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비정규직 고공농성 사태와 관련, 관할 치안기관인 창원중부경찰서는 18일 “지난 15일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집회 과정에서 경찰관 몇 명이 다쳤지만 아직 때 이른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는 등 엄정 중립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사내하청대표자회의 소속 130여 명이 GM대우 비정규직 고공농성사태와 관련해 창원공장 집회 후 후문을 향해 신고하지 않은 거리행진을 하다 창원 성주광장 사거리 인근 GM대우정비사업소 앞 길에서 행진을 제지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다소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이 전경 2명의 방패를 잡아당겨 시위대 안으로 끌어들였고, 불상사를 막기 위해 시위대 안으로 들어갔던 형사 2명이 타박상을 입었다. 또한 시위대가 경찰관의 사진 증거수집을 저지시키는 과정에서 휘두른 진압 헬멧에 우모(54) 경사가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후 집회참가자들은 10여 분 뒤 경찰과 협의해 역주행이 아닌 반대편 차로로 길을 돌려 후문으로 향해 별다른 충돌 없이 집회를 마쳤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3일째인 18일 일부 보도매체에선 ‘어이없는 공권력…어쩌다 이 지경까지’라는 제목으로 주요 기사로 다루며, GM대우 비정규직 고공농성사태를 조기공권력 투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에 경남지방경찰청과 창원중부경찰서는 보도자료를 내며 18일 적극 해명에 나섰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행진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3명과 의경 2명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고, 경찰관 1명이 이마 부위를 일곱 바늘 깁는 부상을 당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장에서 적극 대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시 현장 수집자료를 분석해 폭행 가담자를 가려내 사법 처리할 계획이고, 집회에 참석한 비정규직 노조를 관할하는 경기화성경찰서, 울산동부서, 충남 아산서, 대구경찰청, 경북경찰청 등에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판독을 의뢰했다”면서 “판독 결과에 따라 폭행 관련자들을 출석 요구해 엄중하고 조속한 사법처리를 할 예정”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2일 GM대우 비정규직 고공농성사태가 일어난 후 경찰은 줄곧 엄정 중립방침을 밝혔고, 노사간 대화로써 문제해결을 원한다며 공권력 투입을 자제해 왔다.
이날 일부 매체의 보도가 나간 직후 장충남 창원중부경찰서장은 “어떻게든 노사 양측이 대화로써 문제를 풀어 공권력 투입되는 단계까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게 여전한 경찰의 입장”이라며 조기 공권력 투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시켜줬다.
이어 장 서장은 “GM대우 사측도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비정규직 지회도 한 발 물러서서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노사 서로가 양보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를 주도한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사내하청대표자회의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경찰이 ‘불법집회니까 해산하라’고 하지 않고 ‘역주행이니까 반대 차로로 행진하라’고 유도했다면 그런 불필요한 마찰을 피할 수 있었는데 다소 아쉽다”면서 “하지만 그 날 몸싸움은 격렬하지 않은 의례적인 충돌수준이어서 오히려 일부 언론에서 지나치게 사태를 몰아나가는 게 아닌가라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GM대우 비정규직 고공농성사태 28일째이자 고공단식농성 7일째에 접어든 18일 현재 노사 양측간 교섭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지역노조상급단체와 GM대우 비정규직 지회간 교섭 요구안 차이가 커 서로 의견을 조율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