근 몇 년 동안에 건설돼서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 그러나 금속 내 대공장 노조들이 사내하청노조에 보이는 조합주의적, 패권주의적 형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5. GM창원비정규직 노조의 공장 내 굴뚝농성에 대해서 대우자동차 본조와 창원지부는 ‘공장을 볼모로 한 투쟁’이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기아자동차노조는 비정규직 투쟁이 정규직과 합의 없는 투쟁이라며 ‘연대단절’이라는 협박을 하면서 비정규직 투쟁의 중단을 요구했다. 현대자동차의 전 이상욱집행부가 열사투쟁에 대해 보인 태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올해 3공장 대의원대표는 비정규 계약해지를 합의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팔아먹었다. 현대자동차 현 집행부 역시도 성실교섭이라는 이름으로 중재를 하면서 비정규직 노조의 독자적인 대중파업의 상승을 사실상 가로막았다.
6. 교섭방식, 조직체계, 투쟁 등에 있어서 산별노조 전환은 기업별노조와는 다른 원리와 작동방식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금속산별노조는 1사 1조직 편제를 규약 개정안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독자 파업권, 교섭권이 보장되지 않는 1사 1조직 편제는 비정규직의 독자적인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다. 1사 1조직 편제지만 비정규직이 독자적인 힘을 가지고 서지 못함으로써 철저하게 소외당한 철도의 사례는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7. 이러한 현실에서 산별노조 시대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가? 정규직과 같은 편제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교섭에서 소외당하지 않고 중심적인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기 위한 방안은? 지역지부로 갈 때 정규직과의 연대방안은? 비정규직 투쟁에 헌신적으로 연대한 정규직 선진활동가와의 연대방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독립적인 주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이 모든 것들을 동지들과 같이 진지하게 토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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