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전주공장 3일만에 공개사과
하청업체인 신정기업의 비정규직 노조 탈퇴 공작 사실로 드러나
△비상시 라인 운영방안 보고건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비정규직노조에 대한 탈퇴공작이 벌어진 가운데 공장장이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형우, 이하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4일 하청업체인 신정기업이 지난해 11월 작성한 ‘비상시 라인운영 방안 보고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고 이를 통해 사측의 노조탈퇴 공작이 사실로 드러난 것.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3일 만인 지난 27일 공장장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해 공개적인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고, 비정규직지회는 “사측의 공개사과가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현재자동차 전주공장이 비정규직지회와의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정기업, 노조탈퇴 공작 전략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 보고
비정규직지회가 공개한 문서에서 신정기업은 비정규직 노조 탈퇴를 위해 조합원 성향 분석과 함께 MTM(Man To Man), 즉 일대일 대응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대일 대응에서 각 조합원의 출신학교까지 파악해 동문을 이용하거나 가정방문, 경조사 참석 등은 물론이고 비조합원을 이용한 세력화와 함께 여론 형성 등의 계획까지 포함돼 인권 침해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문서에는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파업 시 필요인력과 구체적 라인운영 방침에 따른 1, 2차 대응까지 명시돼 있는 등 노조 무력화 전략이 치밀하게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하청업체인 신정기업의 노조무력화 전략이 다른 하청업체에서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고 하청업체의 노조 무력화 전략이 현대자동차에 보고되고 있었다는 점. 이는 하청업체가 단독으로 노조 무력화 전략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측과 협의 하에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당황한 현대차 전주공장, 공개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해 12월 초 신정기업 오○○ 사장이 현장에 놓고 간 문서를 입수하고 다른 하청업체에서도 똑같은 문서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판단, 추가 문서를 확보하기 위해 공개시점을 미뤄오다가 지난 24일 공개하게 됐다.
실제로 지난 12월 이후 50여명의 조합원이 비정규직지회를 탈퇴해 노조 탈퇴 공작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며 이에 비정규직지회는 금속노조 전북지부 및 현대자동차노조 전주본부와 대책을 협의해 △업체 사장 퇴출 △협력지원팀 책임자 징계 △공장장 사과담화문 게재 △ 재발방지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노조탈퇴 공작 문서가 공개되자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김○○ 공장장은 지난 27일 “금번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 책임자인 공장장으로서 다시 한 번 유감의 뜻을 전해드리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회사에서도 만전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사측은 현대자동차노조 전주본부와 실무교섭을 통해 비정규직지회의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 신정기업과의 도급계약을 4월 말로 해지하고 협력지원팀 이○○ 부장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