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할아버지 우리 아빠가 회사게 다닐 수 있게 해 주세요
‘현대차 정몽구는 해고자 복직약속을 지켜라’는 함성이 서울시내로 퍼지면서 크레인 점거농성 5일째 아침을 맞았습니다. 아직도 옷은 반입이 허용되지 않아서 추위와 싸우면서 밤을 지새웠을 것입니다. 크레인이 120m 위라서 대기압의 차이로 체력이 많이 약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두 동지가 힘찬 팔뚝질로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오늘은 어린이 날입니다. 어제밤 늦게 상경한 가족들이 오랜만에 가족을 만났지만 기쁨보다는 무거운 만남이었습니다. 어린이날 어린 자식에게 선물은 커녕 함께 있지도 못하는 마음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특히나 120m 고공 크레인 농성을 하고 있는 동지의 가족을 바라보았을 때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아빠가 있는 곳을 응시하고 있는 아들
비정규직 해고자 가장을 둔 죄로 가족들까지 시름해야 하는 현실이 아프지만 내년에는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어린이날을 맞을 각오로 하루를 출발하였습니다.
=지나가는 시민이 크레인을 올려다 보고 있는 모습
=가대위가 크레인 위를 올려다 보며 함성을 지르고 있는 모습
아침을 먹고 사직공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그곳에서 10시에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 이해삼최고위원, 민주노동당 노동국장, 서울시 광역 비례대표, 그리고 가대위가 참가하여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은 입수하지 못한 관계로 입수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해고자 복직 약속을 지키게 해 달라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지난 4월 19일 2차 크레인 점거농성으로 순천교도소에 수감중인 차행태부지회장의 딸인 차단비어린이가 노무현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였습니다.
‘다른 친구들 처럼 놀이공원에 가지 않고 맛있는 것 먹지 않아도 좋습니다. 우리 아빠만 옆에 계시고 우리 엄마가 울지 않게만 해 주세요’
=순천교도소에 수감중인 차형태부지회장 딸 차단비 어린이가 대통령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한 자 한 자 또박 또박 읽어가는 편지글을 들으며 다들 눈시울이 붉어 졌습니다. 아빠가 빨리 돌아와 제 역할을 다해 주기 바라는 어린 딸의 눈물어린 사연이었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도로 청와대 앞까지 걸어 갔습니다. 청와대 앞에 도착해서 엄마와 애들만 청와대에 들어가 편지와 탄원서를 전달하려고 하였으나 경찰은 물리력으로 이를 저지하였습니다. ‘우리들도 시민입니다. 비정규직의 아내라고 우리들도 차별을 받아야 합니까?’라는 절규가 터졌지만 경찰은 안된다는 말만 녹음기처럼 반복했습니다.
=청와대를 향해 거리 행진중인 가대위
=한 여경이 자신이 하는 일이 양심에 걸렸는지 괴로워하고 있다.
=청와대 가는 길을 경찰이 가로 막고 있다
=경찰은 아무런 이유없이 청와대 진입을 가로 막았다.
오늘은 어린이 날이라서 청와대를 어린 아이들에게 청와대를 구경시켜주려고 했는데 경찰에 의해서 막혔습니다. 경찰과 밀고 당기는 협상을 통해 3명의 엄마와 애들만이 탄원서를 전달하러 청와대에 갈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할아버지에게 아빠를 회사에 다니게 해 달라는 편지를 꼭 쥐고 있는 차단비
탄원서 전달 후 개별적으로 엄마들과 애들이 청와대 구경을 갔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못들어 가게 하여서 밖에서 기달렸습니다.
=탄원서 제출이 끝나자 가족들은 청와대 구경이 허용되었습니다. 탄원서 제출때는 안되고 그 이후는 허용하고 경찰이 막는 기준이 무엇인지?
어린이 날 우리 조합원들은 가장으로서 자기 역할을 내년에는 다하기 위해서 투쟁을 계속 하였습니다. 120m 높이에 올라가 이번에는 반드시 정몽구회장과 현대기아차그룹에게서 해고자 복직약속을 이행시키겠다고 농성하고 있는 동지들의 결사항전이 꽃필 수 있도록 투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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