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내일을 결정할 비정규법안에 대한 법안소위가 2005. 12. 8(목) 10시, 핵심적인 사안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 내용 중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과 “차별적 처우의 금지”, “근로자파견금지 업무 규정” 그리고 “고용의제 및 고용의무”에 대하여 심의를 거쳐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불과 이제 몇 시간 후면 비정규직의 미래가 결정지어 질 것이다. 그러나 그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사회에서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경제사회적 지위는 차이가 아닌 차별을 전제로 한 사회적 불평등구조를 악화시키는 모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미 비정규직이 안고 있는 차별은 해결해야만 하는 사회적 문제로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그 해결 방법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다.
물론 그 방법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배제한 채, 합의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노동부를 포함한 정부와 이를 지지하는 세력들은 진정 그 누구를 위해 졸속적인 법안 통과를 자행하려 하는가?
자본주의 성숙과정에서 노동자들은 고용조건의 스펙트럼을 통과하면서 기간제, 파견제, 시간제 노동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이것은 결국 차이를 넘어 차별을 강요하는 자본의 수단이 되어왔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노동시장에서의 약자 보호원칙”과, ‘사회 통합적 노동정책’이라는 미명 하에 850만 비정규직노동자의 피눈물을 외면한 채, 자본의 이해에 봉사하려 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노동계 한축으로 그 위세를 떨치던 어리석은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의 연대를 파기하고 자본과의 타협을 선택하였고,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너무도 쉽게 포기하였다.
“불합리한 차별의 금지와 시정의 출발점은 그 업무의 상시성이 인정되는 기간제 근로자의 즉각적인 정규직화를 담보하는 입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확산을 당연시 하는, 정부와 열린 우리당의 입법추진은 이미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현실에서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자본의 과감성을 무시한 것이며, 조령모개식의 논리로 국민들을 우롱하려는 작태일 따름이다. 이미 우리는 파견업종에서 불법파견을 단련되어 온 자본의 행태를 보아 왔지 않은가? 우리 산비노조는 지극히도 당연한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과 동일처우를 요구하는 것이며, 그것은 업무의 상시성을 인정하는 정규직화로 이어져야 한다.
정부는 비정규근로허용시간을 2년으로 해야 하는 이유를 고용의 임시성에 대한 경제사회적 필요성에서 찾고 있다. 고용의 임시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사용사유와 사용기간, 그리고 직무이며, 이 세 가지 중 자의적인 판단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사용기간이기 때문에 기간제 근로 및 파견근로에 대한 남용을 규제하는 기준으로 적합하다고 말한다. 또한 사용사유와 직무에 대한 임시성에 대해서는 선언적 규제의 역할만을 부여하면 된다고 판단한다.
과연 정말 그런 것인가? 이미 『근로기준법』에서,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등에서 그 선언적 규제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우리 산비노조는 지켜지지도 않고, 그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존재하지 않는 법체계 속에서 다시금 법으로부터의 일탈을 조장하는 선언적 영역의 확대만을 가져오는 이러한 판단에서의 입법추진을 강력히 거부한다. 이러한 거짓논리의 노동정책을 일삼아 온 노동부가 추진해온 직업능력개발사업과 고용촉진사업에서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함에도 불구하고, 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려온 것이 산비노조이다. 그러하기에 산비노조는 이러한 정부의 기만적인 비정규보호입법의 불순한 의도를 폭로함은 물론, 비정규보호입법이 아닌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해 강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다.
“비정규직이기에 보호받아야하는 나약한 노동자가 아니라, 헌법으로 명시된 기본권주체로서 노동자권리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5. 12. 08
한국산업인력공단비정규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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