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간에도 투쟁은 계속된다 - 파업농성 사수투쟁 4일차(8월 2일)
4공장 쟁대위 철농 나흘째. “언제까지 이 싸움을 계속해야 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5공장 파업농성 동지들을 보면서 잠시 흐트렸던 마음을 다시 다 잡는다.
여전히 자본가들은 단전으로 우리의 투쟁을 가로막고 폭력경비들을 동원해 감시 사찰을 강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4공장 쟁대위 대소위원들은 오로지 불파투쟁 승리의 염원을 바탕으로 계속되는 교육과 정신강화 훈련에 꿋꿋이 임하고 있다.
오후에 각공장 대의원 대표들과의 토론과 노사협의회 교육은 실질적인 도움과 우리들의 투쟁강화를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전공장 아니, 전국의 비정규직 동지들이 하나라는 생각과 하나같은 몸으로 투쟁한다면, 이 더럽게 버티는 자본가들을 깨끗이 청소해 마침내 노동해방이 깃발을 꽂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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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즐거운 날이다. 간간히 비가 와서, 공기가 쉬워해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2, 3공장 대소위원 동지들이 더 왔다는 것이다. 타 공장 동지들의 얼굴만 봐도 즐겁지만, 시원한 음료수는 정말 반가왔다. 하하.
오전에 2⋅3차 투쟁의 역사와 투쟁과제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중앙 쟁대위 조직쟁의팀장이 해주었다(이름이 잘 생각이 안난다). 부끄럽게도 나는 오늘 처음으로 우리 조직부장이 2⋅3차 업체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조직부장 업체가 지금 심각한 투쟁 중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교육을 받으면서 얼마나 힘들게 2⋅3차 동지들이 투쟁해 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어리석게 1차라는 사실에 안이하게 살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재작년부터 1차 업체 임금교섭을 정규직 노조가 해준다고 했다. 왜 2⋅3차 업체의 임금교섭은 배제했을까? 그리고 왜 정규직노조가 우리 노조가 할 일인 1차 업체 임금교섭을 해주고 있을까? 여러 의문이 든다.
토론과정에서 신한⋅계림의 고경호 조합원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먹었다.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 대리라는 직책마저 거부하다니. 그것도 대의원대회의 결정에 따라서 행동을 하다니.. 나는 조합원이면서도 노동조합의 규약과 지침을 얼마나 지키려 했는가? 조합비 만원도 아까워 했고, 집회도 잘 참석하지 않았다. 파업농성 사수투쟁에 결합하는 것도 많은 망설임 끝에 결단했다. 그러나 나이도 많은 분이, 그것도 상당한 직책에 있던 분이 작업자들에 대한 감시사찰을 더 이상하기 싫고, 회사가 작업자들을 전혀 생각지 않는 것에 환멸을 느끼고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게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 우리 업체의 30대 중반의 형들은 “나는 나이가 있어서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데.. 조반장, 소장들은 “노동조합 뜻은 동의하나,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직책을 빼긴다”고 벌벌 떠는데.. 휴가가 끝나고 라인으로 돌아가면 고경호 조합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
고경호 조합원을 지키기 위해서, 3⋅4공장 신한계림 작업자들이 이틀에 걸쳐 잔업거부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반성했다. 나는 얼마나 눈이 어둡고 귀를 닫고 살았는가? 그리고 얼마나 겁이 많고 이기적인가? 4공장에서는 “조합원은 형제다”라는 구호를 많이 외친다.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5공장 70여명의 파업농성 대오가 해고되었을 때도 남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어제 우리는 노동조합 규약을 갖고 교육하면서, “단 한명의 조합원도 노동조합 전체가 책임진다”고 결론내렸다. 나는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싸울 수 있을까?
오늘은 많은 고민을 하는 날이었다. 남은 기간동안 고민의 해결을 봐야겠다. 중요한 것은 남이 아닌 나의 결론인 것 같다. 10은 1이 더해져서 만들어지는 것처럼, 나의 결의부터 우리 업체, 4공장, 전공장으로 확대해 나가야 겠다. 노동조합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조합원인 “나”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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