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동자들은 고임금 귀족 노동자들이라고 자본가 언론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주야 맞교대에 잔업 특근을 밥 먹듯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평균 근속연수도 20년 가까이 된다. 하는 일에 비한다면, 이들이 현재 받고 있는 임금은 결코 높지 않다. 그것도 노조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단결과 투쟁 덕분에 유지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납품업체 노동자들과의 임금격차를 만들어내서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작자들은 바로 현대차 자본이라는 사실이다.
현대차 노조 죽이기=전체 노동자운동 죽이기
그런데 현대차 자본은 지난 연말에 성과금 50%를 깎아버렸다. 성과금 형태로 관행적으로 지급하던 임금을 떼먹겠다는 술책이었다. 더구나 현대차 자본은 생산목표량과 관계없이 성과금을 모두 주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자본이 일으킨 도발이었다.
현대차 자본이 노린 건 현대차 노조를 이참에 약화시키자는 것이었다. 이는 전체 자본가들의 요구이기도 했다. 한국 노조운동의 상징인 현대차 노조를 고립시켜 노동운동 전체를 약화시키려 했다. ‘노동운동은 더 이상 가난한 노동자의 희망이 아니다’는 것이 그들이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였다.
파업비난병 환자들
시무식 때 현대차 노조가 이에 항의하자, 조선, 중앙, 동아일보 같은 자본가들의 주둥아리들은 ‘기회는 이때다’며 입에 게거품을 물고 현대차 노동자들을 공격해댔다. 파업에 들어갔을 때는 더욱 미쳐 날뛰었다. ‘폭도’, ‘파업중독증 환자’라는 비방이 몰아쳤다. 하지만 진짜 폭도는 누군가? 정규직 임금의 반값으로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부려먹으며 천문학적 이윤을 쌓아가고 있는 자들,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데 이골이 난 자본가들이야말로 폭도다.
미끼를 뱉어내기
현대차 노동자들은 8,000명이나 본관 앞에 모여 항의했다.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은 이에 단결함으로써 ‘비정규직 문제를 만든 당사자는 바로 자본가들이고, 이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통해서만 풀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주었다. 결국 기세등등하던 자본은 한 발 물러서야만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더 멀리 전진하기 위해선 미끼를 확실히 뱉어내야 한다. 생산목표 달성을 전제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자본가들의 모든 제안을 거부해야 한다. 성과금은 이번처럼 성과 미달이란 명분으로 자본가들이 노동자 임금을 강탈할 수 있는 빌미를 준다. 또한 성과금은 ‘회사의 성장은 노동자의 이익’이라는 환상을 불어넣고, 노동자들을 회사에 종속시킨다. 이런 성과급 대신 기본급을 대폭 올리는 투쟁을 해야 미끼에 걸려들지 않을 수 있다.
아래로부터, 하나로 뭉쳐야!
안타깝게도 자본가들을 확실하게 꺾지 못한 것은 노조 운동의 심각한 질병 때문이다. 이헌구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파업을 끝내는 대신 2억원을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이런 타락한 노조 지도자들을 견제하기 위해선 아래로부터 현장노동자들이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노조 지도자들을 통제하면서 대중적 단결투쟁력을 지킬 수 있다.
다음으로 자본가 언론과 정부, 전경련 등과 맞서 싸우기 위해선 노동자들 또한 전체적으로 단결해야 했다.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평상시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더욱 헌신적으로 연대하고 함께 투쟁했다면, 훨씬 더 많은 노동자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모든 대기업 노동자들이 자본의 공세에 굴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투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단결은 생명이고, 분열은 죽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