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코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점거 농성이 11일만에 극적인 타결로 마무리된 것은 한국 노동운동사에 유례가 없는 일로 노동계는 평가하고 있다.
3일 오전 7시 45분께 농성을 풀고 크레인 아래로 내려온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박정훈(37) 지회장은 "해고자 복직이 구체적인 시기가 명시돼 있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여러분들이 관심과 성원을 해 주신 것을 믿고 농성을 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지회장은 또 "대화한번 응해주지 않았던 하이스코에 우리의 절박한 심정을 전국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크레인위에 올라가게됐다"며 "우리들을 폭도로 몰아가지 않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지회장과의 일문일답.
-협상 결과에 만족하나.
▲해고자 120명의 복직 시기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관장님들을 비롯해 여러분들이 협약을 맺은 것에 대한 약속을 믿고 농성을 풀었다. 만일 이행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투쟁하겠다.
- 11일동안 어떻게 견뎠나.
▲라면 1봉지를 두사람이 먹고 구사대가 소방호스로 쏸 물을 받아 먹고 견뎠다. 끝까지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조합원 동지들에게 감사드린다.
-확약서에 최종 서명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복직 시기와 민형사상 처벌을 최소한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다. 과연 확약서대로 실제 이행하겠는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동안 자본은 단체협약을 맺고도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기때문이다.
-오늘 확약서에 서명한 하이스코 공장장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전 4년동안 하이스코를 다녔지만 공장장과 사장을 모른다. 이 자리에 나오지 않은 것이 확약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지 의구심이 든다.바쁜 일로 안 나오신 걸로 알겠다. 신성재 사장의 책임하에 확약서 내용이 이행되길 바란다.
-국회 상정 중인 비정규직 법안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하이스코 비정규직은 그동안 3조 3교대, 월 75만원으로 생활했다. 노조를 만들고 대화한번 해보자고 했지만 단 한번도 못했다. 비정규직법안은 사용자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한 처벌이 미약해 무서워하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이번 우리 투쟁이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길바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가 하나라는 대원칙하에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크레인을 점거하는 폭력적인 사태를 빚은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절박한 심정을 알리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노조를 인정하고 대화한번 해달라는 것이였다. 우리를 폭도로 보지 않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크레인 농성으로 다시는 이런일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