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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노동자정치협회 | 2008-04-30 12:14: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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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118주년 노동절 특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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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노정협) 홈페이지 : http://lmagit.jinbo.net
TEL : 02-6414-1917 / E-mail : labor04@jinbo.net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18주년 노동절 특별호 입니다.
글 순서
1. 깊어지는 반동의 시대! 노동자의 투쟁으로 끝장내자!!
2. 물러섬 없는 투쟁으로 지긋지긋한 야간노동 철폐하자!
3. 삼성사태가 노동자계급에게 의미하는 것은?
1. 깊어지는 반동의 시대! 노동자의 투쟁으로 끝장내자!!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 후 이명박은 더욱 더 자신감을 갖고 대대적인 노동자탄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압도적인 승리는 역설적으로 이명박정권의 몰락을 촉진시킬 것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의 승리는 노무현정권에 실망한 반대급부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견고하지 못하다. 이명박에 대한 대중적 불신과 혐오감은 총선에서의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철회로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더욱 더 확산되고 있다.
이미 총선 이전부터 이명박의 땅부자 내각 파동, 대운하의 일방적 추진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가급등, 한미FTA추진과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추진, 또 다시 나타난 청와대 관료들의 땅 투기 등의 사안에 대하여 다양한 형태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이명박을 지지했던 자신에 대해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명박의 온갖 비리와 사기혐의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노무현정권에 대한 엄청난 실망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경제를 살린다면 이명박의 다른 허물들은 다 용서할 수 있다는 게 당시 대중들의 정서였다. 하지만 “경제를 살려달라”는 아우성은 외형적인 경제성장을 더 해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의 본질은 노무현정권의 친자본가 정책으로 실업과 비정규직의 확산, 빈곤의 확대 등으로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노동자들과 가난한 자들이 내뱉는 절망적 요구였다. 따라서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적 염원은 노동자 농민 등 근로민중들의 생존권의 파탄을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노무현정권 시절에 우리는 비정규직 악법 도입, 노사관계로드맵 도입, 한미FTA추진, 이라크 파병 등 자유주의적 부르주아 정권의 반동성을 혹독하게 경험했다. 이명박의 반동의 시대는 이러한 노무현정권의 반동의 시대의 더욱 더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연장선에 있다.
이명박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획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거승리는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이명박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과반수 의석의 힘으로 한미FTA비준과 기업 규제완화 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경제살리기를 위해 노동자의 임금인상 자제와 무파업을 요구했다. 이명박은 몇몇 어용노조의 무파업 선언과 임금 동결, 백지위임을 전체 노동자의 일방적 양보를 통한 경제살리기의 명분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살리기 명분은 공기업의 대대적인 민영화와 구조조정, 비정규직법의 추가적 개악 움직임, 비정규직의 확대, 집시법의 개악, 백골단의 부활, 의료보험 민영화 기도, 한미FTA비준과 같은 폭압적 조치로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은 최근에 와서 7% 성장이라는 외형적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공공연히 고백하고 있다. 이는 비록 7%성장이라는 공약은 지키지 못하지만 성장을 위해 무슨 짓이라도 서슴지 않겠다는 자본에 대한 충성서약이자 노동자계급에 대해서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
누가 이명박에 대한 들끓는 분노의 조직자가 될 것인가?
노동자계급은 이명박이 말하는 경제살리기의 반동적이고 폭력적인 성격을 대대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이명박이 말하는 경제살리기는 노동자를 재물로 해서 자본을 위한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은 오직 자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재벌총수들과의 회담을 통해 노동자를 박살낼 것을 거듭 약속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노무현정권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겨 왔다. 이명박정권은 노무현이 닦아 놓은 자본을 위한 길 위에서 거리낌 없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명박이 거침없이 노동자를 공격하는 것은 이명박정권이 특별히 강력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제대로 투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 공세를 앞두고 있는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하지만 실질적인 저항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공기업 현장은 자본의 공세에 의해 초토화 되고 어용들이 집권하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팔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명박의 거칠 것 없는 노동자탄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지금 비정규직 투쟁사업장들이 수백일 또는 수년 이상을 투쟁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비정규직 노조들이 정규직노조로부터 외면당한 채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모든 투쟁이 그렇지만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투쟁주체가 강고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간 투쟁에서 오는 생계의 고통, 자본의 고소고발, 손배 가압류 협박, 조합원들의 이탈에서 오는 실망감, 고립감과 투쟁전망의 부재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동지들에게 투쟁주체의 의지만을 강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민주노총은 이랜드 투쟁이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노총의 깃발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만큼 이랜드 투쟁은 비정규직 법안 개악에 맞서는 투쟁의 상징이고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자본에 맞서는 최전선이다. 그런데 이런 비정규직, 투쟁사업장들의 투쟁의 고립감이 더 깊어지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들은 스스로 비정규직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을 만들어 투쟁하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사업장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의 힘과 결단으로 투쟁하기 위해 뭉쳤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이것은 역으로 이들의 투쟁이 민주노총이나 상급단체로부터 제대로 지지, 엄호 받고 있지 못하고 고립되었다는 안타까운 현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자본과 노동의 첨예한 격돌의 한 가운데에 있는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들이 승리의 전망을 갖지 못하고 패배한다면 다른 투쟁의 승리도 기약하기 힘들다. 7월부터 시행될 100인 이상 300인 미만 비정규직 사업장에 악법이 적용된다면 또 다시 더 큰 규모의 정리해고 광풍이 몰아칠 것이다. 지금의 비정규직 투쟁사업장들을 방치하고서 또 다시 새로운 비정규직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승리하자고 할 것인가?
이명박정권의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은 쓰나미처럼 모든 공기업 사업장들을 덮치고 있다. 이미 3월부터 서울메트로는 전체인력의 20.3%에 달하는 대대적 정리해고가 추진되고 있고, 도시철도에서는 대규모 인사발령과 더불어 사실상 정리해고가 자행되고 있다. 철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역무분야에서 자동화 기계도입이 이뤄지고 있으며 외주화와 민영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명박정권의 공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한국전력, 발전, 공무원 노동자,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책은행, 정부소유 언론사는 물론이고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에게까지 재앙처럼 번지고 있다. 노무현정권 시절에도 이미 시작된 이러한 공격은 이명박정권에 의해 총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총체적 구조조정의 안전지대는 그 어디에도 없다.
민주노총도 공공운수연맹 전교조 공무원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7개 산별노조 등이 참여하는 ‘공공부문 시장화 사유화 저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야간노동철폐를 위한 자동차 사업장의 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금속노조도 중앙교섭을 요구하면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정권은 노무현이 개악한 노사관계로드맵을 적용하여 필수유지협정에 따라 공공사업장의 파업권을 제약하고 있다. 금속사업주들은 이중교섭과 이중파업을 반대하며 중앙교섭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도 금속노조가 다시 한 번 확약서 형태로 중앙교섭을 마무리하거나 자본이 원하는 대로 중앙교섭을 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노무현 집권 내내 합리주의적이고 실리주의적인 노사협조로 투쟁을 회피한 결과 현장은 참혹한 상황에 빠져 있다. 구조조정이 현장을 유린하고 있는데도 노조가 투쟁을 회피하면서 조합원들은 공황상태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이명박의 구조조정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현장에 발붙이고 있는 투쟁을 회피하는 기회주의 노선을 확실하게 추방해야 한다.
현장 노동자들은 필수유지협정을 빌미로 투쟁을 주저하는 기회주의 노조 지도부를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이 덫을 부셔버리지 못한다면 공기업 구조조정에 맞서는 투쟁은 해보기도 전에 패배할 수밖에 없다. 어용노조가 파업을 회피하고 노동자들을 배신한다면 이참에 어용노조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줘야 한다. 금속노조는 한 차례의 중앙교섭 성사가 목표가 되는 제한적 투쟁만으로 이명박의 공격 앞에서 발을 빼서는 안된다. 이명박 정권의 사활을 건 총체적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비정규직투쟁사업장, 올해 추가적 비정규직 악법 적용으로 투쟁할 수밖에 없는 사업장의 비정규직, 공기업 구조조정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하나의 전선으로 엮어내야 한다.
이명박의 새빨간 거짓말과 사기는 물가폭등과 경제성장률의 침체, 이를 극복하고 성장을 위한 노동자계급의 일방적 희생강요로 인해 점점 더 노골적으로 폭로되고 있다. 이명박 집권의 계기가 된 사기와 거짓말이 점점 더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음이 명백해 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세력의 압도적 승리라는 물결 밑에는 이명박과 지배계급에 대한 폭발직전의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물줄기가 숨어 있다.
실업과 구조조정의 확대, 비정규직의 확산, 저임금과 빈곤의 확대로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는 사회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다. 그러나 분노는 조직되지 않고 있다. 누가 분노의 조직자가 될 것인가? 이명박을 탄핵하자는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행동에만 맡길 것인가?
노동자계급은 이명박정권에 대한 분노를 조직하는 분노의 조직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정권인 노무현정권에 의해 혹독한 탄압을 당해야 했다. 우리는 악랄한 노무현보다도 더 악랄하게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는 이명박에게 더욱 더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오직 자본주의에 맞서는 투쟁만이 우리의 정치적 전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패배에 패배를 거듭하면서 각성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이 이러한 분노의 조직자가 되어 부르주아 지배 자체를 뒤엎게 할 수 있는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그리하여 더욱 더 깊어지는 반동의 시대를 끝장내자!
2. 물러섬 없는 투쟁으로 지긋지긋한 야간노동 철폐하자!
2009년 1월 1일부터 현대차에서 주간연속2교대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 97년 대우차 노동조합에서 단협안으로 관련 내용을 제출한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이제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금속노조도 올해에는 중앙요구안으로 노동시간 단축 관련한 요구에서 주간연속2교대제를 제출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 현대차에서 주간연속2교대제가 시행된다면 현대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수많은 금속사업장에서도 필연적으로 노동조건과 임금, 고용 등의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속 차원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수단의 24시간 풀가동을 통해서 착취를 극대화하려는 자본의 이해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노동자계급의 이해는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다. 잠시라도 기계를 돌리지 않는 것은 생산수단의 낭비라고 생각하는 자본에게 파괴적으로 낭비되는 노동자의 생명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지금 현대차에서는 자본의 시간과 노동자의 시간을 둘러싼 계급투쟁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대자본은 근무형태 관련해서 2009년에 8+8 근무형태가 바로 도입되면 연간 30만대 이상의 생산차질이 발생하므로 단계적으로 9+8 또는 9+9등의 근무형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엔진변속기 등 간접부서의 경우는 현재의 10+10 근무형태를 2~3년 더 유지한 후에 주간연속2교대제 검토). 이 밖에도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기 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주말과 상시 야간조로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생산수단을 잠시라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본에게는 24시간 풀가동에 따른 노동자의 생명이 파괴적으로 낭비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분을 만회하기 위해 월, 수, 금 조회시간을 줄이고 근무시간 외에 안전교육 실시, 작업중지권 폐지, 휴게시간과 휴일 축소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자본은 노골적으로 단협 개악안을 들이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물량확보를 위해서 UPH-UP, 생산성 향상, 자유로운 전환배치를 주장하고 있으며 자동화, 모듈, 외주화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자유로운 상시적 구조조정의 내용이며 노동강도 강화를 통한 상대적 잉여가치를 증대시키려는 것이다! 또한 이미 2006년에 월급제 시행을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의 보전이 전제되지 않는 한 임금보전은 절대 불가하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말만 월급제이지 생산량이 줄어드는 만큼 임금이 삭감되는 기존의 임금체계를 유지함으로써 임금삭감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또한 생산량의 주장과 연동하여 UPH 증가율에 따라 생산능력 목표달성금을 최저 0%~최고 100%까지 차등지급하고, 편성효율에 따라 보조금도 차등지급하겠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현장을 죽음의 경쟁으로 몰아넣고 노동자간의 단결을 거세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현대자본의 안을 봤을 때에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노동자들의 실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자본의 구조조정 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자본은 착취의 극대화를 위하여 고용과 임금, 단협개악까지 융단폭격식의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것이 지난 10년 동안 자본의 치밀하게 준비해온 자본에 의한 주간연속2교대제이다!
노동자의 생명이 달린 문제다! 양보교섭의 망령을 분쇄하자!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지부의 대응은 대단히 미약하다. 현대차지부는 P/T 부문은 임금이 보전된다면 3교대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특근을 한다면 주말 주간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추가노동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공장 증설 등 설비투자를 통한 물량보전 입장을 폐기하였다. 자본이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물량보전은 철저하게 노동강도 강화를 통한 물량보전을 의미한다.
현대자본이 올해 초부터 쟁점화 시키고 있는 물량보전에 현대차지부가 이미 한 풀 꺾인 것이다. 임금 보전 관련해서도 조합원들에게 “다소 임금 감소가 있더라도 주간2교대 실시를 원하나요”라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예”라고 답한 조합원들의 임금삭감 시 수용금액을 발표하기도 하였다.(10만원 미만 - 35.0%, 10만원 26.0%, 20만원 21.7%, 30만원 8.1%, 40만원 9.2%)
이는 현대차지부만의 상황이 아니다. 얼마 전 기아차지부에서도 노측 전문위원의 안을 공개하였다. 그 내용은 광주공장을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공장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특근을 인정하고 있고, 임금도 3개월 통상임금의 평균으로 지급할 것이 명시되어 있다. 그럴 경우 대폭적인 임금삭감이 될 수밖에 없다.
기아차지부 노측 전문위원이 특근을 허용하는 데에는 자본의 물량보전 욕구 충족과 함께 삭감된 임금을 또다시 특근으로 보충하면 되지 않느냐는 얄팍한 의식이 깔려있다. 또한 식당을 현행유지하고 조식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자본의 후생복지 비용지출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것이 사측 전문위원의 안이 아니라 노측 전문위원의 안이라는 점이다. 최초 공개된 노측 전문위원의 안이 이 정도라면 이후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은 지난 10년의 노력이 이번 투쟁에서 판가름되어지는 중요한 시기이다. 다시 한 번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의 의의를 되새겨야 한다. 이미 10년 전부터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의 기본 원칙은 정해져 있었다. 임금삭감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실노동시간 단축하는 주간연속2교대제 쟁취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자동차 업종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60여 만 명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완성차 중심의 주간연속2교대제의 결과에 따라서 60여 만 명의 노동자들의 삶이 결정될 것이다.
금속차원에서 중앙요구안으로 다룬 것도 이러한 현실상황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의 공세에 완성차 기업지부가 독단적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미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은 단사투쟁의 성격을 뛰어넘은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간의 계급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계급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은 전체 노동자의 단결투쟁을 통해서만이 승리할 수 있다.
지금의 양보교섭 흐름은 지난 10년 간 노동자계급의 원칙과 기조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투쟁을 계획하고 조직하는 대신 노사공동기구에 의한 각종 연구조사 따위에 매달린 결과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노사전문위를 해체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맞다! 자본의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자본의 공세를 폭로하고 개악안을 들이밀 때마다 투쟁으로 화답하는 것이 맞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보와 교섭이 아닌 단결투쟁이다! 10년간의 원칙과 기조를 갖고 흔들림 없이 전진하자!
3. 삼성사태가 노동자계급에게 의미하는 것은?
비리와 사기, 거짓말, 폭력. 이 모든 악행을 저지르고 절대권력자로 군림해 왔던 삼성 이건희가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마침내 이건희 시대와 삼성의 지배시대는 끝장나는가? 이제 지긋지긋한 삼성의 노동자 탄압과 착취도 조종을 울리는가? 그러나 분통터지게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이건희는 사퇴와 쇄신안 발표로 전 사회적인 분노를 잠재우고 배후에서 삼성을 지배하면서 아들 이재용에게 합법적으로 삼성 천년왕국을 세습하려 기도하고 있을 뿐이다.
삼성은 재벌 중의 최고의 재벌이라는 지배적 위치를 활용하여 국가권력을 매수하여 온갖 불법, 탈법을 저지르고 대대손손 부와 권력을 대물림 하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압살해 왔으며, 무노조 삼성을 기치로 폭력적 노동자탄압과 압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납치, 감금, 협박, 매수하는 잔인한 폭력과 비열한 작태를 일삼아 왔다. 삼성재벌의 형성은 이러한 노동자 착취와 탄압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건희 일족은 엄청난 부와 사치, 절대 권력을 누려왔다.
파렴치한 이건희와 이재용, 홍라희 일족과 하수인들을 둘러싼 추악한 비리, 삼성의 매수에 넘어간 검찰, 경찰, 법원, 정치인 등 각종 국가권력의 유착, 언론의 비호, 검찰의 사건은폐와 면죄부 부여 등 삼성의 문제는 전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와 연결돼 있다. 재벌의 비열한 작태는 삼성에서만 벌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 LG, 한화 할 것 없이 비자금 조성, 비리와 사기, 매수, 노동자 탄압으로 얼룩지지 않은 재벌들이 있었나? 삼성과 이건희의 문제는 자본주의가 얼마나 반동적, 폭력적, 위선적인지, 파렴치한 기생적 체제인지를 잘 보여준다.
경총과 전경련은 이제는 모든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며 삼성을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이건희의 사퇴에 애도를 보내며 “성공한 기업에는 독특한 DNA가 흐른다. 창업 이후 뛰어난 경영자와 조직원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유전 인자다.”라며 이병철부터 시작되는 삼성가의 경영 유전자에 대해 생물학적 찬사를 하는 작태를 보였다.
삼성사태를 둘러싸고 경실련,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의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에서는 재벌개혁과 지주회사 전환 등 삼성의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삼성 쇄신안에 대해 “한국경제가 근본적인 재벌경제의 폐해를 치유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경제를 저평가 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에서는 삼성이 재벌개혁을 통해 악한 기업이 아니라 좋은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서 건전한 자본주의,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자체를 철폐하지 않고서는 삼성이라는 괴물 같은 재벌의 지배를 결코 없앨 수 없고 이건희가 진짜 사퇴한다 하더라도 또 다른 자본가에게 억압과 착취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 개선이 아닌 독점자본의 지배자체를 끝장내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독점자본의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억압, 지배 자체를 끝장내야 한다. 이건희는 절대권력을 유지하고 아들인 이재용에게 세습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과 차명계좌, 탈세, 주식증여 등 온갖 불법, 탈법과 추악한 범죄를 저질러 왔다.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경영하라는 요구는 독점자본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오히려 지배방식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거대 괴물을 만들어 낼 뿐이다. 재벌해체라는 좀 더 급진적인 표현을 쓴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2000년 현대자동차는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해 나왔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현재 국내 5대 재벌 중의 하나로 해외 법인 100여개 이상을 거느린 초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업종으로의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자동차 제조를 중심으로 해서 부품, 철강, 물류 등 연관산업은 물론이고 건설, 광고, 골프장, 할부금융과 신용판매금융 등으로 계열사를 끊임없이 확대했다. 결국 재벌해체는 현대자동차라는 새로운 거대 괴물을 만들어 냈을 뿐이다. 여전히 현대차 그룹에서도 친족경영이 판치고 있다. 친족경영이라는 봉건적 형태의 지배가 아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도 억압과 착취라는 현실은 달라질 게 전혀 없다.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했다는 LG와 SK의 경우를 보면 오히려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를 구조조정하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했다. 이처럼 지배구조 개선은 자본주의를 강화하고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독점자본의 지배구조와 노동자 착취를 강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만과 거짓으로 가득 찬 이건희의 경영 쇄신안은 그가 지배주주로 있는 한 실질적인 배후에서의 경영개입을 막을 수 없다. 오히려 이건희는 이참에 불법적 요소를 완전히 털어버리고 합법적으로 이재용을 내세워 막후에서 기업지배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건희나 이재용은 물러나고 구속돼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독점자본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노동자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현실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노동자계급은 새로운 전문 경영인한테 전문적인 착취를 당할 뿐이다.
지배구조 개선 요구는 자본주의를 합리화하여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더 교묘하게 하면서도 자본주의에 대한 노동자의 불만과 저항을 누그러뜨리게 할 뿐이다.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독점자본의 지배 자체를 철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온갖 불법탈법, 비리를 저지르고 지배와 착취, 억압을 강화하는 독점자본에 맞서 독점자본의 전횡과 소유권을 침해하는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한다.
우리의 요구
불법적 비자금 조성, 비리 이건희 일가를 구속시켜라!
이건희 일가와 그의 수족들의 비리 재산 전액을 몰수하라!
삼성의 비자금에 대한 철저 수사로 비리에 연루된 자들을 전원 구속하라!
독점자본의 경영세습과 상속권을 폐지하라!
삼성의 노동자 탄압을 중단하고 무노조 경영 방침을 폐기하라!
2008년 5월 1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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